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떤 길을 가다가 맞은편에서 같은 길을 걸어오고 있는 사람과 만났다고 할 때, 우리는 다만 우리가 걸어온 쪽의 길만 알 뿐 상대편이 걸어온 쪽의 길은 알지 못한다. 우리는 다만 그와의 만남에서 그가 걸어온 길을... 말하자면,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나와 너’라는 완전한 관계의 과정에 있어서도,우리는 다만 우리가 살아온 양상에 따라서 우리가 살아왔다는 것, 우리가 걸어온 길을 알 수 있을 뿐이다. 상대편이 걸어온 길은 다만 우리에게 마주쳐지는 것일 뿐이고, 우리는 그 길을 알지 못한다. 우리는 만남 속에서 그것과 마주치게 된다. 그런데도 우리가 그것을 마치 만남 저편의 어떤 것인 양 말한다면 그것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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