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별 - 타임패트롤 시리즈 2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5
폴 앤더슨 지음, 이정인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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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패트롤 시리즈의 2권인 이책은 로마제국 시절 게르만족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당시의 게르만족에 대한 저자의 관점은 다음 구절로 요약된다.

“게르만 족이 로마를 이길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르만 족은 결코 로마를 무너뜨리지 못했어. 고트 족, 반달 족, 부르군드 족, 롬바드드 족, 색슨 족 등과 같은 이들의 후손들이 로마를 정복한 건, 제국이 내부에서 무너지고 있었기 때문에 거저 먹은 거나 다름없는 일이었지. 게다가, 제국은 그 이전에 이미 게르만 족을 기독교로 개종시킴으로써 그들을 정신적으로 정복했어. 그래서 고대문명이 그랬듯이 라인 강이나 창백한 북해 바다가 아닌 지중해 연안에서 새로운 서구문명이 태어난 거야.”

게르만 족을 논평하는 이 구절은 강대한 게르만 부족의 왕을 묘사한 다음에 따라오는 논평이다. 게르만 족의 왕은 부족의 회의와 대제사를 주재하고 전쟁의 지휘관이었다. 그러나 왕의 일상은 땅을 가진 지주였고 소작인, 노예, 일꾼 들과 같이 농사일을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왕은 지고한 존재가 아니라 부족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법과 전통을 따라야 하는 존재였고 폭동이 습관인 부족민들은 기분 내키는 대로 왕을 끌어내렸다. 왕실의 자손은 누구라도 그 자리를 요구할 권리를 갖고 있었고 왕위는 자신을 지지할 전사를 얼마나 모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었다.

그 시절 문명과 야만을 나누는 것은 정치제도의 문제였다고 저자는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책에 실린 ‘바다의 별’이란 중편에는 여주인공이 로마상인들에 의해 윤간을 당하는 장면이 있다.

당시 자신들을 문명인이라 생각하던 로마인과 그리스인들은 노예를 부렸다. 그러면 그 노예들은 어디서 나왔는가? 역사서에선 주로 전쟁포로들이었다고 말한다. 그리스와 로마가 끊임없이 전쟁을 한 것은 전리품과 노예를 획득하기 위해서였다고 본다.

그러나 노예는 대항해시대에 유럽인이나 바이킹들이 그렇게 했듯이 상인들이 변방을 돌아다니며 사기도 하고 지나가다 우연히 만난 사람을 습격해 사로잡아 얻기도 했다.

이책에서 여주인공은 연인과 함께 해변을 거닐다 그들을 본 로마교역선의 눈에 띄었고 윤간을 당한 다음 살해되거나 노예로 팔려갈 운명이었다. 타임 패트롤이 그녀를 구해주지 않았다면 그런 운명대로 흘러갔을 것이다.

당시 게르만족을 저자는 아이같이 솔직하고 순진하다고 평한다. 당시 로마인들의 평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순진함의 이면에는 아이 같은 잔인성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잔인성은 당시를 살던 자칭 문명인이라는 사람들도 다를 것이 하나 없었다.

저자는 문명과 야만을 나눈 것은 정치제도의 문제였다고 보는 것같다. 왕이라고 하지만 어떤 구심점도 될 수 없는 이름에 불과한 왕. 언제든 갈아치울 수 있고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불안정한 왕의 지위.

더 큰 문제는 게르만족, 켈트족이라 칭해지지만 그것은 학문적인 총칭에 가까울 뿐 어떤 실체가 될 수 없는 그들의 분열성이다. 부족으로 나뉘고 그 부족도 넓은 지역에 흩어진 상태로는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 로마제국이 그들을 압도한 것은 힘을 집중할 수 있었던 정치 시스템의 강점이엇다.

1권에서 저자는 2차 포에니 전쟁에서 로마가 져 로마 대신 켈트족이 패권을 차지한 세계를 그린다. 그 세계는 조각 조각 나뉜 분열된 세계엿다. 지금의 프랑스가 그렇듯이 켈트족은 하나로 뭉치는 재주에선 잼병이다. 천성적으로 분열하기 좋아하는 켈트족의 성향은 프랑스 혁명 이후 프랑스 정치의 아수라장을 설명한다.

로마가 자멸한 후 유럽의 패권을 잡은 게르만족은 저자가 말하듯이 이미 로마에 의해 정신적으로 정복당한 사람들이었다.

