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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빈 바우어, 맥킨지의 모든 것
엘리자베스 하스 에더샤임 지음, 안진환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이책은 맥킨지의 실질적인 창업자 마빈 바우어의 전기이다. 현직 컨설턴트인 이책의 저자는 맥킨지 동문의 한사람으로서 마빈 바우어와 잘 알고 지냈다. 마빈 바우어 사후에 출간된 이책은 그가 죽기 직전에 저자가 행한 길고 긴 인터뷰와 맥킨지에서 근무했던 이들과 맥킨지의 고객이었던 사람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만들어진 책이다.
'피터 드러커 마지막 통찰'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저자의 다른 책과 마찬가지 방법으로 쓰여진 이책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컨설턴트가 고객의 회사를 조사하듯 발로 뛰면서 캐어낸 방대한 자료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졋다(자세한 것은 본 리뷰어의 그책에 관한 리뷰를 보기 바란다). 그렇기 때문인지 피터 드러커가 무슨 생각을 했고 무슨 말을 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 즉 그의 사고방식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던 저자의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이책에선 경영자로서 마빈 바우어의 리더십을 느낄 수 있다. 마치 책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마빈 바우어가 경영하는 회사에 내가 근무하면서 그의 인품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이책은 컨설팅 업체로서의 맥킨지에 관한 책도 아니며 자연인으로서의 마빈 바우어에 관한 책도 아니다. 이책은 전문인으로서의 경영 컨설턴트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정의했고 그 역할모델이 되어주었던 마빈 바우어에 관한 책이다.
내용
마빈 바우어가 경영 컨설턴트가 된 것은 우연이었다. 그가 대학을 졸업했을 때만 하더라도 경영 컨설턴트란 직업은 없었다. 하버드 법학대학원을 졸업한 마빈 바우어는 존스테이트란 로펌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일류 로펌에 들어갈 정도의 성적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성적을 올리기 위해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들어갔다. 방학동안 로펌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로펌의 주고객은 기업 경영자들이지만 로펌이 얼마나 경영적 안목이 부족한지 알게 되었고 경영학 학위가 취직에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서 였다.
마빈 바우어는 원하는 로펌에 들어가게 되었다. 당시는 대공황이 한창이던 30년대 초였고 그는 은행의 의뢰로 파산한 기업들의 뒷처리를 맡게 되었다. 그 일을 하면서 그는 경영자들의 능력이 부족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란다. 부족한 것은 그들의 능력이 아니라 적절한 정보가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기업의 수직적인 관료제는 기업 하부의 직원들이 가진 시장의 정보가 상부로 올라가는 통로를 막아버렸다. 경영자들이 현실로부터 고립되면서 기업이 실패하게 된 것이다. 그런 기업들을 조사하면서 마빈 바우어는 경영자들에게 조언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마빈 바우어가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비즈니스 서비스를 제공하던 업체들은 당시 회계와 엔지니어링 컨설팅을 담당하는 업체들이었다. 그중 시카고의 맥킨지는 마빈 바우어와 비슷한 관점을 가지고 잇었고 마빈은 맥킨지로 자리를 옮긴다. 몇년후 창업자 맥킨지가 사망한 후 회사를 인수한 마빈 바우어는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경영 컨설팅이란 지금까지 있어본 적이 없던 전문직을 만들게 된다.
마빈 바우어가 정의하는 컨설팅이란 당시까지 기업을 상대로 존재해왔던 전문직인 법률가, 회계사, 은행가 등의 직업윤리를 따르는 것이었다. 그의 생각을 가장 잘 나타내는 일화는 광고업계의 거물인 오길비의 이야기이다.
회사는 비전이 있어야 한다는 마빈 바우어의 말을 듣고 오길비는 미션 스테이트먼트를 작성해 마빈에게 보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핀잔이었다. 서비스업이 수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고객의 이익이 희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길비는 첫번째로 수익극대화를 올렸던 것이다. 마빈의 말을 듣고 그는 수익을 맨 마지막인 7번째로 내려놓았다. 그러나 광고는 고객의 매출을 늘리는 것 이외에는 어떤 목적도 없다는 오길비의 말을 생각하면 오길비 역시 마빈의 비즈니스 서비스에 대한 생각을 공유한 것같다.
마빈은 경영 컨설팅은 고객에게 봉사하는 것이라 정의한다. 너무나 진부하고 뻔한 말이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 컨설턴트가 가져야할 자세는 전혀 그렇지 않다. 고객에게 봉사하기 위해 컨설턴트는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객이 기분나빠하더라도 고객의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자신이 제안한 방법대로 문제를 고칠 때 기쁨을 느껴야지 보수를 받을 때가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순간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돈의 노예가 아니라 전문가란 긍지로 먹고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는 다르지만 그런 직업관이 지배적이었던 당시 미국의 법률가, 의사, 회계사, 은행가등의 전문직에서 공통된 가치관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직업윤리만이 마빈 바우어가 컨설턴트를 정의한 기준은 아니엇다. 그의 인품 자체가 컨설턴트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정의햇다. 이책을 읽다보면 그려지는 마빈 바우어는 다소 내성적이고 말이 적은 사람이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카리스마나 대단한 매력은 없지만 겸손하다 배려할 줄 안다. 마음이 따뜻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러나 자신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있으며 자신이 옮다고 느끼는 것은 굽힐 줄 모르는 사람이다. 짐 콜린스가 Good to Great에서 묘사한 CEO들과 비슷하다. 물론 이런 사람만이 컨설팅업계에 있는 것도 아니고 맥킨지 동문들이 다 그런 사람들도 아니다. 그러나 마빈 바우어가 정의한 직업인으로서의 컨설턴트와 자질은 이후 컨설팅업계를 정의하였다.
평가
이책은 앞에서 말했듯이 맥킨지에 관한 책도 아니고 맥킨지식 전략적 사고에 관한 책도 아니며 컨설팅업계의 역사도 아니다. 단지 마빈 바우어란 사람에 관한 책일 뿐이다. 그러나 이책을 통해 마빈 바우어를 아는 것만으로도 이책의 가치는 충분하고 넘친다. 피터 드러커에 관한 저자의 다른 책처럼 이책 역시 매우 잘 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