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인간, 낸즈 YA! 7
문상온 지음 / 이지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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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작가다.

청소년 소설은 잘 읽는 편이 아닌데 최근 조금씩 읽고 있다.

이 책을 선택한 것은 낸즈라고 불리는 좀비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낸즈는 Not Alive, Not Dead Syndrome의 약자다.

소설 내용과 전개는 나의 예상과 많이 다르다.

나의 기준으로 상당히 투박하고, 짜임새가 약하다. 낯익은 설정도 보인다.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염인간과 순수인간의 계급 갈등이다.

낸즈는 암 치료제 캔서큐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 탓이다.

모두 폐기한 약이 몰래 빼돌려졌고, 변이 바이러스가 생겨 감염인간 낸즈가 생겼다.

낸즈에게 물린 사람들은 다른 좀비 소설처럼 낸즈로 변하고, 사람을 공격한다.

이 소설의 재밌는 설정 중 하나는 이 낸즈가 한국에서만 생겼다는 것이다.

계엄군이 낸즈를 도시 성벽 밖으로 몰아내었고, 이때부터 둘 사이엔 거대한 장벽이 생긴다.


캔서큐어를 만든 나상일 박사가 자신의 아들이 낸즈 항체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성벽 안으로 들어가 치료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비슷한 주장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국회의원도 몰래 들어가려고 한다.

이때 계엄사령관의 수하가 낸즈가 생긴 격리병동의 모든 사람을 죽이려고 한다.

나상일 박사가 자신의 아들이 항체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마상필 중령은 아이를 죽이려고 한다.

나 박사 부부가 아이를 몸으로 막는다. 그리고 수용소를 관리하는 박홍범 대령이 아이를 데리고 달아난다.

만약 나 박사의 말이 맞다면 이 아이는 감염인간의 희망이다.


질병관리청장 정연주는 낸즈 때문에 아들을 잃었다.

박 대령이 문 앞에 놓아 둔 아이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이 아이를 자신의 아이처럼 생각하지만 보호소에 보내진다.

마상필은 고아들을 모아 암살 등에 특화된 살인병기를 만들려고 한다.

이 아이는 최고의 능력을 발휘해 마상필의 기대를 충족시킨다. 아이의 별명은 몬스터다.

아이의 신체 검사를 위해 질병관리청장에게 왔는데 그때 그 소년이란 것을 알고 죽은 것처럼 위장한다.

그리고 이 아이를 자신의 아들 지민의 이름으로 키운다.


마상필이 지민을 살인기계로 만드는 장면은 무협에서 자주 나오는 설정이다.

그 과정을 조금 거칠고 간결하게 압축해서 풀어내었다.

이후 이 설정은 소설의 방향이 액션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자신의 능력을 숨긴 채 살아가는 소년과 바뀐 세계에서의 삶 등이 엮인다.

그리고 감염인간에 대한 부분 치료제가 개발되었다. 다만 완전 치료제가 아니라 계속 복용해야 한다.

순수인간이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노동력을 제공해야 겨우 살 수 있다.

극명하게 계급이 나누어진다.


뒤로 가면서 이야기는 더 빠르고 거칠게 진행된다.

청소년의 눈높이를 너무 낮게 잡은 것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트집을 많이 잡는 것인지 모르겠다.

음모가 진행되고, 권력 쟁탈이 벌어지고, 액션이 펼쳐진다.

이 과정에 감염인간 비밀 조직이 등장해 변수를 만들고, 감염인간의 희망을 말한다.

지민과 세라의 특급 액션이 펼쳐지고, 과거의 인연들이 꼬이고 엮인다.

상당한 가독성을 보여주지만 완성도 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쉽지 않다.

단순히 재미만 생각한다면 어떨지 모르겠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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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의 밤
블레이크 크라우치 지음, 이은주 옮김 / 푸른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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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즈 시리즈의 작가다. <파인즈>만 읽었다. <웨이워드>는 사 놓고 묵혀 두고 있다.

<파인즈>를 재밌게 읽었고, ‘나는 나에게 납치됐다!’란 문구에 혹했다.

