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전 로드 뷰 별숲 동화 마을 36
전성현 지음, 오승민 그림 / 별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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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현 작가의 장편동화 일 년 전 로드 뷰는 실제 일어났던 경주 지진(2016)이나 포항 지진(2017)을 모티브로 창작한 동화입니다. 지진이 얼마나 큰 상처를 남겼는지를, 실제 그곳에서 지진을 경험한 이들의 공포가 얼마나 컸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수아와 윤지, 그리고 태우는 모두 소라읍에서 전학 온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은 새로운 학교 학생들은 알지 못할 상처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아는 급식실에서 나는 온갖 소리에 밥을 삼킬 수 없습니다. 수많은 소리가 당시 지진의 굉음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식판을 들고 바깥에 나가 홀로 밥을 먹곤 합니다. 그런 수아 곁에 윤지가 가만히 식판을 가져와 함께 밥을 먹습니다. 윤지 역시 수아와 같은 경험, 그 아픔을 함께 겪은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태우는 원래 축구를 너무나도 좋아하고 잘하던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전학 온 후엔 한 번도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전학 온 아이라고 아이들이 껴주지 않는 걸까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태우에겐 수아와 윤지도 알지 못할 상처가 다리에 남아 있기 때문이랍니다. 지진이 일어남으로 입게 된 커다란 화상 자국이 말입니다. 게다가 태우는 그 때의 트라우마로 밀폐된 곳에 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똥을 누다가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되고 맙니다.

 

이런 세 친구가 부모님 몰래 자신들 마을을 찾게 됩니다. 이젠 아무도 살지 않는 마을, 무너져 내린 건물의 잔해가 가득한 그곳을 말입니다. 그곳에서 아이들이 찾게 될 것은 무엇일까요?

 

일 년 전 로드 뷰는 무엇보다 우리의 무심함을 책망합니다. 나는 괜찮다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그들의 아픔, 그들의 상처, 그들의 공포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그런 책망의 소리를 동화를 통해 듣게 됩니다. 아울러 이들 세 친구들의 아픔과 공포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먹먹합니다. 또한 남들의 아픔을 알지 못하면서 그저 나의 잣대로 판단하고 쉽게 말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품게 해줍니다.

 

살아가면서 뜻하지 않은 불행의 순간들을 만나지 않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말 그대로 뜻대로 되지 않겠죠. 설령 그런 아픔의 순간들을 우리가 겪게 된다 할지라도 다시 새로운 미래를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디딜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비록 힘들겠지만 용기를 내어 말입니다. 동화 속 세 아이처럼 말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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