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 서민의 삶을 담은 화가 예술가들이 사는 마을 14
공주형 지음, 윤종필 미술놀이 / 다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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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삶을 투박한 질감에 담아 그려낸 대한민국 대표화가 박수근, 그의 삶과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는 좋은 책을 만났습니다. 금번 도서출판 다림에서 출판된 박수근: 서민의 삶을 담은 화가란 책입니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어린이를 위한 인문교양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화가 박수근에 대해, 그리고 그의 그림에 대해 편안한 어투로, 마치 곁에서 친절하게 설명하듯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책을 읽다보면, 박수근의 그림들이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지를 알게 해 줍니다. 물론, 때론 저자가 의도한 그림의 의미를 넘어 그림에서 재해석하는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림이란 것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는지를 책은 자연스레 알게 해줍니다.

   

 

위인전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책을 읽다보면 박수근이란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어렴풋 알게 해줍니다. 또한 박수근이 그림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도 듣게 되고요.

 

박수근의 그림 속 할아버지, 소년, 아주머니, 아저씨, 소녀는 부족한 것이 참 많았어. 배도 고팠고, 마음도 불안했고, 따뜻한 가정도 없는 사람들이지. 박수근은 이렇게 헐벗고, 굶주린 이웃들을 보며 마음 아파했어. 고통 받는 사람을 보았을 때 느끼는 이런 불편한 마음은 참 소중한 거야. 혼자 배불리 먹고, 편안히 살고 싶은 우리 욕심을 되돌아보게 하거든. 또 잠들어 있던 우리 양심을 일깨워 주위를 살피게 해. 사람을 겉모습과 재산, 직업에 따라 함부로 평가하면 안 된다고 속삭이기도 하지. 박수근은 자신과 가족의 모습을 가난한 이웃들에게서 발견했을 거야. 그러면서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한 거야. ‘모두 다 소중해.’라고 말이야.(76-77)

 

이처럼 저자는 박수근의 그림들의 소리를 독자들에게 들려줍니다. 물론, 박수근의 작품들이 여럿 실려 있어, 그 작품들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또 하나 좋은 점은 어린이들이 실제 미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양한 미술활동들을 각 단락마다 싣고 있어 독후활동으로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미술용어들도 곳곳에서 설명해주고 있어, 미술공부도 함께 할 수 있어 좋고요.

  

  

박수근은 초등학생 시절 인쇄된 밀레의 <만종> 그림을 처음 보고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가난한 집안에서 화가가 되는 것이 쉽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꿈을 붙잡고 힘겹게 달려가, 결국엔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내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화가가 된 박수근. 그의 열정이 책을 통해 느껴지기도 합니다. 박수근이 그랬던 것처럼, 책 속의 그림과 저자의 설명들을 통해, 어린이 독자들의 꿈 밭 가운데 화가라는 꿈의 씨앗 하나 날아들어 뿌려진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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