내가 나에게 납치되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불가능하지 않다. SF소설에서 다루는 다중우주에서라면 말이다.

선택에 의해 갈라진 우주와 다른 우주에서 온 ‘나’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오래 전 <더 원>이란 영화에서 우주의 절대자가 되기 위해 다른 우주 속 자신을 죽이지 않았던가.

물론 이 소설 속 ‘나’는 그런 목적이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선택을 강요받는다. 무엇을 할까? 무엇을 살까? 어디로 갈까? 결혼을 할까 말까?

이 선택의 분기에서 다른 우주가 생긴다. 나와 다른 선택한 우주가 말이다.

양자역학에서 이 부분을 다룬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지 여전히 모르겠다.

다만 이 선택의 결과에 따라 바뀐다는 것 정도만 알 뿐이다.

오래 전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 연예인의 두 가지 삶을 보여준 프로그램도 있었다.

그 방송을 보면서 서로 다른 선택의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알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다른 선택의 결과를 알 수는 없다. 다만 다른 선택을 궁금해할 뿐이다.


제이슨은 시카고 교외에서 아내와 아들과 단란하게 살고 있다.

아내가 임신했을 때 성공할 수 있는 과학자보다 남편과 아버지의 길을 선택했다.

평범한 대학의 물리학 교수로 살고 있는데 학창 시절 룸메이트가 아주 유명한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 축하 자리에 가서 집에 돌아오는데 게이샤 가면을 쓴 남자가 그를 납치한다.

돈이 목적이라면 그를 때리거나 죽인 후 돈을 가져가면 된다.

그런데 그는 그를 납치해서 낯선 곳으로 끌고 간다. 옷을 벗으라고 할 때는 강간도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나’에게 어떤 약물을 주사하고, 가면을 벗을 때 그 얼굴이 드러난다. 바로 ‘나’다.


정신을 잃고 있던 그를 누군가 깨운다. 모르는 사람들이다.

오랫동안 그가 사라졌다가 갑자기 나타났다고 한다. 그가 나타나 대단히 놀란다.

그는 아직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 달아난다. 자신의 집으로 간다. 하지만 집의 모습이 다르다.

그를 쫓는 사람들을 피해 달아난다. 병원에 들어가 머리에 이상이 있는지 검사한다.

의사가 알려주는 정보는 그가 살아온 것과 다르다. 병원에서 강제 입원시키려고 하자 달아난다.

싸구려 호텔에 들어가고, 우연히 아내의 전시회 소식을 알게 된다.

그가 다른 선택을 한 이후 변한 아내의 다른 모습을 마주한다. 아직도 그는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


그를 쫓는 연구소 무리가 아내였지만 다른 다니엘라를 죽인다. 거침없다.

이제 연구소에 갇힌 그는 자신이 연구했던 것을 다시 공부한다. 이론은 이해하지만 세부적인 것은 모른다.

그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연구소 투자자는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온 제이슨에게서 정보를 얻고 싶다.

이 상황과 과학 지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그가 그들의 욕망을 완전히 채워주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그의 정체를 알게 된다.

이때 그를 도와주는 정신과 의사의 도움으로 다중우주로 나아가는 기계 속으로 들어간다.

수없이 많은 가능성의 세계 속으로 그들이 떨어진다.

이 소설의 재미난 볼거리 중 하나다. 자신의 선택만이 아니라 세상의 변화도 한몫했다.


이 소설의 진짜 재미는 다시 자신이 살았던 세계로 돌아온 다음이다.

이때부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이 벌어진다. 이것이 가능한가? 하는 의문은 뒤로 밀린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아내의 시선을 끌지만 눈앞에 놓인 현실은 상상을 초월한다.

자신의 진짜 삶을 찾아 오랫동안 다른 우주를 돌아다닌 그들이 등장한다.

선택의 분기는 결코 한 번이 아니다. 이 소설의 놀라운 점은 과학적 사실과 상관없이 이것을 풀어낸 것이다.

