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알려주지 않는 45
고진석 지음 / 이상미디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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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학교를 맹신하지 않는 편이다. 혹 아이들이 여차해서 학교를 관둬야 하는 상황이라면 받아들일 거라는 나름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아직 그 상황에 맞닥뜨리지 않아서 하는 배부른 소리일지라도 학교라는 울타리가 내 아이에게도 남들과 똑같은 안전한 울타리일 거라는 생각은 없다는 말이다.  

어떤 책이건 책 날개나 머릿말 등을 놓치지 않고 읽는 편인데 이 책은 머리말부터가 공부를 하는 것 밖에는 답이 없다거나 그것이 곧 성공 혹은 돈을 잘 버는 지름길이란 식의 말이 너무 노골적이다. 만약 이 책에 쓰인대로 말로 한다면 엄마는 속물 덩어리 그 차제가 된다. 그렇기에 아이들은 더 이상 엄마와 대화를 하지 않으려 할 것이 분명하다. 평소의 나는 무조건 공부를 잘하는 것만이 능사이고 그 아이를 평가하는 잣대라는 식의 논리에 열을 내며 반박했을텐데 이렇게 살짝 꼬리를 내리는 것은 불편하지만 틀린 말도 아니라는 것이다.
내년이면 고3 엄마라는 부담이 작용한 것일까? 그러니 이런 책도 읽는 건가? 아님 목차의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했을 수도 있고.
공부를 썩 잘했던 편이 아닌 나로서는 애들에게 공부,공부 하며 강요하기 싫었다. 너무 느슨해서일까 아님 공부에 뜻이 없어서일까, 애들도 덩달아 공부에는 달관했는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하다. 다행인 것은 큰 아이가 이제사 중학교 때 공부 좀 열심히 할껄, 잘 논 것도 아니고 열심히 공부 한 것도 없고, 이제 하려니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도 감격스러운, 남들이 보면 한심한 엄마다. 우리 부부는 공부는 누가 억지로 시켜서 되는 게 아니라 스스로 해야 한다고 믿기에 그 깨달음 만으로 기쁘다.^^

언뜻보면 직설적인 화법이 김어준 식이긴 하나 이 사람을 또 다르다.
한 두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실제 분량의 반정도라 보면 정확할 것이다.
Q&A 방식으로 풀어간 글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명료하다.
또한 스터디코드의 공동창업자 답다.(유명하다는데 난 처음 알았다) 실질적으로 중고등 학교의 최종 목표인 대학 입시에 대해 정확히 간파하고 있어 각 과목별 공부 방법이나 공략법 등은 약간의 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수시와 정시, 내신과 수능을 어떻게관리 할 것인지 등.
사실 긴 우리 인생에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공부만은 아닐게다. 하지만 공부를 통한 '인내'의 능력이 없이는 어떤 성공도 바라볼 수 없다. 그렇기에 공부를 잘하고 싶거든 먼저 '인내'부터 배우라는 저자의 이 말은 그래서 이전에 가졌던 공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을 수그러 들게 했다고나 할까? 그동안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이 꼭 옳은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한 두시간 투자해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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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특사 이준
임무영.한영희 지음 / 문이당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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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역사 시간에 졸지 않았더라도 학교에서 우리가 이준 열사에 대해 배우는 내용은 극히 적었다.
정말 내가 졸아서였을까?
지금이야 역사 과목이 세분화되어 근.현대사가 선택 과목이 되었지만, 대체적으로 근.현대사를 정규 역사 시간에 접하기가 쉽지 않았다. 당연히 이 부분에 할애된 시간도 극히 적었다.  그러니 겉 핥기 식으로 휘리릭 훑기만 했을 뿐 깊이 있게 들어가지 못했다. 그랬기에 왜 이준 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생을 마감했는지 등에 대한 의문 조차 가지지 못했다. 그뿐인가 민영환 역시 비슷한 이유로 목숨을 끊었지만 그 내막을 알지 못했으니 참 무지했다.
이부분은 책을 덮으면서 가장 아쉬웠다. 기억해야 할 인물이 이들 뿐이겠냐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알게다. 그동안 헤이그 특사로만 알았는데 우리의 무관심이 너무 적었던 것이 아닌가 싶어 다른 책을 검색해 봤는데 이와 관련된 책이 별로 없었다-.-
고종의 밀명으로 헤이그 특사 이준, 이상설, 이위종과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여 불평등 조약인 을사늑약의 체결로 인한 대한제국의 국권을 당당히 인정받으려 했다는 것외에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역사 소설이란 점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했다. 이 책은 말이 소설이지 일반적인 역사 소설보다 더 사실이 근접하다.
그렇기에 고등학생인 딸아이에게도 강권하게 된다. 당연히 엄마가 권하는 책이라면 별다른 토를 달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자신의 선택 과목이 근.현대사이니만큼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도 물론 작용했다. 
솔직히 선택과목이 아니더라도 읽어보라고 했을 거다. 문이당 출판사라는 것도 한 이유가 되긴 했다.^^

