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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처 vs 클린턴 리더십
채희봉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이책은 재미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책의 목표는 좌와 우의 대표적인 리더 두 사람을 선정해 이 둘의 리더십을 비교하면서 현실정치에서 리더가 성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대공황과 양차대전을 거치면서 유럽과 미국에선 전후 복지국가 모델이 정치적 합의가 되었고 이 모델은 계급갈들을 잠재우면서 60년대의 황금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이란 사상초유의 현상에서 고물가와 고실업이 동시에 일어났고 그 원인의 상당부분은 복지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선택된 큰 정부였다.
복지국가 모델은 기각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고 1980년대 세계정치의 흐름은 좌에서 우로 선회하여 신자유주의의 시대가 열렸다. 그리고 그 흐름을 주도한 대표적 리더가 대처이다.
그러나 1990년대 신자유주의를 모델로 한 세계화의 부작용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고 좌에 대한 우의 공격이 과도했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이때부터 대두된 세계정치의 흐름이 중도화된 좌 즉 제3의 길이었다. 그 흐름을 대표했던 리더가 클린턴이다.
이책은 대처와 클린턴이 제시했던 정책과 그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그들이 보여주었던 능력을 다룬다.
대처와 클린턴을 생각할 때 우리는 보통 대조적인 리더라 생각한다. 여성과 남성이라는 것을 떠나 보수와 진보라는 정책 프레임의 차이는 물론 리더십 스타일에서도 두 리더는 대조적이다. 이책은 두가지 정책 프레임과 스타일에서 배울 점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이책은 그 두 리더의 차이에도 주목하지만 공통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우선 이책이 제시하듯이 대처가 자신과 자신의 신념만이 국가를 구할 수 있다는 신념의 리더라면 클린턴은 자신의 신념보다는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실천하는 공감대의 정치가이다. 대처는 존경은 받았지만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지도자로서 그녀가 뿜어내는 에너지에 감화되기는 하지만 인간적으로 매료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클린턴은 그와 달리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었고 남의 말을 듣고 그것이 타당하면 자신의 신념을 꺽을 줄 알았다.
그러나 두 리더는 모두 비전의 정치가였다. 이미지로 승부한 레이건이나 케네디와 달리 두 리더는 국가가 가야 할길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었고 그 비전을 실천할 전략을 가지고 있었으며 비전으로 승부하는 정치가였다. 그렇기 때문에 대처는 인플레를 잡아 영국경제를 회생시켰고 클린턴은 재정적자를 잡아 미국경제를 최장기 부활시켰다. 물가를 잡는 것이나 재정적자를 잡는 것이나 인기가 없는 정책을 밀어붙여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국가를 위해 필요하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밀어붙였고 성공했으며 결과적으로 장기집권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
이책은 80년대와 90년대를 대표하는 두 정치가의 정책과 정치를 분석하면서 세계화 시대에 유효한 정책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그 정책들을 살펴보면서 두 리더가 어떻게 그 정책을 실행에 옮길 수 있었는가도 살펴본다.
그러나 저자가 세계화 이후 세계정치사로도 읽을 수 있는 이책을 쓴 이유는 실천적이다. 4부에서 다루고 있듯이 저자는 두 리더의 리더십을 살펴보면서 한국의 대통령이 어떻게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가를 제시하려 한다. 특히 저자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이책이 쓰여진 시기의 정부 즉 참여정부이다.
참여정부는 실패했고 참여정부의 실패와 함께 좌파는 몰락했다. 저자는 특정정파가 한국현실에 특별하게 더 적합하다는 판단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저자는 참여정부의 몰락를 안타깝게 생각한다.
저자가 평가하기에 참여정부는 정책대결의 정치와 좌와 우의 양당정치를 처음으로 열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 정치력은 한참 뒤떨어졌었기 때문에 필요이상으로 평가절하되었고 실패했다는 생각이다. 참여정부 말기에 쓰여진 이책은 대처와 클린턴이라면 어떻게 했을가라는 가정을 하면서 한국정치의 미래를 생각해보면서 끝맺고 있다.
평점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