게르만족의 문화가 이후 역사에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영어, 독어와 같은 언어를 물려주었고 부족의 민회와 같은 제도는 의회로 발전했으며 그들의 전사적 전통은 봉건제의 기사로 바뀌었으며 그들의 호전적이며 뒤떨어진 문화는 중세를 암흑기라 불리게 하는데 충분했다.

그러나 그들은 로마를 정복하기 전부터 이미 로마에 의해 정신적으로 압도된 상태였고 그들은 로마라는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로마인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그들이 노예상인과 세금징수인과 잔인한 놀이 말고 다른 것들도 가져온 건 사실이지. 평화, 번영, 넓어진 세계. 그러나 그것들은 오래 가지 않았어. 썰물이 빠져나가자 여기저기 잔해들이 남게 되었지. 책과 기술, 신앙, 사상, 예전에 존재했던 것에 대한 기억, 뒤의 세대들이 간직했다가 다시 건설할 재료들, 그 기억들 사이에 잠시 생존 그 자체에만 전적으로 목을 매지 않은 한 시기가 존재했었다는 것도 포함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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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 산책 3 - 남북전쟁과 제국의 탄생 미국사 산책 3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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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마침내 권좌에 올랐다. 뒤이어 고위직의 부패시대가 도래할 것이고, 돈의 힘이 인간에게 편견을 전파여 부는 극소수의 손 안에 통합될 것이며 공화제가 멸망하는 그날까지 자신의 영토를 더욱 증대시키고자 노력할 것이다."

링컨이 죽기 직전에 한 말이다. 저자는 이말을 인용하면서 남북전쟁은 사실 상 기업이 승리한 전쟁이며 이후 도금시대(the Gilded Age) 또는 날강도 귀족(Robber Baron)들의 전성기라 불리는 미국의 19세기 후반을 정의한다.

남북전쟁과 19세기 후반을 다루는 이책은 남북전쟁 전야의 노예제 논쟁에서부터 시작한다. 노예제 논쟁은 화려했다. 우리가 잘 아는 '톰 아저씨의 오두막'도 이때 출판되었고 노예제 반대자들의 무장테러도 일어났다.

그러나 노예제 논쟁은 명분에 휘둘리는 소수 급진파들의 것일 뿐 대세와는 상관이 없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찻잔 위의 태풍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노예제라는 이슈만으로는 내전으로까지 번질 파괴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세계의 대세는 노예제 폐지였고 미국처럼 노예제 폐지를 이슈로 내전까지 일어난 곳은 없었다.

노예제만이 문제였다면 당시 다른 나라들이 그랬던 것처럼 정부가 노예를 사들여 점진적으로 노예제를 없애는 것이 가능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내전이 일어나는데 급진주의자들의 시끄러움이 파괴력을 행사한 것은 분명하지만 남북전쟁은 문명의 충돌이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문제의 핵심은 갈수록 북부가 정치와 경제의 주도권을 휘드르면서 남부를 착취한다는 것이었다.

면화, 담배 등의 상업적 작물을 경제기반으로 하는 남부는 당연히 자유무역을 지지한다. 그러나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북부는 보호무역을 지지한다. 북부의 자본가들이 정치의 주도권을 쥐면서 미국은 고율관세의 중상주의를 채택했고 이는 남부의 숨을 막히게 했다.

당시 연방정부의 세입은 관세가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이중 상당부분은 남부의 수입에서 발생하는 관세였다. 연방정부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남부의 생존을 위협하면서 남부에서 거둔 관세를 북부의 이익을 위해 철도회사에 보조금을 주고 운하를 파고 북부도시의 인프라를 위해 썼다.

1860년 당시 남부는 수출의 3/4을 차지하고 있었다. 주로 남부에서 거둬진 관세 덕분에 북부 제조업자들의 30-50%가 보호를 받았고 남부 면화의 대부분을 소비해주는 유럽과 경쟁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 결과 남부는 북부의 제조업자들에게 매년 수백만달러의 보조금을 주는 셈이었다.

갈수록 북부의 정치적 우위가 강화되면서 남부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연방을 탈퇴했다.

노예제가 쟁점이 되기 어려운 다른 이유는 오히려 북부에서 인종차별이 더 심했다는 것을 저자는 지적한다. 링컨은 노예제 폐지에 무관심했고 전형적인 백인우월주의자로서 흑인은 열등하고 인디언은 멸종되어야 할 쓰레기라고 생각했다. 링컨이 특별한 것도 아니었다.

