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랜만에 블론디의 마리아를 들었다. 듣다보니, 나의 감성코드는 70년대 락이 아닐까 싶었다. 나자레노의 러브헐츠까지 찾아 들었으니.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그런지, 온통 캐럴이다. 서울시청광장엔 보란듯,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빛나고 있다. 물론 부처님 오신날도 봉축 조형물이 설치되지만, 왠지 거부감이 덜하다. 헌데, 이 트리는 눈이 아프다. 그러고 보니, 우리집 맞은 편에 언제부터인가 십자가가 밤이면 밤마다 붉은 빛을 발하며 나의 수면을 방해하고 있다.


아무튼, 난 캐롤이 싫다. 이유는 딱히 뭐라 꼬집기 어렵지만, 넘 싫다. 그 넘쳐나는 조증이라니.

모든 캐롤송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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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죽었다.

모든 이슈 올킬!


나는 이 와중에 장기하와 얼굴들의 나를 받아주오 를 무한 반복 듣는다. 근데 이게 19금이란다.하하하..웃을 수밖에.


장기하, 어쨌든 나를 받아주오~~내 마음 헤집어 놓고. 나를 받아주오, 내마음 조각내 놓고 ..나를 받아주오. 내마음 바닥내 놓고.

절규다. 정말이지 절규다 그, 절규의 심정을 나, 이해한다.


콰이어트 걸 - 전작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의 주인공을 남자로 바꿔놓은 듯한,실은 별로 다를 것 없어 뵈는 작품. 차라리 여자와 원숭이가 더 새롭다고나 할까. 하지만, 여전히 신비로움,이 이런 느낌일까 싶은 아우라다. 

용의자X의 헌신 - 섬뜩한, 이라고 하기보단 뭐랄까 냉담한 어떤 슬픔, 사랑의 이상한 또하나의 단면을, 생각하게 하는. 헌신이라니..헌신말이다. 인간이란 종족은 참으로 이상해..야릇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시 읽어도 재밌는 이야기. 이상하게 수없이 변주되는 어른동화이기도 하다.서양 어른들은 이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걸까.아니면 이 이야기는 끝없이 변주될 수밖에 없는 보편적 무언가를 담고 있단 말인가. 거울나라의 앨리스 역시, 마지막은 굉장히 은유적이다.

신의축복이 로즈워터씨-아하, 커트 보네거트, 당신을 알게 되어 너무너무 다행이어요. 이 슬프고 우스꽝스런 세상에, 당신을 알게되어 다행이었습니다. 두고두고 당신 이야기를 읽겠습니다.

최종이론은 없다-최고의 책!으로 들고 싶다. 물리학이 추구하는 최종이론이 왜 불가능한지, 우리의 탄생과 죽음에 대해, 이 우주에서 인간의 의미에 대해, 이토록 철학적으로, 사실적으로 설명해 주는 것이 또 있으려나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역시, 빌 브라이슨은 실망을 시키기 않는다. 물론 내가 그의 재밌는 책만 고르는 재주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하하하

파르마의 수도원 1,2 -올해 최고의 연애소설. 뒤늦게 읽었으나, 역시 스탕달은 예리하고, 사랑스러운 작가다. 사랑과 열정에 대한 최고의 소설.

형사실프와 평행우주의 인생들 -금태섭 변호사가 잔뜩 칭찬을 해놓기도 하고, 또 평행우주를 소설로 어떻게 묘사할 수 있나 궁금해서 펼친 책이었는데, 실은 좀 김이 샜다. 하지만 작가의 이력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산소-닉레인의 책으론 두번째다. 그는 역시 대중적인 과학서를 쓸 줄 안다. 산소라니, 그 기체가 생물의 진화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최대한 친절하고 쉽게 썼다. 물론 처음 얼마간은 재밌게, 그러나 중간은 처음 맥락을 잊어버린 채, 그러나 끝까지 손을 놓지 않고 읽은 책

두근두근 내인생 - 별로 재미는 없었던 듯, 전작 단편들에 비해, 다만 연민을 느끼게 하는 어떤 인생에 대해, 썼다.

2011 제2회 젊은 작가상 수상집 - 기억이 별로 안난다. 에고...

열하일기(현암사)-의외로 재밌었던 고전. 한자로 썼다는 사실이 슬플 뿐.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내용과 번역이 이토록 따로 노는 책은 올해 별로 보지 못했다. 