살짝 아쉬운 점은 다른 우주로 간 ‘나’가 아닌 ‘나’의 삶을 차지한 제이슨과 아내의 심리 묘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관계는 일방적이지 않고 서로 주고받는 사이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그들의 선택을 보면서 또 다른 가족의 삶을 떠올리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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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심장 스토리콜렉터 100
크리스 카터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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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본 소설 중 가장 잔혹한 연쇄살인마가 등장한다.

어떤 부분에서는 <양들의 침묵> 속 한니발 렉터를 능가한다.

한니발은 후천적으로 최악의 살인마가 되었다면 이 루시엔은 선천적인 부분이 더 강하다.

소설 중간에 자신의 어린 시절 가정 폭력 등을 풀어놓았는데 이 부분이 강조하면 후천적일 수도 있다.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 논의하는 것보다 그가 저지른 잔혹하고 치밀한 살인 행각에 더 초점을 맞추자.

그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얼마나 잔혹하게 살인했는지 보여줄 때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소설 속에서 그가 보여주는 능력은 아주 특별하다. 학창 시절에는 아주 뛰어난 무술 실력을 보여준다.

우연한 사고로 그가 잡혔는데 그의 능력을 생각하면 달아나는 것도 가능했다.

하지만 그는 FBI에 잡혔고, 며칠이 지난 후 대학 친구인 로버트 헌터를 부른다.

헌터는 현재 LA 형사다. 그가 쓴 논문은 FBI의 심리학 필독서가 되었다.

FBI의 케네디 센터장은 늘 헌터를 FBI 요원으로 만들고 싶어 했지만 헌터가 거절했다.

왜 그가 거절하게 되었는지 살짝 추측이 가능한 사건이 후반부에 나온다. 아닌가?


책을 읽기 전 이 소설에 대한 호평을 워낙 많이 봐 상당히 궁금했는데 예상대로다.

루시엔이 잡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우연이다.

처음 두 여성의 잘린 머리가 발견되었을 때만 해도, 트럭 사고가 루시엔의 작업인 줄 알았다.

살아 있는 상태에서 잔혹하게 고문당하고 죽은 두 여성과 그 머리가 발견된 차의 주인.

경찰이 그를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사고와 우연, 정보 등을 집중한 결과다.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가 얼마나 치밀하고 무서운 인물인지 나온다.

하지만 우연까지 통제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이 우연을 준비했지만 조직의 힘은 대단하다.


1막에서 죄를 뒤집어쓴 남자라고 했을 때 루시엔이 보여준 행동 등도 아주 특별했다.

인체 시계가 작동하고, 완벽하게 자기 통제가 되는 생활을 보여준다. 마치 무협의 절대고수처럼.

로버트 헌터와 마주한 후 그가 풀어내는 과거 이야기는 헌터와 그의 천재성을 드러낸다.

아주 뛰어난 학생이었던 두 사람은 같은 방을 쓰고, 자신들이 공부하는 범죄심리학도 서로 토론했다.

루시엔이 헌터를 부른 것도 바로 이런 과거의 친분과 교류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자신이 무고하다고 주장한다. 헌터를 부른 것도 이 때문인 것처럼 말한다.

독자들을 살짝 속이지만 헌터의 마음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 소설에서 부동심을 유지하면서 끝까지 상대하는 인물이 헌터다. 이 부동심을 깨트리는 것도 루시엔이다.


루시엔이 본성을 드러낸 후 피해자 정보를 하나씩 알려준다.

헌터와 함께 FBI 요원 테일러가 이 심문에 참여한다. 루시엔은 이 둘 모두를 흔들려고 한다.

테일러는 흔들리지만 헌터는 무심한 눈빛으로 심문을 이어간다, 대단한 대결이다.

루시엔이 자신이 가진 정보를 내주면서 헌터의 정보를 하나씩 얻는다.

거짓말을 하면 바로 알아챈다. 사실을 말해야 한다. 헌터의 아픈 과거가 흘러나온다.

루시엔이 말한 정보는 FBI가 바로 출동해서 확인한다. 그곳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것들이 항상 있다.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있는 것일까?> 과연 그는 모든 사실을 말할까?


최악의 연쇄살인범이 FBI를 가지고 도박을 한다.