북부에선 노예제 폐지론자들의 목소리가 컸지만 그들은 목소리만 클 뿐 소수였다. 당시 북부의 2천만 인구에서 1%도 되지 않았다.

"인종적 편견은 노예제가 계속 존재하는 주보다도 폐지된 주에서 더욱 강도가 심한 듯하다. 또한 가장 편견이 심한 곳은 노예제를 전혀 알지 못하는 주이다" 저자가 인용한 토크빌의 말이다. 저자는 "흑인은 아예 상종하지 않겠다는 것과 상종하되 노예로 부리겠다는 것 중에서 어떤 게 더 심하거나 나쁜 차별인가?"라고 묻는다.

남북전쟁 중에 인디언 토벌이 가장 활발했고 강력했다는 것을 지적하며 저자는 남북전쟁은 인종차별이 이슈가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 전쟁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서로 다른 문명이었던 남부와 북부가 싸운 문명의 충돌이었고 미국이란 나라를 재정의한 2차 미국혁명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전쟁의 쟁점은 미국은 어떤 나라가 되어야 하는가였다. 해밀턴의 연방주의를 이어받은 링컨은 합주국이 아니라 합중국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연방정부에 대해 주정부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고 미국은 연방정부가 우위에 서서 하나의 국가로서 정의되어야 하며 주들의 연합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링컨은 생각했다. 그것은 미국이란 나라의 정의에 관한 전쟁이었다.  400만 노예를 해방하기 위해 60만이 전사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국가의 정의를 다시 내리는 것은 힘으로만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링컨은 전쟁을 일부러 유도했다. 남부가 연방을 탈퇴한 상태이지만 협상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었고 전쟁까지 갈 필요는 없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주정부가 목소리를 낼 수 잇는 상태는 계속될 것이다. 그러므로 연방탈퇴와 같은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힘으로 다시 국가를 정의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링컨은 대의를 위해서 권모술수를 마다하지 않는 마키아벨리스트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목적을 위해 독재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명분이 분명하고 그 명분이 옳다는 것을 확신한 위대한 독재자였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전쟁이 끝난 후 북부의 우위는 확고해진다. 남부는 철저하게 무너졌고 전쟁 직후 남부는 북부에 의해 철저하게 착취당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남부의 인종차별주의가 생긴 것은 이때 북부의 앞잡이로 흑인들이 동원되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남부를 침묵시키는데 성공한 이후 미국의 중상주의는 거침이 없어졌고 중상주의의 배후인 자본가들의 전성시대가 되었다.이 시대는 무제한의 자유를 거머쥔 자본가들 즉 날강도 귀족들의 시대였고 이들은 정부의 위에 서서 마음대로 나라를 흔들었다. 아무도 이들을 견제하지 못했다.

노동운동이 불법이고 노조가 없는 상황에서 자본가를 견제할 노동자의 힘은 없다시피했고 정부는 자본가들의 뇌물에 휘둘렸다.

탐욕과 이기심이 지배하는 당시의 풍조를 마크 트웨인은 도금시대란 말로 요약했고 그 핵심은 가치 페러독스였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견제받지 않는 자본의 힘에 의해 미국 전역에 철도, 전신망, 전기산업이 설치되었으며 서부로 서부로 확장이 본격화되었다. 남북전쟁이 일어날 때 세계 4위였던 미국의 경제력은 19말 영국을 밀어내고 1위가 된다.

저자는 남북전쟁으로 국가의 방향에 대한 논쟁에서 북부의 자본가들이 이김으로써 미국은 이후 제국의 기초가 만들어졌고 날강도 귀족들이 지배하던 도금시대는 제국이 탄생한 시기엿다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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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머러티 - 데이터로 세상을 지배하는 사람들
스티븐 베이커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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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에서 사람은 숫자로 그려진다. 숫자로 사람을 생각하는 것은 그리 낯선 것이 아니다. PC가 생기기 이전에 등장한 바코드는 유통에 혁명을 일으켰다. 물건을 계산할 때마다 품목마다 재고량이 실시간으로 체크되면서 언제 어디에 어떤 물건을 가져다 놓아야 할지 쉽게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이 어떤 물건을 얼마에 살지 알아내는 것은 비즈니스의 성배이다. 그것을 예측할 데이터를 누가 쥐는가는 권력을 쥔다는 말이 된다. 바코드의 등장과 함께 권력은 제조업체에서 유통업체로 이동했다.

