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살인 사건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1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작가를 소개하는 문구 가운데 에드거 앨런 포 상에 빛나는 작가라는 내용이 눈길을 끈다. 작가 리타 라킨을 설명하는 문구다. 작가는 자신이 오랫동안 선망해 오던 추리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을 모티브로 하여 자신의 첫 번째 소설 주인공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바로 글래디 골드라는 75세 할머니다. 그렇다.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첫 번째 책인 맛있는 살인사건의 주인공은 75세 할머니다. 또한 글래디를 돕는 조수격의 캐릭터들 역시 모두 할머니들이다. 적게는 71세부터 많게는 80세까지. 이들 다섯 할머니들의 유쾌한 탐정극이 시작된다.

 

주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은퇴 후 모여 살고 있는 라나이 가든’, 그곳에 살고 있는 글래디 글드와 그 친구들이 떴다. 그것도 무시무시한 연쇄살인을 해결하기 위해.

 

언젠가부터 라나이 가든에 살고 있는 할머니들이 죽어 나간다. 사실, 어쩌면 전혀 새삼스럽지 않은 내용일 수 있다. 할머니들이 죽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모두 심장마비인데, 이 역시 의심스럽지 않다. 노쇠해진 심장이 갑자기 멈춘다고 해서 놀랄 일은 아니니까. 그래서 아무도 이들의 죽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단 한 사람만 빼고 말이다.

 

그 단 한 사람이 바로 오랫동안 사서로 일하고 은퇴한 추리소설 마니아인 글래디 골드다. 글래디는 뭔가 이상한 점을 느끼게 된다. 근래 죽은 사람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모두 생일 전날 죽었다는 점. 특히, 글래디의 소울 메이트였던 프랜시의 죽음은 더욱 이상하다. 초코 케이크를 좋아하던 프랜시가 식당에서 싸간 케이크를 전혀 손대지 않았다(분명, 집에 돌아가자마자 해치웠을 텐데 말이다.). 그런데, 정작 싱크대엔 케이크 부스러기가 떨어져 있다(만나는 사람도 없는 할머니가 어디에서 케이크가 난 걸까?). 게다가 깔끔한 프랜시가 케이크 부스러기를 싱크대에 떨어뜨리다니.

 

이렇게 글래디는 자연스럽게 노년에 심장마비로 죽은 두 건의 사건을 살인사건으로 의심하기 시작하고, 친구들과 조사에 나선다.

 

사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모르지만, 독자들은 두 건의 죽음이 살인사건임을 알고 있다. 게다가 누군가 이 두 할머니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생일 전날 가져왔음을. 그 안에 독이 들어 있음을. 그래서 맛있는 살인사건두 건이 일어났음을 말이다(독자들의 시선으로는 살인사건임은 알지만, 범인이 누구인지는 모른다. 등장인물들은 당연히 살인사건임도, 범인도 모르고.).

 

그래서 빨리 글래디 할머니가 이 사실을 눈치 채길 전전긍긍하며 읽게 된다. 어서 빨리 눈치 채고 멋진 활약을 펼쳐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하며 읽게 된다. 그런데, 왜 그리 늦는 거야? 마치 할머니들의 늦은 걸음처럼 말이야. 그래서 더 조바심을 내게 되고, 오히려 더욱 소설 속에 몰입하게 된다. 그러다, 결국 글래디 할머니는 묻힐 뻔한 사건들이 살인사건임을 멋지게 밝혀내고 범인을 붙잡게 되는데. 과연 이것으로 끝난 걸까?

 

소설 맛있는 살인사건코지 미스터리.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를 살짝 걷어낸 미스터리. 일상의 삶, 일상적 모습과 미스터리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주는 코지 미스터리’. 그렇기에 소설 속에선 등장인물들이 노년인 탓에 노년의 일상이 가득하다(이처럼 노년의 삶을 엿보는 재미도 있다.).

 

솔직히 꼬부랑 할머니들의 활약을 얕잡아 봤음을 고백한다. 또한 할머니들이 주인공이어서 선뜻 책에 손이 가지 않았음도 고백한다. 그랬기에 이 책은 여태 책꽂이에 방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소설을 읽어보니, 웬걸. 묘한 매력이 있다. 읽다보니 어느새 깊숙이 몰입해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할머니의 활약이라고 무시했음을 반성하기도 하고.

 

책장을 덮으며, 이 시리즈에 대해 찾아보게 된다. 찾아보니, 야호! 3권이 더 있다. 아쉽지만 모두 절판이지만. 그런 관계로 중고책과 도서관을 기웃거려 본다.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손에 넣으리라 다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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