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 보내는 홈런 스콜라 어린이문고 28
시미즈 치에 지음, 야마모토 유지 그림, 김난주 옮김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언제나 누군가의 죽음은 우리의 삶을 바꿔놓게 마련입니다. 특히, 의지하던 분,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죽음 뒤에 남겨진 사람이 걸어야 할 삶의 길은 힘겹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만은 없는 것도 사실이고요. 이처럼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 뒤에 남겨진 아이의 삶의 변화에 대해, 동화 아빠에게 보내는 홈런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겐의 삶은 순식간에 바뀌었습니다. 겐의 아빠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전화를 받았던 어느 평화로운 저녁식사 시간부터 말입니다. 아빠의 죽음 이후에 남겨진 겐과 엄마, 두 식구는 완전히 뒤바뀐 삶을 살게 됩니다. 가정 주부였던 엄마는 동네 슈퍼마켓에서 일을 하시기 시작했고, 모자는 아빠와의 소중한 추억이 가득한 집을 떠나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됩니다.

  

  

겐은 그 날부터 말을 더듬기 시작합니다. 그토록 좋아하던 야구는 그만 뒀고요. 야구연습장은 언제나 함께 하며 야구를 가르쳐주셨던 아빠와의 소중한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 어쩌면 그렇기에 더욱 힘겨운 곳일지 모르겠습니다. 아빠의 죽음, 그 충격과 슬픔으로 인해 야구도 그만두고 말을 더듬게 된 겐, 과연 겐은 이 슬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요?

 

아빠에게 보내는 홈런이란 제목의 동화는 저학년 이상의 어린이 독자들을 위한 책입니다. 사랑하는 아빠를 갑자기 잃은 아이의 상실감, 변해버린 일상, 견디기 어려운 슬픔, 그 먹먹한 시간들을 잘 보여줍니다. 커다란 상실감으로 인해 말을 더듬게 되고, 아이들의 놀림이 되어버린 겐. 하지만, 겐은 다시 일어서게 됩니다. 슬픔의 자리, 통곡의 자리에서 겐을 다시 일으켜 세운 힘은 친구의 진심어린 우정입니다.

  

  

친구의 우정과 다가옴으로 인해, 그토록 좋아하던 야구를 다시 하게 됩니다. 겐에게는 이제 야구를 다시 해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야구를 가르쳐주며 행복했던 그 시절의 아빠, 이젠 하늘나라에 계신 아빠가 아들에게 바라는 건, 야구도 멀리하고 날마다 축 쳐진 어깨로 다니는 모습이 아닐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하늘에서 지켜볼 아빠는 겐이 다시 야구를 시작하고 시원하게 홈런을 치길 바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생각하며, 눈물의 자리에서 분연히 일어서는 겐의 모습은 울컥한 감동과 함께 응원을 보내게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빈자리를 봐야한다는 건 견디기 어려운 슬픔임에 분명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상실이 슬픈 것 역시 당연하고요. 잠시 삶의 끈을 놓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떠난 이가 남겨진 이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슬픔에 함몰되는 모습은 아닐 겁니다. 다시 인생의 게임을 열심히 뛰며 홈런을 치길 바랄 겁니다. 그렇기에 겐은 다시 방망이를 잡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동화를 읽는 우리에겐 희망과 격려, 위로를 선물합니다. 짧은 동화이지만, 그 감동의 여운이 긴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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