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다니느라 근 한달을 바쁘게 보내고 있다.

놀라운 건, 낯선 사람들 틈에서 제법 잘 버티고 있다는 사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건, 이런 내가 별로 달갑지 않다는 거다.

나는 사실 어렸을 때부터 수줍음이 많았다. 공상이 많았고, 말도 잘 못했다. 학교에서는 모범생으로 선생님들로부터 칭찬을 받았으나, 실은 그닥 모범생 스탈일은 아니었다. 일테면 이런 식이다.

국민학교 때 우리 반에 조손 가정의 명순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키는 나보다 크고 얼굴이 작고 하얬던 앤데 눈이 작으면서도 겁이 많았던 것 같다. 그애는 그닥 말이 없이 뒤쪽에 앉아있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애였다.


그애가 읍내로 가려면 우리 동네를 지나야 했다. 그런 애의 길을 막고 못가게 겁을 준 기억이 몇 번 있다. 

말은 없지만 두려움이 깃든 눈빛...

(명순아 미안,지금이라도 사과할게..받아줘.)


이후 나는 아무탈 없이 공부잘하고 말잘듣는 모범생으로 보이는 삶을 살았다. 물론 항상 그랬던 건 아니지만, 모범생이라는 단어를 보면 어린 시절 내가 저질렀던 몇 번의 그 비행이 떠오른다.


인간이란 그런 거다. 마음속을 살피면 어떤 것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 


근데 왜 느닷없이 이런 이야기가 나왔더라....음....아무튼 내가 요즘 생각보다 타인들 틈에서 잘 지내는 게 영 본성에 안어울린다는 느낌이 들며, 불편하다는 거다..잘지내는 자신이 영 낯설다고나 할까...내가 원래 이랬나?엉? 나 이런 여자였어?

뭐 이런 심정....


자신을 알아보는데 몇 년이 더 있어야 할까...어떤 아는 이가 쓴 에세이를 우연히 읽었다. 뭐 딴 건 모르겠고, 읽었던 책도 여러번 다시 읽으면 새로운 것이 보인다..자신도 여러번 보고 또 돌이켜 보면, 새로운 구석을 발견한다 뭐 그런 요지였던 것 같은데...."여러번 읽으면" 이란 말에, 문득 숨이 멈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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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2-10-29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성에 관심이 있으십니까? ㅋ~
고미숙의 '누드 글쓰기'랑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를 한번 읽어 보세요~

마태우스 2012-11-12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비행으로 얼룩져 있더라고요. 그나저나 눈 작은 아이를 괴롭히다니요, 동병상련인지라 명순씨가 갑자기 우리편 같아요!
 

비밀을 말해 버렸다.

공유자가 몇 명 되는 걸 생각해 보면, 이제 그닥 비밀같지 않게 되어 버린그 사실!

심장이 조금 두근거렸다.

아  또 나의 즉흥성은, 바닥을 모르는구나..

어디까지 갈 것인가...


그리고 또 합리화를 한다.. 어쩌면 나는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어떤 지경으로 나를 몰아가고, 또 돌아올 수 없도록 나를 끌고 가서, 한가닥 허황된 기대조차도 부질없다는 암시를 끊임없이 하고 있는 것은,  실은 나자신이 두렵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내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나는 어떤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것을...무의식은 눈치채고 있고, 나를 방어하기 위해 이러는 것이라는....


출근길이 늦었다.

그런 적이 별 없는데 잠깐 졸았다. 

그리고 달디 단 마끼아또를 상상하며, 주문한다.

한 모금을 마셨는데,,단맛보다는 쓴 맛이 더 강하다..


그래 단 것을 기대했는데, 막상 쓴 맛이라니....


나의 어떤 행동과 너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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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2012-10-16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어떤 행동과도 많이 닮았군요.^^
 




"자기혐오와 타자에 대한 공격성"


실비아 플라스, 그녀를 문득 발견하였다. 아니 그녀를 발견한 게 아니라, 이름 6자를 눈으로 보았다.

서른 살에 자살한 그 여인을 생각하면 어김없이, 기네스 펠트로가 연기했던 실비아라는 영화도 떠오른다.

그리고 강남 코엑스 메가박스가 생각나고, 그 날 좀 늦은 그 남자도 연이어 기억난다.

첫번째 장면을 놓쳐버린 우리들!!!

영원히 첫장면 없는 영화가 되어버렸지.


연인들의 놀이라는 게, 실은 그닥 풍부하지 못한 건 사실이다. 영화보기, 미술관 관람하기, 발레보기,음악회 가기,함께 걷기, 등산하기, 비오는날 드라이브 하기, 팩스로 시 보내기,문자보내기, 제주도 가기..서점가기, 함께 책고르기, 같은 작가 같은 책 한권씩 가지기, 수영하기, 테니스하기,포켓볼하기, 마주앉아 밥먹기,재밌는 유머 속삭이기,자전거 타기...함께 여행하기.. 또또또..


새로운 게 없는 건 맞아.

모든 연인들의 놀이는 비슷할거야.


다시 그 실비아 플라스.


왜 그녀 생각이 이어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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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1 ㅣ 펭귄클래식 91
빅토르 위고 지음, 이형식 옮김 / 펭귄클래식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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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 순간이 있다.

위고, 할아버지의 사진, 책 앞면에 있던 그 고뇌어린 포즈도 마음에 들었는데, 다 읽고 나니, 마치 거대한 격정의 시대를 내 온몸으로 살아낸 듯, 여기저기가 쑤셨다.


장 발장은 프랑스 혁명의 기치,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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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10-04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권까지 다 읽은거에요, 테레사님? 울었어요?

테레사 2012-10-04 12:36   좋아요 0 | URL
네네...^^; 장발장이 꼬제트와 마리우스를 병석에서 만나는 장면에서 울었어요. 너무 서러웠어요..그게 뭔지 모르겠지만..암튼....가슴이 벅차더라고요.그리고 마지막, 그의 묘비석과...군데 군데 울게 만드는 장면들이 있었어요..
참 슬프고도 장엄한 작품이에요.
 

불행한 결혼의 피해자는 누구인가?


두 당사자? 

맞다.

그리고 당연히 그 두 당사자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도 포함된다.


오늘 특히 그런 생각을 한다.

어떤 늙은 여인의 푸념과 원망을 들으며, 실은 괴로운 이들은 자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결혼의 준비가 안된 어른 아닌 어른들이 결혼을 하게 되면, 키우면서 세월이 가면서 지혜를 터득하고 마음이 자라 어른이 되거나 부모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세월이 아무리 흐르고 자식들이 자라도, 당췌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혹시 내가 그런 유전자를 물려받은 게 아닌지, 두렵다.

혹시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생겨도, 이 사실을 누누히 나자신에게 되묻고 짚어봐야 할 것이다..잊으면 안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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