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장승
한봉선 지음, 오현수 그림 / 바른북스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오래전부터 달빛고을에서 마을을 지키던 지하여장군은 이제는 장승할멈이 되어버렸습니다. 이곳이 달빛공원임을 알리는 이정표처럼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예전엔 마을을 지키던 수호신이었답니다.

 

그런 장승할멈에게 김영감이 찾아왔습니다. 막걸리와 부침개를 가지고 말입니다. 김영감은 달빛마을의 이장이었습니다. 예전엔 마을 일을 돌보며 장승제도 드리곤 했지만, 아파트가 들어서며, 달빛마을 토박이들이 모두 떠나자 얼마 전 아들네로 떠났답니다. 그런 김영감이 손자 수한무를 데리고 달빛마을에 찾아왔습니다. 그리곤 잠시 자리를 비우며, 장승할멈에게 손자를 봐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런데, 손자 수한무는 가만히 있질 못하는 말썽꾸러기입니다. 공원에 있는 원숭이를 괴롭히기도 하고, 연못의 오리들에게 장난을 치기도 하던 수한무가 갑자기 사라져버렸습니다. 공원 어디에도 수한무의 모습이 보이질 않습니다. 수한무는 공원 한쪽에 있던 탑 주변을 돌다 사라져버렸습니다. 시계를 거슬러 돌아가다 탑 주변에 시간의 틈이 생긴 겁니다. 그렇게 수한무는 과거로 사라져버렸습니다. 이에 김영감은 손주를 애타게 찾습니다.

 

장승할멈은 마치 자신이 잘못하여 수한무가 사라진 것처럼 생각되어 수한무를 찾아 나섭니다. 탑 주변에 시간의 틈이 생긴 것이라 생각한 장승할멈은 탑을 통해 과거로 여행을 떠납니다. 과연 장승할멈은 수한무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수한무를 그 할아버지 품에 안전하게 되돌려줄 수 있을까요?

 

동화는 우연치 않게 시간 여행을 떠난 아이 수한무를 찾아, 장승할멈이 시간여행을 떠나 수한무를 찾아 헤매는 내용입니다. 동화는 타임슬립이란 소재와 함께 마을을 지켜내는 장승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미 현대의 우리들에게 장승은 그저 관광지에 세워진 하나의 나무토막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동화는 그런 장승, 이미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힘을 잃어가는 장승을 다시 살려냅니다. 동화 속 장승할멈은 잃어버린 아이 수한무를 찾아 과거로의 여행을 떠남으로 장승이 마을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수고로이 애쓰는 지를 이야기 합니다.

 

장승은 마을 입구에 서서 마을로 진입하는 온갖 액을 막아내는 역할을 하는 수호신으로 우리 민족 민간신앙입니다. 종교적 신념에 따라 누군가는 장승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떠나, 그리고 장승에게 실제 그런 힘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떠나, 마을 공동체의 안녕이 지켜지기를 바라는 순수한 소망이 담겨 있는 대상으로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네 삶이 재해나 질병 등으로 인해 깨지지 않길 소망하는 그 순수한 마음으로 이해하면 어떨까요. 아울러 우리 민족의 고유한 문화로 이해하면 더욱 애정이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