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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부의 미래지도
배동철.최윤식 지음 / 지식노마드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책은 오해로 선택하게 된 책이다. 연말이면 의례 그렇듯이 11월부터 경기예측서들이 쏟아졌고 이책도 그중의 한권으로 소개되었다. 의례 그렇듯이 많은 예측서 중에서 연간단위가 아니라 10년단위의 중장기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일 것으로 생각하고 주문했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책의 저자의 전공처럼 이책은 미래학 서적이다.
이책은 두가지 가정을 하고 있다. 첫째 이번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후 20년간 4-5번의 위기가 더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본다. 그 근거는 이렇다 2000년을 전후한 닷컴 버블처럼 사회와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신기술이 등장했을 때 반드시 버블이 있었다는 경제사의 패턴이다. IT 이전에 철도가 그랬고 전신전화, 전기, 자동차가 모두 그랬다. IT보다 더 파괴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BT, NT, GT는 물론 2차 IT 혁명 등 앞으로 버블의 재료가 될 기술이 대기하고 있다. 물론 기술만이 버블의 진원지는 아니다. 저자는 민스키나 킨들버거처럼 금융시장은 본질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한 불안정성은 이번 금융위기를 키운 금융시스템의 세계화와 IT화로 더 거대해지고 주기도 더 단축되었다고 본다.
버블이 터지면 언제나 피해자가 있었고 외환위기에서 경험했듯이 그 피해의 대부분은 서민층이 뒤집어 쓴다. 그러면 앞으로 20년간 불안정한 세계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성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가 이책의 주제이다. 그리고 그 준비는 두번째 가정에 따라 설명된다.
저자의 두번째 가정은 본질적으로 토플러의 제3의 물결과 다르지 않다. IT 이후 세계경제는 산업화 시대와는 다른 가치창조의 패러다임을 따른다는 것이다. IT와 BT, NT, GT 등의 기술은 그런 패러다임의 기반을 만들어왔고 만들 것이며 앞으로 20년간 그러한 패러다임은 완성되어 갈것이라고 저자는 본다.
토플러가 제3의 물결을 쓴 이후 가치창조에 관해 여러가지 단어가 등장했다. 정보, 지식, 창의성 등이 그 대표적인 캐치워드였다. 앞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트렌드를 읽어내고 트랜드를 만드는 데서 나온다고 저자는 본다. 그러면 그 트렌드를 읽어내고 만드는 것은 정보의 홍수에서 정보를 필터링해 가치있는 정보를 만드는 능력, 즉 지식에서 나오고 그 지식을 생각해내는 창의성에서 나온다.
대충 이책의 논의는 이런 흐름을 타고 있다. 진부하게 들릴 것이다. 사실 그렇다. 이미 20년이 넘게 다들 해온 말이고 들어온 말이다. 앞에서는 생략했지만 감성이라든가 3D 가상공간과 같은 이책에서 논의되는 다른 것들도 사실 진부하다. 진부하지 않더라도 요근래 너무 많이 논의되어 식상하기 까지 한 논의들이다.
그러나 이책의 장점은 정리와 요약에 있다. 앞에서 말한 것 어느 것도 저자들의 독자적인 것이 아니다. 그리고 새로울 것도 없다. 그러나 거시적인 트렌드를 그리고 그 트렌드에서 연역적으로 지식, 창의성, 감성, 웹 2.0과 같은 유행어들을 묶어 체계를 부여하고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 이책의 미덕이다.
이책의 논의는 미래학 서적이나 경영서적, 자기계발서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최근 유행하고 있는 논의들을 묶어 미래에 대한 체계적이면서 큰 그림을 보여준다는 점이 이책을 읽을만한 이유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