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 ㅣ 창비시선 369
권혁웅 지음 / 창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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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이, 맴돈다...영원히 반복에 처하는 운명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는. 이건 자신감일까? 만족일까? 영원한 반복이야말로 인간에게 천형이 아니던가? 그래서인지 이 시집은, 자주 손에 올릴 것 같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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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짐승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9
모니카 마론 지음, 김미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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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가 나를 떠나고 나서 내인생에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지 않기로 했다는 여자에,나는 화들짝 놀라며 이 책을 꼭 읽어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읽고나서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우리의 정서는 동일한 언어로 표현되었으되 서로 다른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또다른 여자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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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러가지 병 중에 가장 고질적인 게, 심각병이다.

나는 대체로 심각하다.


심각하니 무겁고, 무거우니 가라앉고, 가라앉아 있으니 허우적댄다.

일찍이 가벼움과 무거움에 대한 쿤데라의 해석에 동한 적도 있으나, 대충 무거운 것에 대한 강박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그래 인생을 즐길 수가 없었던 거다. 

이 말은 곧 인생이 즐길 만한 것일 수도 있다는 뜻인가? 

뭐 그런 자문도 따라오지만, 어쨌건 이상하게도 나는 즐거운 사람은 아니었다. 즐겁게 사는 사람, 즐겁게 먹는 사람, 즐겁게 친교하는 사람, 즐겁게 글을 쓰는 사람, 이 내게는 참 이상하게도 거리가 느껴졌다.


본성을 거스르며 살 수는 없겠지만,

나도 가끔 인생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어서 언제든 기회가 오면, 즐기고 싶다???

고 해놓고 보니, 뭔가 부도덕의 냄새, 방탕의 냄새가 풍긴다.하핫.

이게 나의 한계인가?

에리카 종을 읽고 있다. 아니 정확히는 그녀의 비행공포를 읽고 있다. 제목의 비행이 플라잉이 아니라 미스컨덕트인줄 알았다.


이 책은 수십년 전에 씌어졌지만, 현재성을 충분히 아니 넘치도록 갖는다. 나는 주인공의 갈망이 시대를 초월한다는 데 공감한다. 하지만 여전히 이사도라 처럼 살진 못할 것 같다. 나 역시 이곳을 떠나 멀리 비행하는 것이 두렵다.

이 비린내 나는 현실에 추호의 애정도 없지만, 그렇다고 이걸 던져버리고 자유로워질 용기는, 슬프게도 없다. 해서 오늘, 나는 우울하다. 바람이 너무 지나치게 불어서 우울하고, 해가 비치지 않아서도 우울하고(이건 생물학적으로도 자명한 사실), 빨래가 간밤에 어딘가로 다 날라가버려 우울하고, 점심 직후인데도 자제하지 못하고 닭강정을 1인분 이상 먹어버린 것도 우울하고, 저녁에 야근해야 하는 것도 우울하고 듣고 싶은 강의를 못들어서도 우울하다. 두달 넘게 다니는 병원의 치료가 여전히 효과가 안보여서도 우울하고,


대체로 오늘은 우울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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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3-11-25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해 하지 마세요, 테레사 님...
사실 알고 보면 우리 모두 우울한 구석이 있는 게 아닐까요.
한 번도 우울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있다면 그는 사람이 아니고 괴물일 듯...

우울하지만 우울하지 않은 척하고 살다 보면 진짜 우울하지 않은 삶이 돼요.
친구들과 웃고 떠들어 보세요. 전화로도 가능해요.
반대로 우울한 척하다 보면 진짜 우울한 삶이 돼요. 이것 깨달은지 얼마 되지 않아요.
마음먹은 대로 된다, 라는 진부한 생각이 아니고요,
우울함은 우울하다는 생각과 함께 진행된다는 깨달음을 얻었거든요.
우울하다는 생각이 우울함을 전염시킨다고나 할까요...
우울, 에 대해서 제가 일가견이 있는 사람인지라... 믿어도 됩니다. ^^


테레사 2013-11-26 15:04   좋아요 0 | URL
참으로 따뜻하신 펙님, 고맙습니다. 위로가 좀 되네요^^.
살면서 자신에게만큼 많이 상처받는 일이 또 있을까요?

섬 2013-11-27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하다는 얘긴 왠지 늘 위로가 돼요.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이런 거~ㅋ
내 인생에 이런 적이 있었나 싶게, 즐거운 집단에 소속돼서 즐겁게 살아 본 적도 있었지만, 본성에 새겨진 유쾌함은 아니었다는... 이런 일 저런 일 겪으면서 한 인생의 역사가 두터워져 가네요.^^ 누구라도..
 

퇴근시간이 다가오네.

인생은 타들어가는 촛불마냥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나는 어느덧 너 없이 산다.

한때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

너무 자주 일어나는 것이,

인생.

그런,깨달음을 주기 위해,

너는 나에게로 온 듯하다.

그것은 또 얼마나 무익한가.

불가역한 시간을

낸들 어떻게 할 수 있을까마는,

가끔씩 억울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


여태 이렇게 살았는데...



애인은 토막난 순대처럼 운다


를 읽고 있다.



시는, 단순에 읽어내려갈 수 없는 것이다.

시는, 줄거리에 익숙한 두뇌에 늘 배신감을 안겨준다.

시는 초와 분이 다르게 읽힌다.

같은 시도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다 다르다

시적 언어는 읽힐 때와 머금을 때가 다르다.

기분에 따라, 날씨에 따라, 장소에 따라,,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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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3-11-21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레사님~이 시집 좋은가요?
저는 이 시집이랑 [그리운 나무]랑 고민하다가 [그리운 나무] 샀거든요.

맞아요, 시는 단숨에 읽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문제는 아껴서 읽다가 올초에 산 시집을 아직도 읽고 있다는 거지요.^^

테레사 2013-11-21 14:59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음...뭐라 하기 어려운데....음식에 대한 비유들이 감각적으로 읽혔어요..근데 전..뭐 별로라고나 할까...기냥...박성우 시인의 시가 전 더 좋더라고요, 비교하자면..최근에 읽은 시집 중에서 ...ㅎㅎ 전 시를 읽어낼 만큼 순수하지 못한가 봐요.ㅎㅎ
 

요즘 통 책을 읽지 못했다.

아니 손에 들기조차 하지 않았다.

점점 무언가로부터 멀어지는 느낌이다.


반성의 미덕은, 추스림일 것이다.

그리고 나아감의 동기를 확인하는 것일 터이다.



"여전히 나 자신이 온전한 인간인지 알아보고 싶은 욕망"의 실천일 것이다.


또래보다 열살은 늦게 철이 드는 나로서는, 이제 겨우 그들이 십년 전쯤에 이미 체득했을 법한, 생의 기미를 겨우 감지하는 듯하다.

그래그래...이제 겨우, 공부를 왜 그리 안했던가와 직업인으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등등에 대한 일말의 기미 같은 거, 너무 늦게 오지만 말아줘.


"만일 당신이 생의 기미를 안다면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대학 때나 지금이나.. 나는 이 시구를 좋아한다. ....

그러고 보니 우리가 어떤 책을 읽게 되는 과정은 얼마나 불가사의한가.

하필 왜 , 그 책이어야 하는지, 어째서 꼭 그 책이었는지, 왜 그 책이 나의 눈에 띄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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