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2.0 경제학
김국현 지음 / 황금부엉이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기대가 너무 컸나?
절반 정도 밖에 공감을 못했다
일단 내가 잘 모르는 내용들이 꽤 있었고, 나처럼 컴퓨터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세세하게 쓰여 있는 건 아니었다
책 수준이 높다는 얘기는 아닌데, 뭐랄까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람들도 쉽게 개념 파악을 할 수 있을 만큼 저자가 전체적인 그림을 보여 준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웹, 혹은 블로그를 개인이 전체에서 탈피해 한 사람의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받을 수 있는 매체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과연 블로그가 숨어 있는 보석을 찾아 내는 훌륭한 등용문이 될까?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들어내고 일부 블로그 스타들이 탄생한 것도 사실이지만 과연 그것이 제도권 내의 매스 미디어를 대신할 만큼 확고한 위치를 점했는지는 의심스럽다
블로그를 통해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몇몇 블로그 스타들이 쓴 책을 읽어 봤지만 글 참 잘 쓴다, 정말 좋은 책 읽었다, 감탄한 적은 거의 없다
즉 블로그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공공의 장임은 분명하나 여전히 아마추어적이라는 얘기다
등용문이 넓어진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과연 저자의 전망처럼 블로그나 웹이 인간의 잠재력을 120% 뽑아 낼 수 있는 기회의 문이 될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또 한 마디 짚고 넘어갈 말은, 저자는 웹 2.0의 세계가 능력없는 사람들은 도태되고 창의적이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우받는 세상이라고 했지만, 이렇게 창의적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나 역시 인터넷의 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또 인터넷 없이 살 수 없지만, 인터넷이 가져온 서열 파괴나 평생 직장 개념이 사라진 현상은 결코 좋다고만 말할 수는 없다
정보화 사회가 된 후 놀랄만큼 발전 속도가 빨라졌지만 제대로 적응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세계화, 신자유주의 같은 것도 결국은 인터넷을 통해 국경이 없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 아니겠는가?
저자가 장미빛으로 예상하는 그런 미래가 과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해당될지는 정말 모르겠다

 

웹 2.0이 대체 무슨 말인지 궁금했는데 인터넷 버블 시대를 견뎌 낸 다음 시대를 지칭한 말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저자는 현실을 현상계, 인터넷 세상을 이상계, 리니지처럼 캐릭터를 부여하고 사회를 이룬 것을 환상계라고 이름붙였고 이 환상계야 말로 인간의 개성이 드러나고 가장 인간적인 관계를 맺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과연 이런 환상계가 현실을 정말로 대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게임을 안 좋아하기 때문에 실감을 못하는 걸 수도 있지만, 가상의 세계에 빠져 현실 감각을 잃는 부작용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인터넷이 우리 삶을 200% 변화시켰다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엄청난 속도로 정보가 전달된다
내 업무도 그렇지만 개인 생활에서도 웹 없는 일상은 생각할 수가 없다
기본적인 개념을 익히기 위해 좀 더 많은 책을 읽어볼 생각이다
소수만이 누리던 정보를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같이 누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그러나 정보가 모두에게 공개되는 바람에 경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해졌고 과거보다 편한 대신 훨씬 더 살벌한 경쟁 속에 살고 있음은 분명하다
전부 좋기만 한 건 없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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