달팽이 안단테 -그저 달팽이의 삶을 좀 따라해 보자는 정도의 다짐을 하게 한다. 허나, 책을 쓴 저자의 사물에 대한 겸손함은, 내가 배우고 싶었다.

누군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기발하고 재밌다.

정치가 우선한다 -유럽에서 사회민주주의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맥락을 짚어 준 멋진 책! 내가 사회민주주의자가 된다면, 이 책과 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 때문이리라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6 - 경복궁에 대해 깊이 알고 싶어서 산 책, 유홍준씨, 쫌 자랑이 비치긴 하지만, 멋진 미학자

로런스 시선(시집) -읽다 맘

절망 -생각보다 재밌는 책. 실은 나보코프에 대한 편견이 심했다. 볼세비키 혁명을 피해 망명한 귀족끄트머리로. 하지만, 이제 작가로 그를 보고 싶다

슬픔이 없는 15초(시집) -저런, 이것도 표제작을 제외하면, 실망스러웠다. 

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올해의 수확!

캥거루는 캥거루고 나는 나인데(시집) -역시, 에드가엘런포가 등장하는 한 편을 빼곤 일기를 읽는 듯한 느낌

닥치고 정치-하마터면 놓칠 뻔한 최고의 책! 이토록 예리하게 현시점을 분석한 책을 본 적이 없다, 너무 쉽고, 즐겁고, 쓸쓸하고, 하지만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다니, 나, 김어준 완죤 팬이닷!

음악 속으로-피아니스트들의 성장기. 음...뒤로 갈수록 지루하긴 했지만, 피아노라는 악기에 대해 무한 동경을 가지고 있던 터라,피아니스트들이 다루는 피아노곡들을 알게 된 것만도 소득.




점심시간을 이용해 짧게 기억을 더듬어서 품평을 해 보았다. 

우선 최악의 책은, 역시 한길사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내용이 아니라 번역때문에 무지 불편했다)

최고의 책은,....음......아직 몇일이 남긴 했지만,,현재 읽고 있는 책을 다 읽더라도 단연코 "닥치고 정치" 물론 최종이론은 없다도 손색이 없고, 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와 정치가 우선한다도 언급하고 싶은 책이다.


내년에는 또 어떤 멋지고, 사랑스러운 책과 만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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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남지 않은 올해, 뭘 했나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 올해, 난 어떤 책들을 읽었나.

나만의 올해 최고의 책과 최악의 책,을 선정해 보고 싶어, 수첩을 뒤적였다. 의외로 책을 읽지 않은 한 해여서 너무 너무 놀랐다. 나, 이런 여자였어?


한때 이 많은 읽을 거리, 재미난 것들을 뒤로하고 , 죽는 것이 너무 억울했다. 지금 당장 죽어도, 별 아쉬울 것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 딱 고것이 맘에 걸렸던 거다.

허나,나는 생각만큼 지성적이지 않아, 읽는 것보다는 자는 것이, 더 좋다. 인생의 3분의 1이 잠인데도, 여전히 나는 잠 속이 좋다. 솔직히 잠 아닌 지금의 이 시간이 혹시 잠속의 잠이 아닌지, 하는 장자 같은 생각을 해 보기도 하였다.

어쩌면 인간의 불가사의함은 잠속의 삶과 잠밖의 이중성에 있는게 아닌지하는. 아침에 일어나면 혹시 나의 몸 어딘가가 다른 삶을 산 흔적을 묻히고 있지 않을까 살펴본 적도 있다(역시 난 비현실적이야!).한창 삶의 중심을 잡아갈 어린 시절에 만화를 너무 많이 봤어.


하여간, 결론은 올해 난 책을 도무지 안읽었다. 거꾸로 말하면, 멋진 책이 올해 별로 없어서가 아닐까? 교양이라는 허위의식이라니...

내친구 이 모양은 거의 책을 안읽는다고 한다. 이유는 어린 시절 이미 너무 많은 독서를 해서라고. 곰곰 생각해 보면, 한 인간의 삶에서 독서 총량도 있는 것인지....흠....이모양을 보면, 지성과 독서량은 별 상관 관계가 없는듯..그녀는 정말이지 똑똑하고 지적이고, 날카롭다.


