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꾸는 리더십 - 변혁의 정치 리더십 연구
제임스 맥그리거 번스 지음, 조중빈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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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정치학 연구서이다. 개설서나 기술서적과 달리 연구서는 책의 논의가 시작되는 질문이 있다. 이책의 질문은 정치의 혁신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이다. 이 질문은 맑스의 다음과 같은 말을 풀어가는 것에서 시작된다. "인간은 역사를 만든다. 그러나 원하는 대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세상은 인간이 만든다. 그러나 의도대로 세상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아는 것이다. 사회나 국가 세계의 규모가 아니더라도 개인의 수준에서도 뜻대로 일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회과학의 이론적 틀들이 시스템과 개인 사이를 왕래할 뿐 둘 사이의 균형을 잡아 사회를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그러한 문제이다. 시스템은 개인들이 만든 것이다. 그러나 개인들의 생각대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내용

이책의 대상은 정치사의 변혁들이다. 정치적 변혁은 새로운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순간들이다. 프랑스 혁명, 미국혁명, 중국혁명, 러시아혁명, 메이지유신 뉴딜 등이 그런 대표적 예들이다. 이런 변혁의 순간들을 보면 변혁을 만들어내는 것은 정치적 천재들로 보인다. 그러나 천재들의 결과물인 시스템은 반드시 천재들의 의도대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저자의 문제는 어떻게하면 정치적 변혁 달리 말해 정치적 혁신을 의도대로 굴러가게 하는가이다. 프랑스혁명과 러시아혁명은 고상한 이념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의도되지 않는 폭력의 폭발로 인한 혼란은 나폴레옹과 스탈린을 낳았고 이후 두 혁명은 괴물을 만들었다.

저자는 정치적 혁신을 고안하는 천재들의 리더십을 재정의하면서 이런 난관을 풀어보려 한다. 저자는 리더십을 리더와 추종자들의 집단현상으로 재정의하면서 리더십을 다시 살펴본다.

기업의 혁신이론들에서 다루어지듯이 혁신을 낳는 아이디어는 문제가 아니다. 그 아이디어가 혁신을 낳게되는 것은 기업조직의 정치적 과정을 거쳐서이다. CEO가 혁신을 지지하더라도 그것이 조직 구성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혁신은 좌초된다. 조직원들이 지지를 보내는 것은 그들의 공감을 얻고 그들의 가치와 이해관계에 부합될 때이다. 혁신은 근본적으로 정치적 동원의 과정이다. 이책이 다루는 정치적 리더십 역시 마찬가지이며 이책의 논지는 기업의 혁신과정을 정치사의 수많은 성공과 실패 사례들을 통해 구체적인 혁신 프로세스를 설명해보려는 것이다.

평가

이상이 이책의 개략적인 프레임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이책은 정치학 서적이지만 경영학 서적으로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책 읽는 재미도 있다. 이책에서 등장하는 정치사의 수 많은 사례들의 묘사는 저자의 의도에 따라 간략하면서 독특하게 재해석되고 있다. 상당수의 사례는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지만 저자의 독창적인 해석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러나 저자 자신의 목적인 리더십의 재해석 부분은 그런 재미가 없다. 사회이론 또는 정치이론가들의 명석함과 간략함이 부족하다. 그 원인은 저자 자신이 자신의 이론을 명료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이론들을 동원하고 개괄하고 있지만 단순히 나열에 그치는 인상이다. 그 이론들을 독자적으로 평가하고 통합해낼 저자 자신의 전망이 없기 때문이다. 리더십을 재해석한다는 이책의 주제는 흥미있다. 사회과학의 일반이론의 관점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도전을 완수해낼 능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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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의 기술 - 말 한마디로 사람의 기를 살리는
스즈키 요시유키 지음, 최현숙 옮김 / 거름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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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제목은 칭찬의 기술이지만 이책이 다루는 주제는 칭찬보다 넓다. 보통 배려, 경청, 겸손 감사 신뢰 등의 말로 지칭하는 것들을 모두 포괄하는 주제이다. 이책이 다루는 주제는 상대를 인정하는 것 즉 영어로 acknowledgement이다.