그러나 거기까지 였다. 유통업자는 판매정보를 쥐게 되면서 어떤 품목을 어느 점포에 얼마나 준비해야 할지 예측할 수 있게 되었지만 왜 그것인지 누가 그것을 원하는지는 알 수 없엇다. 바코드로 읽어낼 수 있는 데이터는 총량(aggregate)이지 구매자를 단위로 개별화된 데이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구매자 단위의 정보를 가질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판촉이 훨씬 쉬워진다. 지금까지 구매패턴을 추적할 수 있다면 그에 따라 어떤 물건을 살지 예측하기 쉬워진다.

그런 정보를 얻기 위해 매장에 회원카드를 발급하고 할인혜택을 주며 카트에 회원카드를 스캔하면 카트의 디스플레이에 매장의 어디서 할인행사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띄울 수 있고 어디에 가면 어떤 물건이 있다고 알려줄 수 있다.

사람의 행동을 숫자로 읽어 예측하려는 것은 유통업자만이 아니다. 이전까지 대규모 고객데이터는 유통업자와 신용카드 회사나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의 확산으로 데이터는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아 문제가 되엇다.

컴퓨터에 앉아 클릭하고 타이핑하는 우리의 모든 행동이 우리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된다.

구글이 좋은 예이다. 구글의 검색창에 오타를 내면 구글은 우리에게 원래 이런 단어를 입력하려 하지 않았습니까? 하고 묻는다. 그리고 우리가 구글이 찾아주기 원하는 검색결과는 우리같이 무엇을 찾아달라고 한 사람들이 웹서핑을 하면서 구글에게 알려준 선호도에 따라 구글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검색결과는 더 좋아진다.

구글이 찾아준 웹 사이트에 들어가 보게 되는 광고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컴퓨터에 기록된 쿠키를 읽고 지금까지 우리의 선호도를 짐작해 그에 근접하는 광고를 띄워 광고효과를 올린다.

이책의 저자는 그외에도 선거운동에 유권자의 지지성향을 예측해 그에 맞게 DM을 발송하고 선거유세 계획을 조정하는 선거 마케팅에서 어떻게 데이터 마이닝이 적용되고 있는지; 블로그의 어휘들을 분석해 블로그 필자가 어떤 사람인지 추측하고 그에 따라 사람들 사이의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는지 예측하는 마케팅에 데이터 마이닝이 어떻게 응용되는지; 테러리스트를 찾아내고 추적하는데 어떻게 응용되는지; 앞으로 의료나 연애에 어떻게 응용될지 등을 보여준다.

그러나 저자는 어디까지나 지금의 데이터 마이닝의 수준은 초창기일 뿐이며 한계가 분명하다고 말한다. 문제는 여러가지이다. 사람의 행동을 숫자로 모델링한다는 자체에 validity의 문제가 있다. 사람의 심리는 수학적 모델이 아니다. 그런데 그것을 수학적 모델로 번역한다면 많은 오차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런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지금 수준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기 때문에도 많은 한계가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예측을 한다고 하지만 예측을 하려면 인과관계가 성립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수준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인과관계가 아니라 기껏해야 상관관계 정도에 불과하다. 

더 실제적인 문제는 데이터 자체의 한계이다. 수학적으로 모델링하기 위해선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데이터 마이닝의 결과는 지금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이상일 수 없다. GIGO(Garbage in Garbage Out)

저자는 그런 이유로 이책을 이렇게 끝낸다. "이 사람들 분석 제대로 한 거야? 이거 나 맞아?"

그러나 데이터 마이닝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하루가 다르게 달라진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나은 분야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면 미래는 빅 브러더의 세계인가? 저자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보험회사는 우리의 데이터를 근거로 아예 처음부터 의료보험가입을 거부할 수 있을 것이고 정부도 우리의 데이터를 쥐고 범죄자 취급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데이터 자체는 중립적이라고 말한다. 데이터가 누구의 것이냐를 가리는 조치가 제도화될 것이므로 큰 문제는 없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오히려 그 데이터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관한 약간의 지식만 있다면 데이터의 주인으로서 우리 자신에게 얼마든지 유리하도록 바꿀 힘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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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i 2010-08-13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가 동하는 책이네요. 결론도 인상적이고요^^

Lulu 2010-08-13 15:25   좋아요 0 | URL
읽을 만합니다 ^^ 그러나 결론은 좀 얼버무리더군요. 그래서 서평에도 제대로 쓰기가 어려웠습니다
 
심령 카툰 - 보이지 않는 영과 혼의 세계를 찾아가는 카툰 라이프
오차원 지음 / 펜타그램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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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이책은 '백귀야행',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 또는 '샤먼 시스터즈'와 비슷한 류의 책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책은 그런 만화와는 다른 종류의 책이다.

