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신주혜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아카가와 시 시리즈>를 읽게 되었다. 시리즈 첫 번째 책부터 3번째 까지는 차례대로 읽었었는데, 제법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나게 된 책이 마침 시리즈의 4번째 책인 교환 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이어서 다행이다 싶다. 이번 책은 일부러 순서를 찾아 읽은 것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얻어 걸렸다. 이번 작품은 2005년 작품으로 2013년에 도서출판 지식여행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탐정 사무소로 한 여성이 남편의 불륜을 조사해달라 의뢰를 해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인이 의뢰한 남편은 너무나도 유명한 화가의 아들로서 산속 저택에 사는 그저 그런 삼류 화가다. 자신이 자리를 비우면 분명 남편이 불륜행각을 하게 될 것이라며, 조사를 의뢰한 것.

 

이에 탐정 우카이는 저택의 운전사로 위장 취업을 하게 되고, 함께 위장 취업을 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우카이의 전 처남이자 조수인 류헤이가 아닌, 탐정사무소 건물주인 아케미. 아케미는 가정부로 위장 취업을 하게 된다. 이렇게 화가의 불륜을 감시하러 간 저택에서 둘은 이상한 일들을 만나게 된다.

 

아무래도 화가는 불륜을 저지르고 있지 않은 분위기다. 그렇지만 화가에겐 뭔가 이상한 점이 있다. 저녁에 걸려온 이상한 전화, 그리고 밤중에 정원을 파헤치는 엽기적인 모습까지. 이에 새로운 콤비가 된 우카이 탐정과 아케미, 둘은 어둡고 추운 밤 화가가 팠던 곳을 다시 파보지만 기대했던 이상한 것은 나오지 않는다. 왜 화가는 갑자기 정원을 파헤쳤던 걸까?

 

여기에 또 한 콤비가 등장한다. 우카이 탐정과 함께 콤비를 이룰 것이라 기대했던 류헤이는 이번엔 반가운 사람과 콤비를 이룬다. 바로 2편인 밀실을 향해 쏴라에 등장했던 재벌가 손녀인 사쿠라가 등장한다. 사쿠라는 류헤이에게 여전히 푹 빠져 있다. 물론 류헤이 역시(솔직히 류헤이는 여자면 좋아하는 느낌이긴 하지만 말이다.). 둘은 사쿠라 친구의 부탁에 의해 카메라를 구입하여 친구의 집으로 향한다. 산속 마을 별장인 곳으로. 그리고 그곳에서 둘은 또 다른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어느 악덕 건축회사 사장과 그 아들의 다툼, 그리고 건축회사 사장의 죽음이라는 이상한 사건을. 과연 건축회사 사장을 죽인 이는 누구일까?

 

여기에 또 한 가지 사건은 형사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역시 그렇다면, 전작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이들은 다름 아닌 스나가와 경부와 시키 형사 콤비일 것이라 기대되는데, 아니다. 물론, 스나가와 경부가 등장한다. 하지만, 콤비를 이루는 건 시키 형사의 선배 형사인 천방지축 왈가닥 같은 이즈미 형사와 시키 형사가 콤비를 이룬다. 둘은 상점가에서 바로 화가의 아내로 추정되는 여인의 죽음을 목격하게 되고, 이 죽음을 추격한다. 물론, 독자는 이 피해자가 화가의 아내임을 잘 안다. 하지만, 두 형사는 그 사실을 모른 채 사건을 추격하게 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세 장소에서 벌어지는 세 가지 사건. 그런데, 이 사건들은 결국 하나로 연결된다.

 

독자는 소설을 읽어가며, 이 사건이 교환살인이란 형태로 벌어진 사건임을 알기에 어떻게 되어 가는 지 금세 눈치를 채게 된다(이미 소설의 제목부터 우린 이 사건이 교환살인이라는 힌트를 갖고 시작하니 말이다.). 물론 소설 속 인물들, 세 쌍의 콤비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르기에 어려움을 겪지만 말이다. 그래서 소설을 읽으며, 작가가 너무 물러 터지게 사건의 윤곽을 너무 쉽게 독자들에게 드러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런데, 이게 바로 작가가 독자들을 향해 걸어 놓은 트릭이다. 너무 뻔한 것 같은데, 여기에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아주 간단한 트릭이 감춰져 있다. 물론, 이것은 사건 속 트릭이 아닌 문학적 트릭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 트릭 때문에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는 멘붕(멘붕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무튼 충격적 반전인 건 사실이다.)에 처하게 될 게다.

 

이번 이야기 역시 재미나게 읽었다. <아카가와 시 시리즈> 이제 3권이 남았나? 아무튼 언젠가는 읽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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