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독특했던 영화다
버스 안에서 PMP로 보고, 집에 와서 tv out로 이어서 봤다
기계 산 보람이 있었다
솔직히 말해 영화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 건 아니다
워낙 명작이라고 하길래 호기심에서 본 거라 정보가 전혀 없었다
막연하게 칼레의 시민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다
시민이라는 단어 때문이었나?
케인이라는 사람이 도시를 위해 희생한 영웅주의 영화, 대략 이렇게 상상했었다
그러고 보면 이미지란 참, 얼마나 편견 가득한 단어인지...
인상적인 면은 많았다
주제를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독특한 영화인 건 분명하다
신문 재벌 찰스 케인
어머니의 광산을 물려 받아 신문사를 인수하고 주지사 선거에도 나간다
두 번의 결혼 실패
선거 낙방
결국 쓸쓸한 만년
아무도 돌보지 않는 가운데 숨을 거둠
아메리칸 드림의 파괴를 의미하는가?
죽기 전에 남긴 말, 로즈버드의 의미를 찾아 기자가 케인의 지인들을 만나러 다니는 식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여자 이름 같기도 하고, 아끼던 말의 이름인 것도 같고 대체 로즈버드는 뭐란 말인가?
맨 마지막에 어린 시절 즐겨 타던 어찌 보면 유일한 위안이던 썰매에 새겨진 이름이 바로 로즈버드였음이 밝혀진다
그러나 그 의미는 관객들만 알 뿐, 영화 속의 기자들은 가치없이 불태워진 썰매 따위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케인이 바라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돈과 명예, 여자, 사랑...
다 가진 것 같지만 말년에는 불행했던 남자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다 마찬가지 아닐까?
꼭 많은 것을 쥔 사람만 허망함을 느끼는 건 아닐 것이다
돈이 있든 없든, 명예가 있든 없든 누구나 삶의 마지막은 쓸쓸하고 허망한 게 아닐까?
수잔에게 노래를 강요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이름없는 가수의 목소리에 반한 케인은, 결국 그 외도 때문에 부인과 이혼하고 주지사 선거에서도 떨어졌지만, 그녀와 결혼한 후 그녀를 위해 오페라 하우스를 지어 준다
뮤지컬에 억지로 출연시키고 유명 배우로 만들기 위해 애를 쓰지만, 혹평만 돌아올 뿐...
결국 그녀 역시 더 이상 노래부르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케인은 계속 노래를 강요한다
아마도 그는 수잔의 목소리에 반한 듯 하다
독특한 설정이 아닐 수 없다
보통 남자들은 여자가 밖에서 유명해지는 걸 달가워 하지 않는데 케인은 그녀가 뮤지컬 무대에 서는 것을 원한다
본인 자신 마저도 자기 능력에 회의를 품고 그만두고 싶어 하는데 말이다
따지고 보면 케인의 사랑이란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독재적인 방식이었다
다 가진 자의 오만이라고 할까?
여자들은 돈만 쥐어주면 만사 오케이라는 생각
권력과 돈을 가진 대다수의 남자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다
그러고 보면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 혹은 인간적인 진실된 관계를 맺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결혼생활이 행복했다면 케인은 말년에 외롭지 않았을까?
무엇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것 같다
주지사에 당선되고 대통령이 되고, 그랬다면 그는 행복하게 죽었을까?
평생 돈과 권력을 쫓았지만 결국 죽을 때는 어린 시절 갖고 놀던 썰매만 생각났던 그는, 불행하게 산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