우선 책을 열면 보통 만화와는 다른 식으로 구성된 지면을 보게 된다. 보통 만화라면 컷으로 구분되고 말풍선이 있는 그런 구성이지만 이책은 만화라기보다는 글에 가깝다. 그림은 그 글에 대한 일러스트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한 구성이다.

두번째 차이점은 이책은 독자를 위해 만들어졌다기 보다 저자 자신을 위해 쓰여졌다는 것이다.

앞에서 든 일본만화들의 경우 목표는 재미에 있다. '신들의 나라'라는 별명에 맞게 부뚜막에도 신이 있는 나라인 일본은 수백만의 신이 모셔지는 나라이다. 그런 나라인만큼 오컬트 장르의 소재거리가 풍부하고 소재가 많다보니 재미있다.

그런 만화를 보면서 재미를 느끼기 그 스토리를 실제라고 생각하고 오싹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책은 그런 재미를 위해 쓰여진 책이 아니다.

저자는 이책의 소재를 저자 자신의 체험으로 한정하고 있다. 자신은 평범한 일반인일 뿐이라 말하는 저자의 체험에 한정되다 보니 이렇다할 스토리도 없고 일본만화와 같은 재미도 없다.

이책은 독자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니라 저자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라는 물음에 답을 하기 위해 자신의 체험들이 어떤 것이고 그 의미를 알려고 하는 시도로서의 작업이다.

저자에 따르면 저자는 허약체질로 태어났고 기면증이란 문제를 가지고 잇다는 것 이외에는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허약체질은 어쩔 수 없다지만 기면증은 심각한 문제였다. 시도 때도 없이 잠이 쏟아지기 때문에 50분짜리 수업도 제대로 집중할 수 없는 체질 때문에 학생시절에도 많은 문제를 겪었지만 사회생활도 제대로 하기 힘든 심각한 체질이다.

기면증이 심각한 것은 잠이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진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잠을 자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체질이니 허약한 것은 당연하고 늘 자신감이 없었다. 왜 그런 체질일까? 저자가 항상 불만이고 이유를 알고 싶어한 것은 당연하다.

저자는 그 원인을 자신이 영매체질이라는데서 찾는다. 잠을 잘 때 수도 없이 가위를 눌리고 깨어있을 때도 남들은 못보는 헛것을 보는 것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영매체질은 보통 신기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무당이 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저자는 무당이 될 정도로 영매체질이 강하지도 않은 어정쩡한 상태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다.

어정쩡한 체질은 잡귀들의 좋은 먹이감 이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위를 눌리고 헛것을 볼 때 저자는 꼭 악령이나 악귀라고 불러야 할 존재들을 본다. 그러고 나면 몸이 엉망이 된다.  에너지를 빨리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이책은 어릴 때부터 저자가 겪은 그런 체험들을 말하고 그 체험들이 어떤 것이었는가 저자가 신지학적으로 해석해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다르고 왜 다른가를 알려고 하는 노력이다.

이상이 이책의 성격을 설명해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책은 별 의미가 없다. 저자가 체험한 심령현상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체험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는 남의 일일 뿐이다. 사람들이 이런 류의 이야기를 미신이라 말하거나 미신이라고 말하지는 않더라도 재미거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험하지 못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러나 이책의 저자가 말하는 체험을 부정할 생각도 없다. 부정할 근거도 마찬가지로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 무당들의 체험이나 종교의 역사 그리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비슷한 체험들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 완전히 터무니없다고 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있을법한 이야기라고, 현실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이책을 본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현실을 사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그런 현실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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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전쟁 - 우주의 무기화가 불러올 미래 예측 보고서
헬렌 캘디컷 & 크레이그 아이젠드래스 지음, 김홍래 옮김 / 알마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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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우주를 무기화해 온 역사에 대한 책이면서 부시 행정부 시절 우주를 무기화하려는 시도에 대한 반대를 결론으로 하는 책이다. 세부적으로 우주무기화의 역사에 대한 각론과 왜 부시 행정부의 시도가 어리석은 일이며 무용할 뿐 아니라 미국의 안보에 유해하기까지 한지에 대해 설득력 있는 분석을 하고 잇다. 그러나 문제는 디테일이 아니라 책의 결론에 있다. 대부분의 경우 디테일이 유효하면 결론도 유효한데 이책은 반대이다. 재미있는 책이다.

