취미는 전시회 관람 - 대림 미술관 수석 에듀케이터가 알려주는 미술관 사용
한정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도서관에 갔다가 제목이 딱 내가 좋아하는 주제라 못 지나치고 빌리게 됐다.

집에 와서 펼쳐 보니 전에 읽었던 책이다.

하루에 200 페이지씩 읽는 게 목표인데 참 진도가 안 나가고 힘들다 생각했는데 역시 이런 쉬운 책들은 술술 잘 넘어간다.

미술관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에듀케이터라는 직업답게 쉽게 글을 잘 쓴다.

어제 국립중앙박물관의 가야전 관람을 다녀와서 느낀 점들을 생각하면서 편안하게 책을 읽었다.

미술관은 이제 단순히 전시를 하는 곳이 아니라 마치 도서관처럼 복합문화센터가 되는 것 같다.

국립중앙박물관도 마찬가지였다.

몇년 전만 해도 이런 전시는 나같은 사람이나 오지 누가 관심을 가질까 싶을 정도로 한산했는데 요즘은 어떤 전시를 가도 항상 북적인다.

그래서 관람하기기가 참 어렵다.

저자는 에듀케이터인 만큼 영화관을 가듯 미술관에 쉽게 놀러 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요즘 미술관들의 정책 방향도 좀더 대중에게 친근하게 접근하자는 쪽인 것 같다.

미술관이라는 건축물 자체에 관심이 커지는 것도 좋은 현상이다.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처럼, 우리나라 뮤지엄 산 같은 경우도 미술관 그 자체를 보기 위해 방문하게 된다.

미술관의 정원도 관람하고 데이트도 하고 관련 이벤트나 교육 강좌도 참여하고,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런데 저변이 확대될수록 관람 에티켓에 대한 강조가 매우 중요할 것 같다.

요즘은 어린이들 체험학습 같은 사설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는지 어느 전시회를 가나 아이들을 끌고 다니는 팀들 때문에 감상이 참 어렵다.

어제 전시 같은 경우도, 아이들이 가야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건 좋은 일이긴 한데, 다른 관람객은 전혀 배려하지 않고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설명하는 모습이 정말 눈쌀이 찌푸려졌다.

이래서 박물관에서 사설 도슨트를 금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아이들 수준에서 저런 어려운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을까, 또하나의 사교육인가 싶기도 했다.

관람 에티켓에 대한 교육이 매우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전시를 직접 보는 것은 원작을 만날 때의 강렬한 감동 때문에 언제나 흥분되는 미적 체험이 된다.

책에서는 천천히 한 작품을 감상하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미술관들은 대부분 기획전시라 여러번 방문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감상 시간이 한 두 시간만 넘어가도 금세 피로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외국 미술관에 가면 다시 오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보기 위해 강행군을 한다.

우리나라 미술관은 상설 전시작이 너무 적어 여러 번 보기가 힘들다.

저자가 추천하는 것처럼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정보를 얻고 가서 보는 것도 좋은 방법 같다.

의외로 전시 관람이 머리와 몸을 금방 피곤하게 하기 때문에 나는 오디오 가이드 듣는 것도 힘들어, 일단 빠르게 한 바퀴 돌아본 후 도록을 구입해 다시 찬찬히 읽어본다.

그러면 그 주제에 대해서는 호기심과 친근감이 생겨 다음에 비슷한 주제에 대해서도 찾아 보게 된다.

예술은 당신이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모든 것이라는 앤디 워홀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중산층의 조건 중에 문화생활이 있던데 정말 공감하는 바다.

먹고 사는 게 해결되면 그 다음은 문화 생활인 것 같다.

최근에 콘서트에 다녀와서 1년 내내 그 가수의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즐거웠고, 어제 가야 전시회를 보고 나서 가야에 관한 궁금증이 생겨 책을 찾아 보고 있다.

미술관에 다녀오고 나면 삶이 풍요로워지는 게 분명하다.

미술관에 좀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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