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령 장수 3 - 세 끼 밥보다 요괴가 좋아 혼령 장수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도쿄 모노노케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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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이 크고 다부진 체격에 반질반질한 빡빡머리, 눈은 부리부리한데도 살집 좋은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기묘한 사내. 강렬한 인상과 달리 귀에는 큼직한 금 귀걸이를 하고 있으며, 손톱엔 빨간 매니큐어를 칠한 사내. 무엇보다 빨간색과 하얀색 바둑판무늬의 기모노에 화려한 문양들이 가득 그려진 겉옷을 입고 있는 요상하고 기묘한 분위기의 남자. ‘혼령장수가 또 다시 찾아왔습니다. 이번 3권의 제목은 세 끼 밥보다 요괴가 좋아입니다.

 

언제나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혼령장수가 이번엔 아예 학교 상담선생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터가 좋지 않은 곳에 세워진 학교라 그런지 고민 가득한 아이들이 많은 학교랍니다. 그런 아이들의 고민을 친절하게 상담해주고 고민 해결 100%의 성과를 거두게 된답니다. 물론 그로 인해 또 다른 고민과 위기가 찾아오는 것은 고민 상담을 받은 당사자들의 몫이랍니다.

 

왜냐하면 혼령장수는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할 요괴들을 빌려주거든요. 각 요괴들은 각각 지켜야 할 사항들이 있답니다. 그 사항을 착실히 지킨다면, 오랜 시간동안 요괴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엔 아찔한 결말을 맞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전적으로 결과는 당사자의 몫이랍니다. 무엇보다 손쉽게 손에 넣은 행복에 만족할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당사자의 운명을 결정하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손에 넣은 행복에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자꾸 준비물을 잊어버리는 아이에게는 요괴 액 먹이를 빌려줍니다. “액 먹이가 준비물을 잊은 상황들을 먹어 치운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아이가 자꾸 준비물을 잊어버리는 이유는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것만이 아니라, 아이를 짓누르고 있는 액 때문이었답니다. 나중엔 정말 아찔한 액을 액 먹이가 먹어 치운답니다. 과연 그 액은 무엇일까요?

 

이외에도 화초가 잘 자라게 해주는 요괴난초”. 싫은 이름을 바꿔주는 이름 먹는 새”. 남의 소원을 들어주면서 점점 자신의 힘을 키워나가는 요괴 마코토”. 그리고 외로워하는 아이 곁에서 보이진 않지만 언제나 함께 친구가 되어 우정을 쌓아가는 유령 인간등을 만나게 됩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때론 아슬아슬 아찔하기도 하고, 때론 으스스하고 오싹한 즐거움을 맛보게도 합니다. 또한 때론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고요.

 

이번 이야기에서 특히 반가웠던 건 2권에서 만났던 부끄러움 타던 아이 쇼지를 다시 만난 일입니다(심지어 표지에까지 등장한답니다.). 어쩐지 2권 때보다 훨씬 성장한 느낌이네요. 누군가 위기에 놓인 아이를 위해 선뜻 나서는 모습을 보이니 말입니다. 이 쇼지를 돌보는 요괴 역시 멋지답니다.

 

혼령장수이야기는 몇몇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는데, 그 가운데 대가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내가 요괴를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뭔가 대가를 지불해야 하거든요. 특히, 모든 소원을 들어주던 마코토란 요괴 이야기가 더욱 그렇습니다.

 

어리석은 아이. 멍청한 아이. 설마 바라기만 하면 뭐든 다 들어줄 거라고 생각한 거야? 터무니없는 소리. 뭔가를 이루려면 대가를 치러야 해. 그리고 그 대가가 내 먹이가 되고 힘이 되지. 후후. 더 많은 소원을 말해, 미유키. 네가 소원을 말할 때마다 나는 그걸 먹을 거야. 미유키, 너는 내 것이야. 우리는 앞으로도 함께야.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127)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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