그가 알려준 사실만으로 평생 감옥에서 살거나 사형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는 반전을 하나 준비해 두었다. 이 소설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도달하는 것은 바로 이때다.

사람의 양심을 가지고 루시엔은 탈출 계획을 짰다. 불안하고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이다. 이 또한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아주 뛰어난 두 인물, 헌터와 루시엔이 자신의 패를 최대한 숨긴 채 심리 대결을 펼친다.

한 사람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변수는 자꾸 생긴다.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작가는 아주 매력적인 인물들을 창조했고, 잔혹하고 강렬한 범죄를 집어넣었다.

이 둘의 대결이, 혹은 루시엔이 다음 이야기에도 등장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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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킹덤 8 : 오염된 석류의 숲 - 오리지널 레벨업 코믹북 쿠키런 킹덤 8
김강현 지음, 김기수 그림 / 서울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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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때문에 선택한 책이다. <쿠키런 킹덤 전설의 언어술사>를 한 자리에서 읽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가졌다.

이후 몇 권을 샀고, 아이는 책을 받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다 읽는다.

늘 궁금한 것 중 하나는 과연 만화에 나오는 대사 등을 끝까지 읽을까? 하는 것이다.

왜냐면 내가 예상한 시간보다 빨리 다 읽기 때문이다. 그리고 갑자기 다시 책을 펼쳐 읽는다.

이렇게 열심히 보니 어찌 책을 사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내는 만화라고 도서관에서 빌려 보라고 하지만.


<쿠키런 킹덤 전설의 언어술사>처럼 아이는 책의 순서를 그렇게 가리지 않는다.

도서관에서 빌려오는 ‘나무 집 시리즈’처럼 말이다.

‘나무 집 시리즈’가 상당한 두께를 보여주는데 생각보다 훨씬 집중해서 읽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에 비하면 ‘쿠키런 킹덤 시리즈’는 분량도 적고, 글자도 적다.

이 시리즈를 본 후 만화를 사 달라고 부쩍 조른다. 한 달에 한 권 정도 사 줄 것 같다.


계속 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앞의 이야기를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앞권을 읽지 않아도 별 무리가 없다. 다만 다음 이야기는 궁금하다.

쿠키들의 이름은 이미 다른 이야기에서 만난 적이 있기에 그렇게 낯설지 않다.

주인공인 용감한 쿠키는 다른 시리즈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다만 전설의 언어술사보다 훨씬 등장인물이 많다. 이야기의 규모도 크다.


많이 읽는 판타지 소설을 다운 그레이드한 이야기다.

하지만 판타지를 거의 읽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이 만화 속에 나오는 몇 가지 마법 등이 신기할 것이다.

자극적인 그림이나 표현이 자제된 상태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과거를 잃은 용감한 쿠키가 좌충우돌하고, 그 능력도 잃은 상태다.

주술에 걸린 석류 마을을 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용감한 쿠키의 모습은 상당히 재밌다.

정령을 삼킨 주술진과 순간 이동 등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곳곳에 단서를 흘리고,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킨다.

액션을 중간중간 집어넣어 아이들의 관심을 끌고, 지루하지 않게 한다.

앞권에서도 신수가 나왔는지 모르지만 설탕백조라니 얼마나 쿠키런스러운 작명인가.

거기에 설탕백조를 웃게 하는 아재 개그는 또 어떤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방귀와 똥 이야기를 집어넣어 공감하게 했다.

그리고 책 마지막에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면서 끝난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하다.

내 성향대로라면 완결 후에 한 번에 읽겠지만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야 한다.

설탕백조를 둘러싼 모험이 과연 어떻게 될지 벌써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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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 : 어둠의 날 기묘한 이야기
애덤 크리스토퍼 지음, 공보경 옮김 / 나무옆의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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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의 두 번째 공식 소설이다.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의 공식 프리퀄이라고 한다.

넷플릭스의 드라마를 보지 않아 이 드라마의 내용은 모른다. 책소개 내용이 아는 전부다.

실제 드라마 내용을 몰라도 이 소설을 읽는데 전혀 지장 없다.