'작가의 말'에서 열사가 대한제국 최초의 검사라는 것(더 정확히는 검사시보)을 먼저 알았다. 그래서 법률가였던 작가가 이 책을 쓸 수 밖에 없었음을 그제야 이해하게 되었다.
국가니 민족이니 하는 단어는 사실 나 같은 일개의 평범한 국민은 와 닿지 않는 단어 가운데 하나이다. 그럼에도 이분들-이상설, 이위종-을 보면서 울컥 가슴 뜨거움을 느꼈다. 맘에 들지 않는 나라라도 지금 내가 속한 이 나라가 있기까지는 또 다른 많은 분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음을 기억한다면 마냥 불평 불만만 늘어 놓기가 부끄럽다. 그동안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았다는 죄송스런 마음과 함께....

1,2장은 검사로서 올곧은 법치의 길을 가는 이준의 모습과 3장은 밀사로 구국의 길에 발을 들여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법 적용을 하고자 노력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어려서부터 받아온 유학교육의 사상적 한계를 벗어나는데는 법관양성소의 호리구치나 쿠사카베의 말이 충격이었다. 그 한 예로, 그들은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대군주폐하가 아니라 백성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후 법치주의 살아 숨 쉬는 나라를 이룩하는데 흔들림 없이 일관된 노력을 하여 호법신이란 칭송을 얻게되고 그중 만국공법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다.
굉장히 명석하고 논리적이며 올곧은 사람이었지만 국제정세에는 어두웠다.  일본의 도움을 받아 나라를 개화시키려던 생각을 가졌던 이준이 수감 기간 동안 아시아 연대론을 떨치고 반일 자주 사상을 갖게 된다.  그리고 관심 가졌던 만국공법이 결국은 밀사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비록 헤이그의 만국평화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회의장 밖에서 가장 핫할 수 있도록 이들 특사들의 수고로움은 눈물겨웠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서구 열강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자 이준은 자결을 함으로서 다시 한 번 관심을 끌어내고자 했다. 그것이야말로 자신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왜 우리가 이준을 비롯한 특사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왜 이 책을 읽기를 권하는지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딴 얘기지만, 이전까지 고종은 무능함으로 역사가 쓰여왔다. 하지만 최근엔 고종을 재 해석하려는 책이 나왔고 일본의 눈을 피해 고종이 특사단을 보내는 것 등을 보면서 다시 생각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물론 이완용과 관련해서는 어쩔수 없이 저평가가 내려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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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야, 친구하자 1 - 고구려를 대제국으로 만든 광개토대왕 역사야, 친구하자 1
전윤호 지음, 곽재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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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고양이, 역사를 전공한 마법사 고양이란다. 게다가 삼천 살이란 나이는 그만큼 역사의 현장에 있었을 법하기에 나이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플러스 요소가 되겠지^^ 그런 냐옹이와 소라가 시간여행을 통해 역사를 배운다. 아주 흔한 방식이지만 역사가 재미있다는 것을 알려주기엔 더 없이 좋은 방법.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장소로 거슬러 가는 만큼 현장감이 있어 생생하고 지루하지 않기 때문에 종종 소설에서나 역사책에서나 진부함을 알면서도 사용하는 것일게다.
시리즈 도서로 '고구려를 대제국으로 만든 광개토대왕' 편으로 자칫 고구려나 광개토대왕의 이야기를 묶었을 거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고인돌과 곰 부족과 호랑이 부족의 이야기인 단군 신화, 부여, 가야, 백제, 고구려, 신라시대까지 핵심적인 사건이나 인물 등의 이야기를 중요한 요점만 간략하게 알려준다.
그렇기때문에 불필요한 사설이 길지 않다. 
사실 초등 저학년에 역사책을 읽히고자 할 때 만만한(?) 책이 별로 없었다. 전집을 찾으면 못 찾을 것도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전집을 선호하지 않기에 저학년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에서 만족스러운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엄마, 아빠가 역사 전공자인데 자녀가 역사가 재미없다고 한다면?
그래서 자신의 자녀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었는데 실제 작가들 중에서는 이런 이유로 책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 책들의 대부분은 완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지식정보 책이거나 소설 책이거나 상관없이.
스토리와 정보 페이지의 배분도 적당하고 읽기에도 빡빡하지 않은 구성이라 맘에 든다.
저학년 역사책을 찾고 있었다면 유심히 살펴봐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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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길 그림책은 내 친구 29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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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책에 집중하지 못한 나는 자꾸 다른 길로 빠지려 했다.
학교 가는 길이 즐거운 길이었으면....하는 마음이 넘쳐서일까? 쿡쿡 표지에 패인 발자국 모양이 혹 아이들의 무거운 마음은 아닐까 하는.^^
표지의 발자국 모양이 작음에도 내 커다란 발을 살포시 얹어 보고 픈 마음이 드는 건 또 무슨 맘인지.
발 대신 손가락이 발자국을 따라 간다. 학교 가는 길엔 어떤 재미난 일이 생길까?