 

인간관계의 기초가 될 수 밖에 없는 대화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경청이다. 경청이란 상대가 말하는 것뿐 아니라 상대의 기분까지 감정까지 더 나아가 상대의 존재 자체를 인정한다는 태도를 말한다. 칭찬이 아부와 구분되는 것은 바로 상대에 대한 인정의 표현으로서이다. 그리고 이책이 말하는 것은 바로 상대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칭찬은 사실 가르칠 수 없는 것이다. 많은 책들에서 칭찬을 하려면 구체적으로 하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하려면 상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찰을 해야 한다. 칭찬을 할 때 기뻐하는 것은 칭찬 자체가 아니라 인정받았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책에서는 칭찬을 어떻게 하라는 방법들을 말하고 있다. 진심을 담아 구체적으로 하라 그리고 상대의 성격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칭찬을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말한다. 그러나 이책에서 배울 것은 상대를 인정하는 태도이다.

 

물론 남을 인정한다는 것은 진심에서 우러나와야 하는 것이고 노력을 해야 되는 것이기에 마음만 먹는다고 되지 않는다. 책 한권 읽는다고 되지 않는다. 해봐야 한다. 그러나 적어도 이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해온 것들을 돌아볼 계기를 가질 수는 있다.

 

그리고 이책의 장점은 상당히 구체적인 사례, 문화적으로 비슷한 일본의 기업조직과 스포츠팀을 상담한 저자의 풍부한 경험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이책의 내용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내용과 크게 다를 것은 없다. 물론 이책이 더 체계적이고 더 많은 사례가 담겨있지만 기본적인 메시지는 같다. 그러나 어느 조직에서나 만나게 되는 상황들을 책에서 보면서 더 많은 생각을 할 기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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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의 기술 - 도널드 트럼프 자서전
도널드 트럼프 지음, 이재호 옮김 / 김영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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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처음 열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디테일이다. 이책의 첫장은 저자의 정신없는 스케줄을 시간별로 날짜별로 나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경영자로서 신경써야 할 사업들과 만나야할 사람들 그리고 그에 대한 경영자로서의 계산과 의사결정이 가감없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몰래카메라식의 솔직함은 이책의 끝 페이지까지 이어진다. 별볼일 없는, 패기 밖에 내세울 것이 없는 젊은 저자가 어떻게 뉴욕 부동산업계에서 거물이 되는가를 굵직한 거래를 따라가며 거래의 디테일이 충실하게 재현된다.

이책에는 사업가로서 트럼프가 잘 드러난다. 자서전이지만 자랑보다 트럼프 자신이 생각하는 트럼프 자신이 솔직하게 그려지고 있다. 자신의 장점도 약점도 위업도 실수도 실패도 모두 드러낸다. 국내의 성공한 사람들이 쓴 책들에선 절대 볼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러면 이책에서 독자가 얻을 것은 무엇일까? 부동산 거래의 비법을 배울 수는 없다. 저자의 거래는 소위 큰손들의 거래이다. 수십억 수백억 단위의 재산으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거래이다. 그렇다면 디벨로퍼의 감각을 배울 수 있을까?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가 활동하는 뉴욕시나 미국 동부의 시장이 머리에 그려지지 않는 사람에겐 별 소용이 없다. 디테일을 뺀다면 기껏해야 기본원칙정도가 남는데 그정도는 굳이 이책에서 배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책에서 독자가 얻을 것은 성공한 사업가의 거래기술이 아닐까 싶다. 책 제목 그대로 거래의 기술이 이책의 주제라고 생각해야 한다. 실제 거래에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협상을 어떻게 해야하는가 타이밍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 무엇을 노려야 하고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가 또는 양보해야 하는가 등 협상에 관한 서적에서 읽는 내용들이 상당히 구체적인 맥락에서 설명되는 것이 이책의 장점이다. 다시 말해서 이책은 비즈니스 협상을 위한 사례집으로 읽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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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컬처의 모든 것 - 생각을 지배하는 눈의 진실과 환상
니콜라스 미르조에프 지음, 임산 옮김 / 홍시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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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와 90년대 초까지 유럽인 학자들의 허영심을 자극한 구조주의나 포스트모더니즘에 따르면 언어란 도구이다. 그러나 불행한 것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쓰이는 도구인 언어 또는 기호(이책이 대상으로 하는 시각적 기호)는 도구와 같을 수가 없다. 어디까지나 메시지에 대해 기호는 임의적 (소쉬르의 말에 따르면) 또는 우연적이다. 그러므로 기호와 메시지의 관계는 (이책의 용어에 따르면) 유사성의 원칙이 아니라 표상의 원칙을 따른다.

