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 만고 끝에 우리 대표팀이 16강행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16강행이 결정된 이후 언론 기사들의 설레발이 도를 지나치는군요~ 

그리스 이겼을 때도 이런 전조는 있었는데.. 

한국축구의 현주소를 망각한...그리고 기사의 객관성을 망각한 어처구니 없는 글들이었습니다. 

이제는 8강이라나요..16강전 우리 상대가 우루과이라서 8강행이 가시화됐다는 기사는 설레발의 절정이었습니다. 

우리대표팀의 경기력을 보면 수비가 한참 미약합니다~ 공격력이 무딘 나라에는 어느정도 선방하지만 공격력이 날카로운 월드 클래스 팀에게는 허약하기 그지 없는 수비입니다. 

오로지 이영표가 지키고 있는 한국의 왼쪽 영역만 견고합니다. 중앙과 오른쪽은 대책이 정말 시급하죠. 이것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스페인이나 아르헨과 같은 나라 상대로는 2실점을 각오하고 경기에 임해야 합니다. 그만큼 공격력을 갈고 닦아야죠. 수비위주로만 나가면 가망없습니다. 

우리가 16강 길목에 맞딱드릴 우루과이는 한국팀의 천적입니다. 아르헨, 덴마크, 유고, 체코와 더불어 A매치에서 한번도 한국이 이겨보지 못한 팀들입니다. 그 중에서 아르헨과 우루과이는 비겨보지도 못하고 전패만 했지요. 

각 국 팀들과 역대 전적이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이번 조별 예선 B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우리가 이번 월드컵에서 16강의 기대가 어느때보다도 높았던 것은 그리스와 나이지랴가 객관적 전력 면에서는 우리에 앞서 있지만 상대 전적에서 우리가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는 팀이기에 그렇습니다. 

특히 축구에서 상대성은 전력과는 무관합니다. 상대적으로 약한 팀은 계속 약합니다. 중국의 공한증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동물의 천적 관계를 생각하면 쉬울 것입니다. 상극이라 상대적으로 약한 팀은 강한 팀에 이기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역대 전적상 우루과이는 한국의 천적입니다. 음...그러니까 방아깨비와 사마귀의 싸움을 생각하시면 될 것같군요. 적당한 비유 같습니다. 

역대 우루과이전을 모두 봐왔는데요, 아르헨이나 스페인처럼 앞도적인 기량차로 발리는 경기는 단 한차례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항상 한 두 골 차로 졌는데, 이상하게 계속 우리가 공격하다가 역습 한 두방으로 허무하게 지곤 했습니다. 

그래서 아르헨이나 스페인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쉬운 상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루과이는 한국이 상대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나라입니다. 역습 한 두방에 아주 쉽게 득점합니다~ 수비는 아주 세밀하지요. 피지컬과 스피드는 없지만 굉장히 끈끈한 조직력을 보여줍니다. 

우루과이와 멕시코 경기에서도 나왔지만 우루과이는 많은 골을 넣는 팀이 아닙니다. 크로스에 이은 한 두골을 넣고 끈끈한 수비와 전광석화 같은 역습으로 중하위권 팀들을 쉽게 이기는 팀입니다. 

우리는 멕시코를 만나야 했습니다. 가장 큰 재앙이네요. 솔직히 독일이나 이탈리아 보다도 더 무서운 팀이 우루과이입니다. 적어도 한국팀에서만은요~ 

분명히 아르헨이나 스페인과 같은 강력함은 없지만 파라과이처럼 쉽게 지지 않고 한국과 같은 나라를 탈락시키는 저승사자 같은 존재입니다. 

마음을 비우고 기적을 기대해 볼 수밖에요..허감독이 파라과이의 저주를 깼듯이 우루과이도 깨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허감독 이전까지 역시 파라과이도 우리가 한 번도 이기지 못했었는데, 지난 평가전에서 이겼습니다~) 

자, 즐거운 마음으로 토요일 밤을 기대해 보자구요~ 뭐, 8강을 주관하는 신이 다시 한 번 한국의 손을 잡아 줄지도 모르니깐여~^^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가넷 2010-06-24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레발은 지존급;;;;

어쨋든 재미있는 축구를 하기를 바라며...ㅎㅎ

yamoo 2010-06-29 15:41   좋아요 0 | URL
우루과이전은 정말 재밌었습니다. 지금까지 월드컵을 통틀어서 원정 월드컵 최고의 경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80년대 이후 역대 최강이라는 우루과이팀을 맞아 경기를 지배한 우리선수들의 놀라운 경기력에 흐믓했다는..져도 하나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