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 카툰 - 보이지 않는 영과 혼의 세계를 찾아가는 카툰 라이프
오차원 지음 / 펜타그램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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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이책은 '백귀야행',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 또는 '샤먼 시스터즈'와 비슷한 류의 책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책은 그런 만화와는 다른 종류의 책이다.

우선 책을 열면 보통 만화와는 다른 식으로 구성된 지면을 보게 된다. 보통 만화라면 컷으로 구분되고 말풍선이 있는 그런 구성이지만 이책은 만화라기보다는 글에 가깝다. 그림은 그 글에 대한 일러스트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한 구성이다.

두번째 차이점은 이책은 독자를 위해 만들어졌다기 보다 저자 자신을 위해 쓰여졌다는 것이다.

앞에서 든 일본만화들의 경우 목표는 재미에 있다. '신들의 나라'라는 별명에 맞게 부뚜막에도 신이 있는 나라인 일본은 수백만의 신이 모셔지는 나라이다. 그런 나라인만큼 오컬트 장르의 소재거리가 풍부하고 소재가 많다보니 재미있다.

그런 만화를 보면서 재미를 느끼기 그 스토리를 실제라고 생각하고 오싹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책은 그런 재미를 위해 쓰여진 책이 아니다.

저자는 이책의 소재를 저자 자신의 체험으로 한정하고 있다. 자신은 평범한 일반인일 뿐이라 말하는 저자의 체험에 한정되다 보니 이렇다할 스토리도 없고 일본만화와 같은 재미도 없다.

이책은 독자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니라 저자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라는 물음에 답을 하기 위해 자신의 체험들이 어떤 것이고 그 의미를 알려고 하는 시도로서의 작업이다.

저자에 따르면 저자는 허약체질로 태어났고 기면증이란 문제를 가지고 잇다는 것 이외에는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허약체질은 어쩔 수 없다지만 기면증은 심각한 문제였다. 시도 때도 없이 잠이 쏟아지기 때문에 50분짜리 수업도 제대로 집중할 수 없는 체질 때문에 학생시절에도 많은 문제를 겪었지만 사회생활도 제대로 하기 힘든 심각한 체질이다.

기면증이 심각한 것은 잠이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진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잠을 자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체질이니 허약한 것은 당연하고 늘 자신감이 없었다. 왜 그런 체질일까? 저자가 항상 불만이고 이유를 알고 싶어한 것은 당연하다.

저자는 그 원인을 자신이 영매체질이라는데서 찾는다. 잠을 잘 때 수도 없이 가위를 눌리고 깨어있을 때도 남들은 못보는 헛것을 보는 것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영매체질은 보통 신기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무당이 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저자는 무당이 될 정도로 영매체질이 강하지도 않은 어정쩡한 상태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다.

어정쩡한 체질은 잡귀들의 좋은 먹이감 이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위를 눌리고 헛것을 볼 때 저자는 꼭 악령이나 악귀라고 불러야 할 존재들을 본다. 그러고 나면 몸이 엉망이 된다.  에너지를 빨리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이책은 어릴 때부터 저자가 겪은 그런 체험들을 말하고 그 체험들이 어떤 것이었는가 저자가 신지학적으로 해석해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다르고 왜 다른가를 알려고 하는 노력이다.

이상이 이책의 성격을 설명해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책은 별 의미가 없다. 저자가 체험한 심령현상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체험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는 남의 일일 뿐이다. 사람들이 이런 류의 이야기를 미신이라 말하거나 미신이라고 말하지는 않더라도 재미거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험하지 못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러나 이책의 저자가 말하는 체험을 부정할 생각도 없다. 부정할 근거도 마찬가지로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 무당들의 체험이나 종교의 역사 그리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비슷한 체험들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 완전히 터무니없다고 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있을법한 이야기라고, 현실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이책을 본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현실을 사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그런 현실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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