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강의 - 순수 미술의 탄생과 죽음
조주연 지음 / 글항아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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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해하기 좀 어려웠다.

읽기 전에 슬쩍 훑어보니 현대미술작품 도판들이 컬러로 실려 있어 가벼운 이론서인 줄 알았는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미학 강의라 힘들게 읽었다.

그럼에도 꽤 재밌고 왜 현대 미술이 이런 식으로 발전했는지, 더 정확히는 도대체 저런 게 어떻게 미술이라고 할 수 있냐는 의문을 풀어주는 책이다.

이런 미학적인 고뇌와 투쟁이 있었기 때문에 미술가들은 공예가와 달리 일상의 필요로부터 독립하여 철학적인 세계관을 표현하는 예술가가 된 것 같다.

현대미술은 환영과 입체로부터 벗어나려는 오랜 투쟁의 결과인 듯하다.

재현 거부와 평면성, 이것이 바로 모더니즘의 핵심인 것 같다.

순수미술이라고 하면 광고나 환경미화 같은 필요에서 벗어나 감상을 목적으로 그려진 회화를 일컫는 말인 줄 알았는데, 모든 재현으로부터 벗어나 3차원적인 공간감을 느끼지 못하게 순수하게 색,면과 같은 조형요소만으로 표현하는 추상미술을 뜻한다.

이런 개념으로 보면 르네상스 화가들은 일종의 기술자들이고, 모더니즘 화가들은 오히려 철학자라는 생각이 든다.

절대적인 유미주의자 같은 모더니즘에 반발해 생긴 것이 곧 아방가르드인데 대표적인 예가 바로 팝아트다.

지고지순한 절대적인 탐미주의에서 벗어나 싸구려 광고 등을 미술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것에 대한 반발이 포트스모더니즘인데 개념미술, 대지미술, 과정미술 등 온갖 이상한 현대미술들이 다 이 범주에 속한다.

설명을 듣고 보니 현대미술은 철학의 미학적 표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거부감 강했던 현대미술에 대해 약간의 이해가 생겼고, 여전히 대중은 재현미술의 수준에 머물러 있으니 우리를 선도해 가는 이들이 바로 예술가가 아닌가 싶다.

어려운 독서였지만 많이 배운 시간이었다.

번역서가 아니라 훨씬 가독성이 높은 점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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