저자들은 스푸트니크가 처음 발사된 이후부터 우주가 어떻게 군비경쟁의 무대가 되었는지 설명한다. 스푸트니크 쇼크 이후 미국과 소련의 경쟁은 자존심 차원이었다. 비싼 돈을 쏟아부어 달에 사람을 보낸다는 생각 자체가 유용성보다는 자존심의 문제였다. 그러나 우주를 놓고 미소가 벌인 경쟁은 군사적으로 실질적 의미가 있었다.

미국이 소련을 감시하려면 정찰기를 띄워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흐루시초프 시절 U2가 격추된 이후 다른 대안이 필요했다. 정찰위성이 탁월한 대안으로 제시된다. 서로를 확실하게 감시할 수 있게 되면서 핵공격을 조기에 감지하고 상대가 핵감축 조약을 충실히 이행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미국과 소련의 관계를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80년대까지 우주의 군사적 이용은 이런 정도였다.

그러나 레이건 대통령은 스타워즈 계획을 내걸면서 우주의 군사화를 새로운 차원에 올려놓는다. 그러나 그의 기여는 거기까지였다. 핵미사일을 우주에서 차단한다는 것은 생각은 좋으나 실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증명된다.

ICBM은 비싼 무기이다. 이 장비의 가격은 위성발사에 쓰는 미사일이 동일한 기술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 비싼 장비에 달랑 탄두 하나만 쓸리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적재량이 많기 때문에 풍선을 이용한 더미 탄두를 무더기로 적재할 수 있다. 대기권을 위성무기로는 ICBM 한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탄두들을 모두 저지하기도 벅차다. 그런데 거기에 가짜 풍선 탄두가 무더기로 쏟아진다면?

탄두를 공격한다는 자체가 아직 실용적이지 않은 단계에서 가짜들을 식별할 수도 없는 기술 수준으로는 스타워즈는 무용지물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그 계획을 버리지 않는다. 아들 부시대까지 끈질기게 이어내려온다.

그 이유는 그리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무용지물인 계획이지만 군사적 패권의 미래는 우주에 있기 때문이다. 우주를 선점한다면 미국의 우위는 지금보다 한참을 앞서게 되어 다른 나라들이 넘보기 힘들게 된다.

미사일 방어계획은 그런 우주에서의 패권을 위한 기초작업이다. 미사일을 방어한다는 효과가 의심스럽더라도 별 문제될 것이 없다. 그 계획에서 개발되는 기술들은 위성을 공격하는데 쉽게 응용될 수 있고 지상을 폭격하는 수단으로 쉽게 전용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들은 우주를 군사화할 이유가 충분한가라고 질문한다. 어차피 미국의 우위는 절대적이다. 지금 미국의 힘을 이용해 미국은 물론 다른 나라들이 우주를 군사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조약을 만든다면 예산적자에 시달리면서 돈을 우주에 버리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우주가 전쟁의 미래라는 것은 미국만 아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 우주를 군사화한다면 중국이나 러시아도 어쩔 수 없이 미국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에 뛰어들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된다면 우주에서 군비경쟁이 시작될 것이고 미국은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돈을 들어 부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만족할만한 우위는 차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상이 이책의 논점이다. 이책에는 그외에도 여러가지가 나온다. 그러나 현실적인 내용은 위에서 요약한 정도이다. 이책의 문제는 위에서 요약하지 않은 부분들에 있다. 가령 저자들은 우주군비경쟁에 부을 돈을 해외원조에 쓴다면 미국의 안보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원조가 실제 어떻게 낭비되는지 안다면, 원조가 얼마나 무익하게 낭비되는지 현실을 안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저자들의 전제는 상당부분이 낭만적인 즉 비현실적인 부분들이 있다. 가령 우주를 조약만으로 비군사적 영역으로 놔둘 수 있다는 생각은 천진한 생각이다. 현재의 기술로는 별 효과가 없기에 당장 경제적 재난에 직면한 지금으로서는 별 매력이 없을 수 잇다. 그러나 결국 우주는 군사화될 수 밖에 없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주를 쉽게 효과적으로 군사화할 수 있는 기술단계에 잇다면 누가 그 유혹을 뿌리치겠는가?

이책에서 보아야 할 것은 저자들의 현실을 분석하는 디테일에 잇지 그들의 처방에 잇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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