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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로 보는 한국사 1 - 고대편, 교양인을 위한 우리 역사 87가지 이야기
이희근 지음 / 고즈윈 / 2005년 12월
평점 :
기대와는 달리 상당히 실망한 책이다
저자와 내 관점이 상당히 다르다
근거 자료가 부족한 고대 편이라 그런지 몰라도 하여튼 저자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기본적으로 민족주의적인 시각이 싫다
이덕일처럼 대놓고 민족주의적인 건 아니지만 하여튼 한민족의 우수성 이런 식의 마인드가 부담스럽다
그냥 역사는 역사일 뿐이고 또 과거일 뿐이다
위대한 조상을 가졌다고 해서 지금 우리가 위대해지는 것도 아니고 내가 위대한 집단에 속해 있다고 해서 남들보다 특별히 잘난 것도 아니다
다만 나는 사실을 알고 싶을 뿐이다
크게 보면 결국 인류라는 울타리 안에서 다 통합되는 게 아닌가?
발해가 한국사가 아니라면 과연 누가 가치있게 발해의 역사를 챙기겠냐는 말에 동의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조영을 굳이 고구려인으로 둔갑시키는 식의 시도가 부담스럽다
나 역시 제대로 된 사관 정립이 안 된 사람이라 막연한 거부감이 드는 걸 수도 있겠으나 하여튼 민족의 우수성, 이런 단어가 싫다
역사 왜곡의 지름길처럼 느껴진다
어떤 역사학 까페에서 알렉산더와 광개토 대왕을 비교한 자료를 봤다
그 사람이 올려 놓은 지도에 따르면 광개토 대왕이 차지한 영토와 알렉산더가 차지한 영토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한 술 더 떠 광개토 대왕의 영토가 훨씬 넓기 때문에 더 위대한 인물이라는 답변도 많았다
알렉산더는 그리스 문명을 세계에 전파시킨 위대한 영웅이고 세계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다
광개토 대왕과 비교하고 말 인물이 아니다
서양 문명을 향유하고 있는 우리가 알렉산더 대왕을 알아야 할 이유는 충분히 있지만, 한국인이 아니라면 굳이 광개토 대왕이라는 인물을 과연 누가 알려고 하겠는가?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어느 민족이나 영웅은 있게 마련이고 다 나름대로의 의의는 있을 것이다
기자 조선의 실체가 없다는 얘기도 좀 생각을 해 봐야겠다
정말 하나의 전설에 불과한 얘기인지, 아니면 근거가 확실한지 다른 책도 참조할 생각이다
무조건 제도권 사학은 민족의 우수성을 위축시킨다는 식의 선입견 정말 부담스럽다
백제가 요동 땅에 식민지를 운영했다는 것도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
저자가 근거로 드는 얘기도 아전인수 격이라 동의하기 어려웠다
"고구려의 역사"를 보면 고구려의 왕권은 굉장히 강했다고 나오는데 대부분의 사학자들은 5부 체제에 제약을 받았다고 하니 비교해서 읽어 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