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의 기술 - 도널드 트럼프 자서전
도널드 트럼프 지음, 이재호 옮김 / 김영사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책을 처음 열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디테일이다. 이책의 첫장은 저자의 정신없는 스케줄을 시간별로 날짜별로 나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경영자로서 신경써야 할 사업들과 만나야할 사람들 그리고 그에 대한 경영자로서의 계산과 의사결정이 가감없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몰래카메라식의 솔직함은 이책의 끝 페이지까지 이어진다. 별볼일 없는, 패기 밖에 내세울 것이 없는 젊은 저자가 어떻게 뉴욕 부동산업계에서 거물이 되는가를 굵직한 거래를 따라가며 거래의 디테일이 충실하게 재현된다.

이책에는 사업가로서 트럼프가 잘 드러난다. 자서전이지만 자랑보다 트럼프 자신이 생각하는 트럼프 자신이 솔직하게 그려지고 있다. 자신의 장점도 약점도 위업도 실수도 실패도 모두 드러낸다. 국내의 성공한 사람들이 쓴 책들에선 절대 볼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러면 이책에서 독자가 얻을 것은 무엇일까? 부동산 거래의 비법을 배울 수는 없다. 저자의 거래는 소위 큰손들의 거래이다. 수십억 수백억 단위의 재산으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거래이다. 그렇다면 디벨로퍼의 감각을 배울 수 있을까?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가 활동하는 뉴욕시나 미국 동부의 시장이 머리에 그려지지 않는 사람에겐 별 소용이 없다. 디테일을 뺀다면 기껏해야 기본원칙정도가 남는데 그정도는 굳이 이책에서 배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책에서 독자가 얻을 것은 성공한 사업가의 거래기술이 아닐까 싶다. 책 제목 그대로 거래의 기술이 이책의 주제라고 생각해야 한다. 실제 거래에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협상을 어떻게 해야하는가 타이밍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 무엇을 노려야 하고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가 또는 양보해야 하는가 등 협상에 관한 서적에서 읽는 내용들이 상당히 구체적인 맥락에서 설명되는 것이 이책의 장점이다. 다시 말해서 이책은 비즈니스 협상을 위한 사례집으로 읽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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