일단, 올해 읽은 책을 나열해 보고 평점을 줘 보자.


수첩을 잊어먹고 집에 두고 왔군...쩝..낼 평가해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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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12-16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첩을 잊어먹고 집에 두고 왔군, 에서 웃었어요.
내일 평가 꼭 해주세요. 저 테레사님의 올해 읽은 책들에 대한 평가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테레사 2011-12-20 14:50   좋아요 0 | URL
아, 오늘에야 단상에 불과한 품평을 했네요^^. 별로 대단할 것도 없는데,관심을 가져주시니, 왠지 얼굴이 뜨거워집니다. 해서 다락방님의 블로그에 다녀왔지요. 와우,,,이렇게...대단한 분이라니
 

장기하. 3년 전 여의도 공원-민주주의 관련 콘서트-에서 라이브로 처음 보고, 반했다. 

그 반함의 정체가, 사실은 "섹시함"이란 사실을 자각하는데, 오래 걸렸다.  

최근에 읽은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가 자각의 주요 매개체였다. 

물론 전혀 다른 이야기였지만. 

그러니까 이런거다. 

2002년 월드컵 열기로 온나라가 들썩일때, 그 남자들의 게임에 여자들까지 미친 듯 열광하게 된 원인은, 브라운관을 통해 속속들이 드러난 남성성의 절정, 즉 섹시미를 여자들이 발견, 하게 된 데 있다는 거였다. 근육과 근육의 충돌, 땀과 몸들이 풍기는 격렬한 에너지가 성적 매력을 거침없이 드러냈고 그것에 여성들이 열광하게 된 것이라는 분석.

일리있다. 그리고 장기하가 "달이 찬다 가자"를 열창할때 발산하던 에너지, 그것은 결국 섹시함이었고, 언젠가 나는 꼭 저렇게 섹시한 장기하의 노래를, 율동을 오롯이 통째로 즐길 수 있는, 공연장에 가리라 결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11월 25일, 갔다. 

두시간 넘게 이어진, 그 에너지충만은, 지루하지 않고, 열광적이고 멋졌다. 

장기하, 

너 너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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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다. 이제 입원한지 4일 째다. 수술은 잘 되었다고 했고, 이 정도라면 곧 퇴원해도 된단다. 다행이다. 병동이 생각보다 조용하다. 밤에도 집에서보다는 잘 자는 것 같다. 이제 더 잘 자겠지. 사실,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을 수 있지 않을지, 혹 일요일의 낮이 내가 이 세상을 보는 마지막이 아닐지 상상하였다. 해서 작은 메모도 해 두었다. 

헌데 마취에서 깨고 통증이 현실이 되었을 때, 살고 죽는 건 별 의미가 없었던 듯하다. 고통이 현실일 때는 누구라도 삶과 죽음을 변별할 능력이 아니 여유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지나고 나면 별것도 아닌 듯한 수술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모진 상황으로 다가왔던 것을 생각해 보면,나란 존재는 참으로 병약하고 심약하고 또한 가벼운 존재같다.  

가벼움의 끝은 무엇일까? 책을 두권 가져왔다. 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와 권리를 위한 투쟁. 참 재미없는 선택이었다. 이런 날 이런 곳에서 어울리는 건, 만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나는, 이런 제목의 책을 두권 가져와서 병상에서 읽겠다고 작정했으니, 역시 가벼운 생각이다. 깊이있는 척하지만 실은, 가장 가벼운 사고라니. 

퇴원하면, 추위가 기다리고 있을 듯싶다. 11월이니, 겨울이 성큼 다가왔을 터. 계절의 온도를 실감할 수 없는 병실에서 낡은 주택의 이층방으로 돌아가면, 벽을 타고 겨울 바람은 모질게 스며들겠지.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남동생, 언니와 조카, 덜친한 형부. 이들이 내 가장 가까운 사람이구나. 그리고 친구...친구라...친구라...내게 친구라니...그럴리가..난 친구를 사귀지도 옆에 두지도 사랑을 주지도 못한다. 나는 인간이 본성으로 갖고 태어나는 혹은 본능으로 부여받은 자기 유전자를 나눠 가진 존재들에게 가지는 기본적인 애착 이외 나눠가질 줄 아는 법을 모른다. 그래왔다. 

생각나는 이도, 그리운 이도, 이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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