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유어 아이즈 (CD + DVD) - [초특가판], Movie & Classic, Claudio Monteverdi - Excerpts from Madrigali Libro Vlll B + Vlll A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 페넬로페 크루즈 외 출연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너무 독특한 영화라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잘 모르겠다
일단 내가 느낀 것만 먼저 써 본다

 

난 이 영화가 매우 야한 영화인 줄 알았다
아마도 니콜 키드먼과 톰 크루즈가 나오는 무슨 영화와 헷갈렸던 것 같고, 여주인공인 페넬로페 크루즈가 톰 크루즈의 새 부인인 줄 알고 있었다
90년대에 만들어진 영화니까 완전히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셈이다
스페인 영화인 것 같은데 헐리우드에서 보던 익숙한 영화들과 매우 달라 이질적이면서도 그 때문에 매력적이기도 했다
일단 페넬로페 크루즈는 굉장히 매력적인 여배우다
입술이나 깊은 눈매가 정말 스페인 여자다운 느낌을 준다
남주인공인 에두아르도 노리에가 역시 남다르다
일부러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었을 때는 꼭 미녀와 야수의 야수를 생각나게 하던데 멀쩡한 얼굴은 꽤 잘 생겼다
그러고 보면 확실히 남유럽 사람들과 북유럽 사람들은 생김새가 다른 것 같다
한국인이 남아시아 사람들과 다른 것처럼 말이다

 

몇 가지 생각해 볼 꺼리가 있다
먼저 정신분열증
학교 다닐 때 정신분열증에 대해  배웠고 실제로 환자도 만나 봤다
그 때 느낌은, 이런 사람들과 평생 만나야 밥 먹고 산다면 얼마나 끔찍할까 싶을 정도로 답답했다
일단 말이 전혀 통하지 않고 사고방식이 정상인과 완전히 딴판이라 그들을 이해한다는 게 불가능 했다
그리고 가능하면 안 만나고 싶었다
그런데 이번 영화를 보면서 얼마나 고통스럽고 괴로울까 조금은 이해가 됐다
그들로써는 매우 정상적인 자신을 이해 못 하는 다수의 비정상적인 사람들과 환경이 미치도록 괴로울 것이다
더구나 그들은 매우 독특한 소수자가 아닌가?
이상한 것도 다 같이 하면 정상처럼 느껴지기 마련인데 혼자서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면, 거기다가 그것이 매우 비정상적이라고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미치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다
영화 속의 세자르는, 계속 바뀌는 상황 때문에 괴로워 한다
자기는 분명히 누리라의 차에 탔다가 그녀가 일부러 낸 사고 때문에 얼굴이 엉망이 되고 누리아는 죽었다
그런데 갑자기 사랑하던 소피아가 누리아로 바뀌고, 자기가 알고 있던 소피아는 죽었다는 것이다
바뀐 현실에 괴로워 하던 세자르는 섹스 도중 그만 바뀐 소피아를 죽이고 만다
이거야 말로 진짜 정신분열증이 아닌가?
그러고 보면 우리의 인지 능력은 사실인가 아닌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믿고 있느냐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세자르는 자꾸 이상한 말을 지껄이기 때문에 마약했냐는 의혹을 받는다
마약을 하면 공간지각력이 흔들리고 주변 환경에 착시 현상이 나타난다고 알고 있다
또 사람들은 그런 이유로 그 느낌을 갖기 위해 필로폰이나 대마초를 투여받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은 현실 세계에서 살아야 하니, 현실 감각이 상실되고 붕 떠있는 환상적인 기분을 자꾸 느낀다면 적응하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신부가 준다고 약속한 영생을, 현대 과학 시대에는 의사가 준다고 한다
냉동인간 시스템을 통해서 말이다
정신적인 개념이 현실적인 실체로 바뀐 셈이다
해저2만리를 쓴 쥘 베른을 미쳤다고 했으나 이제는 현실이 됐다
우주선도 띄운다
비록 우주전쟁 같은 건 없지만 말이다
과연 영화 속 세상은 2145년이 되면, 냉동시켜서 영원히 살 수 있을까?
인간의 수명은 어디까지 연장될 수 있을까?
또 현대 과학으로 영원히 살 수 있는 길이 열릴까?
불가능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우주에도 시작이 있는데 끝이 없이 계속된다는 건 전제부터 잘못된 것 같다
결국 영생이란 하나님, 곧 창조주의 틀 안에서만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사들은 얼굴을 바꾸고 영생을 실현시켜 주는 전문가로 나온다
확실히 써전들은 전문가스러운 뭔가가 있다
당장 봉합하는 것만 봐도 대단한게 느껴진다
현미경 보면서 수술하는 신경외과도 그렇고 정형외과 같은 것도 수술하는 거 보면 대단하다
의사가 가장 의사다운 것도 바로 수술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외과나 산부인과 가치가 너무 떨어졌지만 가장 의사다운 게 또 그런 파트 아니겠는가?
하여튼 의사들은 굉장한 전문가들이고 기술은 남에게 넘길 수도 없는 독특한 자기만의 것임이 분명하다

진실은 뭘까?
내가 인지하고 있는 것, 그것이 진실일까?
가상현실도 내가 실제라고 믿는다면 그건 나에게는 진실이 되는 게 아닐까?
매트릭스를 보는 기분도 든다
내가 믿고 있는 이 세계가 정말 진짜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인지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의 차이
우리들의 인지 능력
믿는만큼 이루어진다는, 요즘 유행하는 긍정의 힘이라는 것도 어찌 보면 가상현실과 연결되는 건지도 모른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자기가 어떻게 인지하느냐, 믿느냐에 따라 주변 상황은 얼마든지 바뀌어 보일 수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외모란 무엇일까?
겉모습 보다 마음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건 보이는 게 거의 전부인지도 모른다
미녀와 야수도 결국 그런 얘기 아닌가?
야수일 때나 왕자일 때나 그 사람은 단지 외모만 바뀌었을 뿐인데도 사람들은 전혀 다르게 대한다
속마음을 어떻게 보여 주겠는가?
결국 외모도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하나의 거대한 틀이다
어쩌면 생김새와 인격을 나누어 평가하는 것이 틀렸는지도 모른다
인간이란 존재는 분할되어서 평가될 수 없는 총체적인 어떤 것인지도 모른다

 

독특한 영화였고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어땠는지 모르겠다
해설을 참조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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