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군이 된 류타 꿈꾸는 문학 11
유행두 지음, 박철민 그림 / 키다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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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타는 언제나 아이들의 부러움을 독차지하는 아이랍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아이들의 보이지 않는 멸시를 받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류타의 원래 이름은 석민이거든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류타 주변에서 류타에게 알랑방귀를 뀌는 일본인 녀석들은 알만큼 알고 있답니다. 그것도 류타 아빠가 다름 아닌 백정의 신분이었다는 것을요.

 

동화 독립군이 된 류타는 일제강점기를 그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백정의 신분이었기에 돈이 있음에도 배울 수 없었던 석민. 그런 석민만큼은 무시 받지 않는 인생을 살게 하겠노라며, 일본이름으로 신분을 바꾸고 일본인들의 힘을 빌려 사업을 키워나가는 석민의 아버지. 하지만, 이들은 결코 일본인이 될 수 없답니다. 그저 일본인 행세를 할 뿐이죠.

 

특히, 류타는 모든 것을 다 누리며 살고 있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답니다. 함께 어울리는 일본인 친구들과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죠. 게다가 자신의 신분이 들통 날까 전전긍긍해야만 하는 불안함이 류타를 힘겹게만 합니다. 그래서 류타는 석민으로 살고 싶어 한답니다. 그런 류타가 석민이란 이름을 되찾게 되는 이야기를 동화 독립군이 된 류타는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동화는 류타의 아버지가 친일을 하게 된 그 배경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 친일을 할 수밖에 없게 한 조선 동포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저 달과 별처럼 모두 다정하게 지내면 안 되는 건지 누군가에게 물어 보고 싶었다. 왜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을 해야만 하는 건지, 조선 사람끼리 왜 서로 미워하게 되어 버린 건지, 백정은 왜 무시당하면서도 참아야만 했는지, 어떤 사람들이 석민이 아버지를 저렇게 만들어 버린 건지.(86)

 

그렇다고 해서 친일을 정당화하려 하진 않습니다. 결국 친일은 더 큰 부끄러움을 보이는 것이니까요. 그럼에도 동화는 백정의 신분으로 무시 받던 석민 가정, 그 아픔과 슬픔, 그 운분과 한을 들여다봄으로 친일 이면의 아픔에 관심을 기울이게 함이 이 동화의 특별한 힘이라고 여겨집니다.

 

물론,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동화는 결코 친일을 미화하려는 의도도, 친일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도 없습니다. 도리어 친일에서 항일로 돌아서는 모습을 통해, 조국에 대한 뜨거운 마음, 애국의 감정을 품게 해 줍니다.

 

또 한편으로 동화는 독립운동을 하는 이들의 자녀들이 느낄 법한 상실감, 아픔, 외로움 등 역시 들여다봅니다. 우린 독립운동이 마땅한 길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 길을 선택하고 걸어가는 이들의 가정이 얼마나 힘겨운 시간들을 보냈는지. 그로 인해 그 자녀들은 또 어떤 차별 속에서 자라왔는지 얼마나 많은 관심을 기울였을까요? 동화는 이런 부분에도 관심을 기울입니다.

 

지금까지는 아버지가 하는 일이 무조건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기 자식 하나도 온전히 못 키우면서 바깥으로 나돌아 다니는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다.(89)

 

이 역시 그렇다고 해서 독립 운동이 무의미하다고 말하진 않습니다. 이런 아픔을 가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독립을 위해 인생을 투신하는 모습을 아이들 역시 보여주니 말입니다.

 

이처럼 동화는 어쩌면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친일과 항일의 이면을 들여다봅니다. 물론, 그럼에도 여전히 조국을 위하는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를 말해준 답니다. 이런 점이 특별하게 다가왔던 역사 동화, 독립군이 된 류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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