하지만 드라마를 본 독자라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프리퀄은 본편의 등장인물 중 짐 호퍼가 뉴욕시 경찰청 강력팀 형사였을 때 이야기를 다룬다.


이야기는 1984년과 1977년을 교차한다.

1984년 짐 호퍼와 엘이 호퍼의 사건 상자를 통해 과거의 기묘한 사건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 대부분은 1977년 여름 며칠 동안 있었던 일을 다룬다.

1984년에 집 의자에 앉아 나누는 대화는 왠지 드라마 본편을 의식한 연출처럼 보인다.

실제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인데 현재에서는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

단지 호퍼가 엘에게 과거 기묘한 사건을 순화해서 들려줄 뿐이다. 중간중간 엘의 의문이 현재에 나오지만.


1977년 7월 4일부터 14일까지 뉴욕시에서 벌어진 이야기다.

형사 호퍼는 새로운 파트너로 여형사 델가도를 맞이한다.

5개 자치구 내의 각 지역에 배정된 첫 여형사 아홉 명 중 한 명이다.

남자 천국인 강력팀에서 그녀를 좋아할 리 없다. 불편하지만 이제는 동료다.

호퍼의 파트너가 되어 처음 맡은 사건이 기묘한 연쇄 살인 사건이다.

세 번째 희생자가 나왔고, 동일한 범인이 저지른 흔적이 곳곳에 있다. 그리고 카드 한 장.


열심히 사건을 수사하는데 정부 요원이 나타나 이들의 사건을 가져간다.

자신의 사건을 빼앗긴 둘은 몰래 이 사건 수사를 더 하기로 한다. 전형적인 패턴이다.

호퍼는 희생자의 집을 몰래 찾아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정부 기밀을 내세운 파일들을 발견한다.

이때 누군가 몰래 이 집에 들어오려고 한다. 그를 쫓는다. 실패한다. 그리고 다시 오니 파일들이 사라졌다.

한 소년이 나타나 증인 보호 요청을 하고, 이상한 말을 한다. 소년의 이름은 리로이다.

뱀의 날과 악마를 말하는데 정신이 뚜렷해 보이지는 않는다. 장난처럼 보이는데 중요한 말을 하나 한다.


호퍼와 델로이의 몰래 진행하는 수사는 예상하지 못한 단서들을 발견한다.

희생자가 죽기 전 그 집을 찾아온 사람들의 정보나 침대 밑에서 발견한 메모의 흔적 등이 대표적이다.

꾹 눌러쓴 글씨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 단어는 바이퍼스다.

호퍼의 아내가 준 단서를 따라 델로이가 리사 사지슨이란 심리학자를 만나러 간다.

이 여자는 호퍼의 딸 친구 생일 파티에 점쟁이 역할을 맡아 기이한 말을 한 적이 있다.

델로이가 그녀를 만나 실제 그녀의 직업과 왜 이런 점쟁이 역할을 하는지 듣게 된다.

그녀가 진행한 록우드의 프로젝트와 그녀가 현재 프로젝트를 위해 가는 곳이 희생자의 영수증 등에 나온다.

이 순간 나의 상상력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잘못된 상상이다.


소설은 상당한 가독성을 보여준다. 그런데 상당히 올드한 분위기를 풍긴다.

호퍼가 직접 경험한 일들을 보면서 오래 전 본 형사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가 수사를 위해 잠입한 일들이나 그가 잠입 전 겪은 일들 때문이다.

조금 황당한 것은 연방 요원이 보여주는 협박과 강요다. 이 시대에는 이것이 가능했던가?

그리고 바이퍼스의 정체를 조금씩 드러낸다. 실제 이것은 갱 조직이지만 많이 다른 모습이다.

리로이가 말한 세인트존을 만나지만 그렇게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갱들에게 보여주는 힘은 아주 강력하다. 그런데 이런 장면들이 왠지 모르게 깔끔하지 않다.

옛날 분위기 때문일까? 정전이 된 뉴욕시에서 펼쳐지는 대결도 아쉬운 대목이 보인다.

중반까지 상당히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재밌었는데 후반부에 힘이 많이 달린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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