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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전쟁 - 우주의 무기화가 불러올 미래 예측 보고서
헬렌 캘디컷 & 크레이그 아이젠드래스 지음, 김홍래 옮김 / 알마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책은 우주를 무기화해 온 역사에 대한 책이면서 부시 행정부 시절 우주를 무기화하려는 시도에 대한 반대를 결론으로 하는 책이다. 세부적으로 우주무기화의 역사에 대한 각론과 왜 부시 행정부의 시도가 어리석은 일이며 무용할 뿐 아니라 미국의 안보에 유해하기까지 한지에 대해 설득력 있는 분석을 하고 잇다. 그러나 문제는 디테일이 아니라 책의 결론에 있다. 대부분의 경우 디테일이 유효하면 결론도 유효한데 이책은 반대이다. 재미있는 책이다.
저자들은 스푸트니크가 처음 발사된 이후부터 우주가 어떻게 군비경쟁의 무대가 되었는지 설명한다. 스푸트니크 쇼크 이후 미국과 소련의 경쟁은 자존심 차원이었다. 비싼 돈을 쏟아부어 달에 사람을 보낸다는 생각 자체가 유용성보다는 자존심의 문제였다. 그러나 우주를 놓고 미소가 벌인 경쟁은 군사적으로 실질적 의미가 있었다.
미국이 소련을 감시하려면 정찰기를 띄워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흐루시초프 시절 U2가 격추된 이후 다른 대안이 필요했다. 정찰위성이 탁월한 대안으로 제시된다. 서로를 확실하게 감시할 수 있게 되면서 핵공격을 조기에 감지하고 상대가 핵감축 조약을 충실히 이행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미국과 소련의 관계를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80년대까지 우주의 군사적 이용은 이런 정도였다.
그러나 레이건 대통령은 스타워즈 계획을 내걸면서 우주의 군사화를 새로운 차원에 올려놓는다. 그러나 그의 기여는 거기까지였다. 핵미사일을 우주에서 차단한다는 것은 생각은 좋으나 실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증명된다.
ICBM은 비싼 무기이다. 이 장비의 가격은 위성발사에 쓰는 미사일이 동일한 기술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 비싼 장비에 달랑 탄두 하나만 쓸리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적재량이 많기 때문에 풍선을 이용한 더미 탄두를 무더기로 적재할 수 있다. 대기권을 위성무기로는 ICBM 한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탄두들을 모두 저지하기도 벅차다. 그런데 거기에 가짜 풍선 탄두가 무더기로 쏟아진다면?
탄두를 공격한다는 자체가 아직 실용적이지 않은 단계에서 가짜들을 식별할 수도 없는 기술 수준으로는 스타워즈는 무용지물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그 계획을 버리지 않는다. 아들 부시대까지 끈질기게 이어내려온다.
그 이유는 그리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무용지물인 계획이지만 군사적 패권의 미래는 우주에 있기 때문이다. 우주를 선점한다면 미국의 우위는 지금보다 한참을 앞서게 되어 다른 나라들이 넘보기 힘들게 된다.
미사일 방어계획은 그런 우주에서의 패권을 위한 기초작업이다. 미사일을 방어한다는 효과가 의심스럽더라도 별 문제될 것이 없다. 그 계획에서 개발되는 기술들은 위성을 공격하는데 쉽게 응용될 수 있고 지상을 폭격하는 수단으로 쉽게 전용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들은 우주를 군사화할 이유가 충분한가라고 질문한다. 어차피 미국의 우위는 절대적이다. 지금 미국의 힘을 이용해 미국은 물론 다른 나라들이 우주를 군사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조약을 만든다면 예산적자에 시달리면서 돈을 우주에 버리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우주가 전쟁의 미래라는 것은 미국만 아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 우주를 군사화한다면 중국이나 러시아도 어쩔 수 없이 미국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에 뛰어들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된다면 우주에서 군비경쟁이 시작될 것이고 미국은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돈을 들어 부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만족할만한 우위는 차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상이 이책의 논점이다. 이책에는 그외에도 여러가지가 나온다. 그러나 현실적인 내용은 위에서 요약한 정도이다. 이책의 문제는 위에서 요약하지 않은 부분들에 있다. 가령 저자들은 우주군비경쟁에 부을 돈을 해외원조에 쓴다면 미국의 안보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원조가 실제 어떻게 낭비되는지 안다면, 원조가 얼마나 무익하게 낭비되는지 현실을 안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저자들의 전제는 상당부분이 낭만적인 즉 비현실적인 부분들이 있다. 가령 우주를 조약만으로 비군사적 영역으로 놔둘 수 있다는 생각은 천진한 생각이다. 현재의 기술로는 별 효과가 없기에 당장 경제적 재난에 직면한 지금으로서는 별 매력이 없을 수 잇다. 그러나 결국 우주는 군사화될 수 밖에 없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주를 쉽게 효과적으로 군사화할 수 있는 기술단계에 잇다면 누가 그 유혹을 뿌리치겠는가?
이책에서 보아야 할 것은 저자들의 현실을 분석하는 디테일에 잇지 그들의 처방에 잇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