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더하기 스콜라 어린이문고 27
최형미 지음, 한지선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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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는 5년 전 아빠를 잃고 엄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엄마는 아빠를 잃은 슬픔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다 간신히 그 슬픔을 딛고 지금은 행복을 꿰매는 집이란 바느질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방학이면 수강생들도 제법 많이 모이는 바느질 가게랍니다.

 

그런 예나 가정에 변화가 찾아옵니다. 새로 전학 온 고효동이란 아이의 아빠와 예나의 엄마가 서로 좋아하게 된 겁니다. 고효동이란 아이도 아빠랑 단 둘이 살고 있답니다. 효동이 엄마는 프랑스 사람인데, 효동을 낳고 프랑스로 떠나버렸다고 합니다. 효동은 엄마를 닮아 금발머리에 서양인과 같은 모습, 게다가 만화를 찢고 나온 것 같은 멋진 모습의 아이이지만, 예나는 효동의 아빠와 자신의 엄마가 서로 좋아하게 된 상황이 너무나 싫기만 합니다.

 

마음이 너무 복잡하다. 뒤죽박죽이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나는 그저 엄마랑 지금처럼 살고 싶다. 엄마가 누군가의 아내가 되고, 또 다른 아이에게 엄마라고 불리는 게 싫다.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다. 엄마가 행복하기를 그렇게 바랐는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로 인해 행복해지는 것은 너무 싫다.(78)

    

이처럼 동화는 엄마에게 시작된 사랑을 바라보는 딸아이의 시선을 잘 보여줍니다. 엄마가 행복하길 원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인해 행복해지는 것은 싫은 이중적 마음. 내 엄마를 다른 아이와 공유하고 싶지 않은 마음. 새롭게 엮이게 될 새로운 가족에 대한 두려움 등 그러한 상황 속의 아이가 충분히 가질 법한 마음들을 동화는 잘 표현해 줍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예나와 효동과 같은 가정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가정이 서로 만나 새로운 가정을 이루게 될 기회 역시 많아졌고요. 이렇게 새롭게 이룬 가정은 그럼 문제가 있는 가정일까요?

 

아닙니다. 동화는 예나의 엄마가 운영하는 가게, ‘행복을 꿰매는 집을 통해, 이러한 가정 역시 행복을 꿰매게 될 것임을 암시합니다.

  

  

한때는 내 행복이 너덜너덜해졌다고 느낀 나머지 모든 게 속상하고 힘들기만 했다. 그런데 효동이 말처럼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다. 너덜너덜해진 행복은 꿰매면 된다. 그뿐이다.(131)

 

우리 네 사람은 모두 아픈 일을 겪었다. 하지만 이제 걱정 없다. 모두 힘을 합해 행복을 단단히 꿰매면 되니까. 우리가 함께 살 곳은 행복을 단단히 꿰맨 집일 테니까!(135)

 

물론, 이렇게 꿰매는 것이 쉽진 않을 겁니다. 다양한 천이 합해져서 예쁜 천을 만들게 되겠지만, 서로 다른 성질의 천들이 서로를 잡아당겨 어그러지고 찢어질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마저 모두 단단히 꿰매게 된다면, 결국에는 행복을 꿰맨 집이 될 수 있겠죠. 이런 동화를 통해, 혹 예나나 효동과 같은 상황에 놓인 아이들이 있다면 희망을 품을 수 있길 바랍니다. 지금의 슬픔을 지나 행복을 꿰매게 될 그날이 약속되어져 있음을 생각하며 말입니다.

 

최형미 작가의 신작 동화 가족 더하기처럼, 우리네 모든 가정에 행복이 한 땀 한 땀 꿰매어지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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