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차를 찾아라 그린이네 문학책장
정명섭 지음, 장선환 그림 / 그린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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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차(또는 비거라고 부릅니다.)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가슴이 뛰었답니다. 하늘을 날고 싶은 열망을 실현시킨 위대한 인물이 우리 조선에도 있었다는 생각에 말입니다. 그렇게 정평구라는 인물에 대해 알게 되었답니다. 김제 사람으로 설화녹취록을 보면, 김제에서 제일 많이 이야기되는 인물이 바로 이 정평구더라고요.

 

임진왜란 당시, 하늘을 날아 영남의 어느 성(진주성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에서 귀인을 데리고 나와 살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인물이 바로 정평구입니다. 그러니 정평구는 역사적 인물이고, 그가 만든 비차 역시 역사적 물건임에 분명합니다(물론 누군가는 여전히 정사가 아니라고 말하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실제 하늘을 날아 사람을 살린 것도 사실일 것이라 여겨집니다.

 

정명섭 작가의 비차를 찾아라는 바로 이런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한 동화입니다. 물론 동화 속 내용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창작된 내용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순천왜성에서 정평구가 비차를 날렸다는 내용은 온전한 상상입니다. 그렇게 해서 결과적으로 이순신 장군을 돕게 된 것 역시 온전한 상상입니다. 하지만, 또한 동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거의 대부분 역사적 실존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역사적 사실과 작가적 상상이 결합된 동화라는 것을 기억하며, 우리 역사 속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기도 한 비차를 만나는 즐거움을 동화를 통해 누려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동화는 정평구와 그의 딸 애진이 행주산성 깊은 곳에서 비차를 만드는 장면부터 시작됩니다. 비차를 완성하기 직전 닌자들의 습격을 받아 비차가 타버리게 되고, 애진의 아버지 정평구는 실종됩니다. 이렇게 애진은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길을 떠나게 됩니다.

  

  

물론 애진 혼자 떠나는 것은 아니랍니다. 비차가 왜적의 손에 들어가면 전쟁에서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생각에 류성룡 대감(실제 임진왜란 당시 영의정입니다.)은 자신의 서자 류형빈에게 비차가 왜적의 손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파괴할 것을 임무로 맡깁니다. 이 일에 또 다른 인물들이 함께 하게 되는데, 조선 최대의 광대라는 달문, 화장품을 팔러 다니는 매분구 화리, 책이라면 환장하는 책쾌 김신선, 이들이 이 임무를 함께 맡게 됩니다. 과연 이들은 임무를 무사히 완수하게 될까요? 또한 애진은 아버지 정평구를 만나게 될까요?

  

  

동화는 흥미진진하게 진행됩니다. 이와 함께 조선시대의 몇몇 재미난 직업을 만나게 되는 것 역시 이 동화 비차를 찾아라가 주는 소소한 재미입니다. 또한 동화를 통해 임진왜란 당시 전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순왜한 조선인의 모습, 그리고 항왜한 일본인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 역시 당시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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