문제는 그림이나 사진과 같이 기호가 전달하려는 내용과 유사하다고 생각되는 시각기호의 문제이다. 이책의 논리적 전제는 시각기호도 기호이기 때문에 메시지와 기호는 유사성의 원칙이 아니라 표상의 원칙을 따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쟁은 원근법이 태어날 때부터 전개된 것이다. 그러나 시각문화의 외연이 미술이 사진을 거쳐 영화, 그리고 가상현실로 확대되면서 시각기호 역시 다른 기호들과 마찬가지로 유사성이 아니라 표상의 원칙에 따른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가상현실과 같은 경우 어떤 원본과도 유사한 것이 아니다. 기호 자체가 현실을 표상하고 있는 그 자체가 현실이다.

이상이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의 근간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별스럽지도 않은 퓨평범한 주장을 하기 위해 저자가 쓰고 있는 텍스트는 지독하게 현학적이다. 유럽인 학자들의 대부분을 생각할 때면 인간적으로 가까이 하고 싶지 않다. 글을 보면 그 인격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들의 글은 독자가 무엇을 알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런 정도로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자랑하기 위한 수단이다. 왜 글을 쓰는지 아주 궁금해진다. 이책에는 수많은 현학적인 학자들의 글을 인용하면서 나는 이정도로 많이 읽었다고 자랑하고 싶은 심리 밖에 보이지 않는다. 무슨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파악하려면 엄청난 머리싸움을 해야한다. 그러나 그러고 나서도 건지는 내용은 극히 적다. 시간낭비다.

이책은 영상문화학에 관한 대학원 과정 교과서로 쓰여진 책이다. 그러나 내용은 전혀 무엇을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다.

대학원 시절 많은 논문을 보아야 했다. 그러나 코스의 텍스트로 채택된 것이 아니고 개인적으로 선택하는 경우 가급적 유럽인 학자가 쓴 것은 내용이 어떻든 배재했다.

왜냐하면 유럽인이 쓴 글은 도대체가 알아먹을 수가 없게 쓰였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현학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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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서 성공으로
프랭크 베트거 지음, 최염순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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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세일즈를 어떻게 잘 할 수 있는가에 관한 책이다. 1947년에 출간되어 환갑이 넘은 책을 지금 읽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고 물을 수 있다. 다시 말해 그 많은 시간을 넘어 이책이 읽히는 힘은 무엇인가? 사실 이책에서 말하는 세일즈 기법들은 다른 세일즈 서적들에서 모두 반복되는 것이다. 이책의 목차만 봐도 그렇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리고 저자가 이책을 썼을 때도 이책의 내용은 낯선 것이 아니었다. 저자 자신이  책에서 언급하듯이 그는 자신의 경력이 막힐 때마다 수많은 세일즈 서적을 읽고 그 내용을 실제 세일즈에 적용했다.

그러나 이책이 세일즈 분야의 고전으로 불리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책에는 고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힘이 있다. 오리지널한 책을 우리는 고전이라 부른다. 고전이 고전이 되는 이유는 그 책의 내용이 발견되기 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그 시행착오에서 정답을 찾아내기까지의 맥락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깔끔하게 정답만 정리된 책은 그러한 맥락이 없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설득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왜 이것이어야 하는지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것은 독자가 그 정답이 얻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다. 독자 스스로 답을 찾았을 때 독자는 그 답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 답을 이해할 수 있다.

이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기법을 발견하기 까지 자신의 부끄러운 시행착오들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 시행착오를 보여주기에 독자는 왜 저자가 그 기법을 소중하게 생각하는가 이해하게 되며 독자 자신도 저자의 느낌을 공유하게 된다.

가장 좋은 책은 독자를 설득하는 책이다. 그리고 이책은 독자를 설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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