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학자 이융남 박사의 공룡대탐험
이융남 지음 / 창비 / 200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마도 쥬라기 공원이 한창 뜨고 있을 때 출간된 책인 것 같은데, 아주 재밌게 읽지는 못했다
삽화가 풍부하긴 한데, BBC 방송국에서 출간된 공룡 책과 비교해 볼 때 수준이 상당히 떨어지고 솔직히 그림이 조악한 편이다
공룡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실제 발굴에도 참여한 저자의 독창적인 저술은 인정하지만,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은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마지막에 공룡 탐사 기행문은 상당히 지루했고 공룡을 세분화 해서 나열한 것도 흥미롭기 보다는 꽤나 지루했다
확실히 저술 능력과 학자로서의 깊이는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공룡이 활동했던 중생대 전반을 설명한 첫 챕터가 제일 마음에 든다
덕분에 중생대의 시대 구분은 확실히 할 수 있게 됐다
트라이아스기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삼첩기라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중생대 초기에는 포유류와 유사한 파충류가 출현했지만,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진 대신 공룡류의 거대 파충류가 번성하게 됐다
삼첩기에는 지구가 하나로 연결된 거대한 대륙이었고 (판게아) 쥐라기에는 곤드와나와 로렌시아로 나뉘었으며 백악기 때 비로소 현재의 대륙 모습이 완성됐다고 한다
그래서 중생대 초기 공룡은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에서 똑같이 발견된다고 한다
시조새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롭다
하늘을 나는 새들이 공룡의 후손이라니, 신기하지 않은가?
열심히 뛰다가 어느날 갑자기 하늘로 날아 올랐다는 얘기가, 아마도 진화론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18세기에는 꽤나 어처구니 없게 들렸을 것 같다
어쨌든 새의 조상이 되는 공룡에게는 보온을 위해 비늘 대신 깃털이 났다고 한다

공룡이 온혈동물이냐는 논쟁은, 아마도 체온 조절 방식이 다양했다는 쪽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이다
현재의 파충류처럼 냉혈동물인 것도 있지만, 새처럼 체온을 일정하게 조절하는 종류도 있는 등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 형태가 가능했다고 보는 쪽이 타당할 것 같다
공룡의 멸망 역시 거대한 운석이 떨어진 후 기후 변화에 의해 멸종했다고 보는 쪽이 맞는 것 같다
저자의 말대로 고생대가 끝날 무렵에도 생존하던 생명체의 97% 이상이 멸종했고 그 빈 공간을 새롭게 출현한 공룡류가 메꾼 것이니, 공룡만 갑자기 멸종한 것도 아닐 터이다
하늘에는 익룡이 날아다니고 바다에서는 수장룡이나 어룡이 헤엄쳐 다니는 파충류의 천국, 중생대!!
그들의 후손인 악어나 거북이들이 과연 천국이라고 부를만한 시대였을 것 같다
아마도 극지방조차 10~15도의 높은 기온을 유지했던 당시 생태계 환경이 거대 파충류의 번성을 가져왔을 것이다
신기한 점은 악어류가 땅을 기어다니는 것에 비해, 공룡류는 걸어다닌다는 점이다
그래서 악어는 아무리 커도 몸집이 한정된 반면, 공룡은 아파토사우르스처럼 수십톤까지 커질 수 있었다고 한다
또 기린처럼 높은 곳에 있는 어린잎을 따먹기 위해 목이 길어졌다고 하니, 과연 진화의 법칙은 어디나 작용하는 것 같다

어렸을 때 공룡 그림책을 보면서 모자를 쓰고 반바지를 입고 돋보기를 들고 밀림을 헤매는 고고학자를 꿈꾸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안 된 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모래 사막을 뒤지고 암벽에 달라붙어 드릴로 화석을 채굴해 내는 고고학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책에 나오는 것처럼 낭만적이지 않다
육체노동이 지적 작업보다 월등히 많은 직업임이 분명하다
다음에는 BBC 방송국에서 출판한 공룡책을 읽어 봐야겠다
확실히 한 주제에 관해 몇 권의 책을 읽으면 윤곽이 잡힌다
그래서 독서를 하면 인식의 지평이 넓어진다
전체적으로는 많이 아쉬운 책이지만, 우리나라 학자가 직접 펴냈다는 점에서는 박수를 보내는 바다

P.S) 아래 리뷰들을 보니 어린애들에게 읽히려고 부모들이 구입하는 모양인데, 이 책을 어린이들이 읽다니, 놀라울 뿐이다
아이들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수준은 절대 아니다
아마도 그림이 풍부해서 읽는 모양인데 해부학적 내용도 많고 애들이 과연 몇 %나 이해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nine 2007-05-15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융남 박사는 우리 나라에서 출판된 공룡 관련 책에 단골로 등장하는 분이신 것 같아요.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라면 아이책 어른책 안 가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