그림책에서 그림은 텍스트보다 우선한다. 아무리 스토리가 좋다하더라도 그림보다 내용이 먼저 들어오는 경우는 없는 법이기에.
상상그림책이란 타이틀 답게 발자국을 바탕으로 그린 그림은 무척 재미나다. 어떤 것이든 창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상의 경계를 무너뜨리기 때문에 그 의외성이 신선하고 웃음이 절로 난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학교에 가려고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세상은 모험과 상상의 재미에 '풍덩' 몸을 담근다. 매일 가는 학교 가는 길이 누군가에겐 지루하고 따분한 그렇고그런 길이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내가 속한 공간에 대한 상상으로 즐거움에 발걸음도 가볍다. 쿵쿵쾅쾅 사뿐사뿐.
꽃집, 치과, 가구점과 같이 거리의 풍경, 한 눈 팔지 말고 길을 건널 땐 조심하라는 엄마의 당부를 떠올리며 학교 가는 길을 재미있는 그림으로 보여주는 이 책은 그림의 단조로움, 글의 간결함 속에서도 스스로 만들어가는 상상의 세계에 대한 재미가 매력적이다.
펼칠때마 입꼬리가 올라가게 함도 있지만 내가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안도의 마음도 느끼게 된다.
부쩍 짜증이 늘고 네 살짜리 동생을 툭툭 건들며 심술부리는 사랑그런 조카에게 읽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어릴 때, 눈을 감으면 옆에서 손 잡아주고 어디까지 왔나? 하고 물었던 놀이가 생각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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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도둑 그림책 도서관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황인빈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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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공통 화두는 바로 환경이다.
지구의 온난화, 변화무쌍한 날씨의 변화, 북금곰의 위기, 사막화....이 모든 것이 바로 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럼에도 위기란 인식을 때때로 잊고 산다. 편리함과 인간의 이기를 내세워 환경을 저만치 밀어 둘 때는 없었던가.
숲 속의 나무도 마찬가지다. 그 나무들의 주인은 인간이 아닌데 주인의 허락도 없이 마구 베어간다.
하루 아침에 여기저기 나무가 잘려 나가 것을 보고 숲 속 친구들은 누군가 나무를 훔쳐 간 거라 생각한다. 잘린 나무 밑동을 살펴보고 폴리스 라인까지 설치 해 나무 도둑을 찾기 위해 꼼꼼히 살펴봐도 실마리를 보이지 않고 답보 상태에 빠진다. 어느날 범인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단서인 종이배행기를 발견했다. 곰의 발자국이 찍혀 있으니 발뺌을 하지 못하겠지. 도둑으로 몰린 곰. 결국 숲 속 법정에서 자신의 범행 일체를 자백하기에 이르렀다.
곰의 진술을 들어봤더니 "종이비행기 날리기 대회에 나가 꼭 일등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아무리 연습을 해도 실력이 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종이를 다 써 버려서 종이를 만들려고 나무를 벤 거예요. 잘못했어요. 엉엉." 하며 잘못을 시인하고 뉘우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 인간이 훔쳐간 나무에 대해 우리가 잘못을 인정하느냐 하는 것이다. 미안해하기는 커녕 계속 나무를 베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나무만 베어내는 게 아니라 산을 깎아 없애기까지 하고 있다. 개발한답시고 중단된 곳곳의 절개지와 약해진 지반으로로 인해 올 여름 비 피해를 더 크게 입었다.
곰은 숲 속 친구들의 용서를 받는 대신 나무를 심기로 했다.
그런데 인간은 누구에게 용서를 빌고 용서를 받아야 할까.
중요한 건 절대 인간이 자연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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