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봤자 개구리
장현정 지음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림책 그래봤자 개구리는 개구리의 일생을 그림으로 보여줍니다. 알의 상태부터 시작하여, 부화하여 올챙이가 되고, 올챙이에서 개구리가 되어 펄쩍 뛰어올라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여주죠.

 

그러니 그저 물속에 뭉쳐 있을 뿐인 알에서 이제 헤엄을 치는 올챙이로, 그리곤 하늘을 뛰어 놀라 잠시 날기도 하는 개구리로 성장합니다. 이런 성장이 멋집니다.

 

하지만, 여전히 개구리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크게 울어도 그래봤자 개구리일 뿐입니다. 커다란 새에게 먹히고, 뱀에게 먹히고, 수달에게 먹히는 개구리일 뿐입니다. 물론 그 전에도 개구리를 위협하는 존재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알의 상태에선 물고기 역시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들입니다. 물론 올챙이가 된 상태에서도 여전히 커다란 물고기들은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죠.

 

이처럼 계속하여 개구리의 삶이란 수많은 위험에 노출된 삶입니다. 그리고 실제 많은 개구리들은 그 위험에 사라지기도 하고요. 이런 솔직한 표현이 사실 조금은 오싹하기도 했답니다. 온갖 위험에 짓눌린 개구리, 사방이 어두운 세상, 하지만, 그런 가운데 개구리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합니다. “그래! 나 개구리다!”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다시 힘차게 자신의 소리를 냅니다. 펄쩍 뛰어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그 삶을 이어줄 알들이 뒤를 잇고 말입니다.

 

이처럼 그림책 그래봤자 개구리는 개구리의 위험천만한 삶을 그대로 보여줌으로 우리의 삶 역시 이와 같을 뿐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요? 우리의 삶 역시 수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불안하기만 한 삶입니다. 그럼 숨어 웅크리고만 살아야 할까요? 아닙니다. 비록 연약한 존재에 불과하지만, 나는 나라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힘차게 내 소리를 내는 것이 인생 아닐까요? 여전히 작은 존재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내 앞에 놓은 삶을 힘차게 헤쳐 나가며 또 다른 생명을 이 땅에 남기는 것, 그것이 어쩌면 우리 인생이라는 사실을 오롯이 보여주는 그림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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