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늑대 봄볕어린이문학 1
엘 에마토크리티코 지음, 알베르토 바스케스 그림 / 봄볕 / 201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출판 봄볕에서 작년(2016)에 출간된 동화 행복한 늑대는 참 예쁜 내용의 동화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 대상 도서입니다.

 

어느 날 늑대 페로스는 안부를 묻기 위해 여동생에게 전화를 겁니다. 그런데, 여동생은 다짜고짜 울며 하소연합니다. 요즘 아주 걱정되는 일이 있다는 겁니다. 그건 바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너무 착하다는 겁니다.

 

여기에서 전 빵! 터졌습니다. 웃음이 새어 나오는걸 참을 수가 없더라고요. 너무 착한데 뭐가 문제일까요? 오빠에게 은근슬쩍 자기 아들 자랑하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늑대의 입장에서 착한 것은 정말 커다란 문제인 겁니다. 늑대가 착하다는 건 최악의 상황,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늑대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약한 동물들을 꿀꺽 잡아먹을 줄 알아야 합니다. 작은 동물들에게 더욱 험악한 모습을 보여 꼼짝 못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착하니 엄청 문제인 거죠.

 

이런 동생의 하소연에 오빠 페로스는 화가 끓어오릅니다. 늑대 가문 중에서도 페로스 가문의 늑대는 가장 악랄하고 잔인하기로 악명 높은데, 순둥이 조카라니요. 가문의 수치처럼 여겨지는 거죠. 그래서 당장 조카를 자신에게 보내라고 합니다. 자신이 철저히 훈련시키고 교육시켜 늑대의 본분에 맞는 녀석으로 만들겠다는 거죠.

 

그런데, 정말 고칠 수 있을까요?

 

우리 생각에 착한 것은 너무나도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늑대의 입장에서 착한 것은 험한 세상을 살아가기 힘든 바보스러운 거죠. 바로 여기에서 문제가 생기고 갈등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잠깐 우리를 돌아봤습니다. , 오늘 우리 사회 역시 자녀들을 늑대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말입니다. 착하고 순해서는 당하기만 하고 험한 세상에서 도태될 것이라 여기며 가르치고 있진 않은가 말입니다. 어쩌면, 동화 속 늑대 가문은 다름 아닌 오늘 우리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자 부끄럽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동화는 이런 문제와 갈등을 멋지게 해결합니다. 착한 것이 지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거든요. 오히려 꼬마 늑대는 자신만의 그 착함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두어 냅니다. 여기에 통쾌함이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늑대 본연의 모습을 부인하며 해피엔딩을 만드는 것은 못내 서운함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순하고 착하고 여린 모습으로 도리어 커다란 성공을 일구어내는 모습이야말로 이 동화의 가장 큰 힘이라 여겨집니다.

 

결국 선이 승리하게 됨을 어린이들에게 알려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동화가 딱히 교훈적 느낌이 강하지는 않습니다. 도리어 재미나고, 유쾌합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메시지를 은근히 전달해주고 있음이야말로 동화 행복한 늑대가 갖고 있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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