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랑정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임경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서점가는 히가시노 게이고 열풍이 드세다고 한다. 여전히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리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나 역시 그 가운데 하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제법 읽었지만, 여전히 읽을 책이 있다는 게 더 매력적이다(여전히 읽은 책보다는 읽을 책이 더 많다. 신난다.). 요즘 신간도 나오고 있지만, 예전부터 읽고 싶던 작품을 이번에 읽게 되었다. 회랑정 살인 사건이다.

 

이 소설은 1991년 작품이다. 우리나라에 번역출간 된 것은 2008년으로 2016년에 개정판이 나왔다. 그의 또 다른 작품 백마산장 살인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으로, 작가의 초기 작품이라 말할 수 있겠다.

 

소설은 기리유 에리코란 30대 젊은 여성이 혼마 기쿠요라는 노파의 모습으로 변장하고, ‘회랑정이라 불리는 여관 일원정을 찾으며 시작된다. 이곳 회랑정에서는 반년 전 화재사고가 나서 사람이 죽었다. 그때 죽은 사람이 바로 기리유 에리코의 애인인 사토나카 지로다. 에리코 역시 그 사고로 화상을 입은 후, 얼마 후 자살한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에리코는 자살하지 않았다. 도리어 자신의 애인을 앗아간 화재사고를 일으킨 진짜 범인을 찾아 복수하려 자신을 감추고 회랑정을 다시 찾은 것. 과연 반년 전 회랑정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던 걸까? 자신들을 죽이려 했던 범인은 누구일까?

 

이렇게 회랑정을 찾아간 그곳은 지금은 운영을 하지 않고 여관 주인 가문이 모여 있다. 여관의 주인이자 기업의 회장이 죽으며 남긴 유언장을 공개하기 위해. 그러나 유언장은 공개되지 못한다. 그곳에서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희생된 사람은 바로 에리코가 놓은 덫에 걸렸던 사람, 즉 에리코가 생각하길 반년 전 사건의 범인이라 의심되는 사람이다. 그런데, 에리코가 그 범인을 죽이러 갔을 때엔 이미 죽은 시체였다. 과연 누가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 걸까?

 

소설은 에리코가 자신을 감추고 복수를 위해 범인을 추리해나가며 추적하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새롭게 벌어진 살인사건으로 그곳에 온 경찰들과 숨어 있는 범인들. 이들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펼쳐진다. 범인은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이다. 아니 어쩌면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소설을 읽는 가운데 한번쯤 의심했을 그 사람이 범인이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회랑정 살인 사건은 경찰에 붙잡히기 전 자신이 범인을 찾아 복수해야만 하는 시간적 제한 때문에 독자마저 함께 긴장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마지막까지 범인을 감춘 채 범인이 누구일지 생각하게 만드는 힘도 있고. 또한 막대한 유산이라는 미끼는 독자들로 하여금 모여든 모든 사람을 의심하게 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전기 작품이라 분류할 수 있는, 오롯이 추리와 트릭으로 승부하는 미스터리 추리소설이다. 마지막 부분이 조금은 성급하게 봉합한 것처럼 느껴지는 감이 있긴 하지만, 재미나게 몰입하여 읽을 수 있는 추리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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