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소 - 채식의 불편한 진실과 육식의 재발견
다이애나 로저스.롭 울프 지음, 황선영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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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고기를 파는 식당에서 음식이 아니라 폭력이라는 문구를 들고 식당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을 향해 또 다른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기사로 보곤 눈살을 찌푸렸던 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신념, 자신의 생각을 지키는 것은 귀한 일이지만, 그것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또는 그 무례한 방식)은 또 하나의 폭력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전 채식주의자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채식주의자들을 비난하거나 반대할 의향은 전혀 없습니다. 제 절친 가운데도 채식주의자가 있습니다. 각자의 생각은 존중해줘야 마땅하죠. 솔직히 전 고기를 좋아합니다. 그럼에도 고기를 먹을 때면, 특히 소고기를 먹을 때면 가슴 속에 묘한 불편함이 있습니다. 이는 소고기가 비싸서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내가 먹는 소고기를 만들기 위해 누군가의 식량이 강탈당하고 있으며, 또한 이 고기를 만들기 위해 내가 살아가는 지구를 병들게 했다는 자책이 그런 불편함을 만들곤 했습니다.

 

저와 경우를 책에선 이렇게 표현하더라고요. “식습관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하는 도덕적인 잡식성 독자라고 말입니다. 저와 같은 독자를 위시하여 채식주의자이지만 고기를 다시 먹을까 고민 중인 독자”, “소가 재생적인 식량 시스템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적색육을 먹음으로써 수명이 단축될까 걱정하는 독자”, 그리고 과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고 책은 말합니다.

 

솔직히 책을 읽고 나서 시원한 느낌이 일부 있었음이 사실입니다. 물론, 어떤 내용들은 여전히 의심의 눈으로 보게 되는 경우도 많고요(여태 알던 것과 다른 부분들은 아직은 충돌 중이랍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탁월한 점은 소에게 씌운 다양한 굴레 내지 오해를 벗겨준다는 점입니다. 특히, 편향적인 굴레를 말입니다. 아울러 채식만이 옳다거나 윤리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다는 생각(이것이 바로 신성한 소의 개념입니다.)이 편견임을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런 제시가 감정적 접근이 아닌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는 접근이기에 책은 탁월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사실 소가 환경을 파괴하고 식량난을 일으키는 것은(또는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사육 방식에 있습니다. 애초에 소는 인간과는 식량이 충돌할 수 없는 동물입니다. 그래서 목초 사육 고기를 우리가 먹게 된다면, 저처럼 남에게 돌아가야 할 식량을 다량으로 먹어치운다는 윤리적인 찔림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겠죠. 그렇다면, 과연 100% 목초 사육 소고기를 생산할 땅이 충분한가라는 질문에 책은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왜 그런지 책은 합리적 이유를 제시해줍니다. 그럼에도 책은 무조건 목초 사육 소고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진 않습니다. 이 역시 각 지역의 고유 생태계 안에서 판단되어져야 할 문제라는 거죠. 이런 접근이 상당히 합리적이란 생각을 갖게 하며 책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갖게 합니다.

 

책은 채식의 불편한 진실과 육식의 재발견이란 푯대를 향해 나아갑니다. 그러니 채식의 불변한 진실을 알고 싶지 않은 분들에게 이 책은 분통 터지는 책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감정적 접근이야말로 쌍방 간에 하등 도움이 되지 못할 접근이란 생각입니다. 그러니 어쩌면 채식주의자들 역시 이 책에서 얻을 것은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육식을 하는 것이 시대적 착오 아닐까 하는 불편한 마음이 있던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자유함을 누리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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