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담요 푸른도서관 81
김정미 지음 / 푸른책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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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책들에서 출간되고 있는 <푸른도서관 시리즈>는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듯 “‘10대에서 20대까지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는 푸른 세대를 위한 본격 문학 시리즈입니다. 이러한 시리즈에서 또 하나의 좋은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김정미 작가의 단편소설집 파란 담요가 그것입니다.

 

소설집 속엔 도합 6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이 가운데에는 작가의 수상작이기도한 스키니진 길들이기도 실려 있습니다. 6편의 단편들 하나하나가 마음을 울립니다.

 

소설 속에서 만나게 되는 푸른 세대들은 모두 나름의 상처와 고민, 나름의 문제를 품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힘겨워하고, 아파하고, 때론 분노하기도 합니다. 참 다행스러운 건 서로 다른 모양의 상처이지만, 그들의 상처는 각자의 방식으로 또는 각자의 상황 속에서 새롭게 매워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모를 잃고 외톨이가 된 소녀는 자신에게 손을 내민 할머니와 함께 제주도 여행을 떠납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 다른 여행, 그리고 까칠한 할머니의 모습에 기대는 실망이 되고, 새로운 희망은 홀로 살아야만 한다는 좌절로 나아가게 되죠.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 거짓말처럼 얼었던 관계가 풀려나가는 과정이 멋진 이야기 코딱지가 닮았다를 소설집을 펼치면 처음으로 만나게 됩니다.

 

스키니진 길들이기는 남친이 선물한 스키니진에 자신의 몸을 맞추기 위해 다이어트를 감행하는 소녀의 좌충우돌 웃픈 이야기입니다.

 

라면 먹기 좋은 날은 아빠의 외도로 정신줄을 놓은 엄마, 그렇게 깨져버린 가정. 이로 인해 아빠를 빼앗아간 여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 자녀들을 망가뜨리려 하는 소녀가 도리어 상대에게 자신과 비슷한 상처가 있음을 공감하게 되고, 의도치 않게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피에로는 날 보며 웃지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가려주는 피에로 아르바이트를 통해, 피에로가 가면인지, 아님 진정한 자신인지 모호하게 되는 판타지 소설입니다.

 

크리스마스에 NSNS에서 만난 사랑, 하지만 사라진 사랑을 찾아 나선 소년의 사랑 찾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성 정체성의 혼란과 있는 그대로의 인정과 포용, 그렇게 시작되는 또 하나의 우정을 보여줍니다.

 

파란 담요는 왕따를 당하는 소년의 애착 담요인 파란 담요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형 역시 같은 상처로 힘겨워 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파란 담요가 집착이 아닌 상처를 감싸주는 매개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들 단편들을 읽으며 느낀 공통점은 외로움이었습니다. 다양한 상황, 다양한 이유들, 다양한 상처들로 인해 내몰리게 된 푸른 세대들의 외로움, 상처. 하지만, 또 다시 시작되는 관계들로 인해 외로움이 매워져나가게 되는 회복의 모습을 소설들은 공통적으로 품고 있지 않나 여겨집니다.

 

오늘 이 땅에서 소설 속과 같은 이유로, 또는 같은 상황 속에서 아파하는 푸른 세대들의 상처 역시 누군가와의 새로운 관계로 인해 매워지고 치유될 수 있길 기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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