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명자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4
장경선 지음, 강창권 그림 / 리틀씨앤톡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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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명자는 아빠가 없습니다. 아빠가 돌아가셨기 때문이 아니라, 아빠가 강제징용으로 먼 곳으로 끌려갔기에 곁에 없는 겁니다. 아빠와 오빠는 일제강제 징용으로 사할린으로 가 광부가 되었답니다. 보고 싶은 아빠, 그리운 아빠를 찾아 가족은 경주에서 사할린으로 먼 길을 떠나게 됩니다. 이렇게 명자의 사연 많은 사할린 생활이 시작됩니다. 과연 그곳에서는 어떤 일들이 명자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안녕, 명자란 제목의 동화는 일제 강점기 사할린으로 강제징용 되어 끌려갔던 이들의 아픔을 오롯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가는 사할린에서 90일 가량 생활할 기회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인연이 되어 만났던 한 할머니가 전채련 할머니입니다. 해방되기 1년 전, 아버지와 오빠를 따라 사할린으로 와서, 해방이 된 후에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9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고향을 그리워하는 할머니가 동화 속 명자의 모델이라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되어 끌려간 사람의 수가 15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낯선 땅에 끌려가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힘겨운 노동을 해야만 했던 이들. 일한 대가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설움을 삭혀야만 했던 이들. 그들은 일본에 의해 기계처럼 사용되어지곤, 해방이 되자 일본에 의해 버려집니다. 하지만 해방의 기쁨으로 자신들이 버려졌단 생각보단 조국으로 돌아갈 생각에 희망 가득했을 겁니다. 그런 그들은 해방 후에도 조국이 불러주지 않아 돌아올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분들의 멍울진 가슴을 누가 어루만져줄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우리에게 이들은 이미 잊힌 존재들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 우린 그네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러시아인일 뿐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는지 반성해봅니다.

  

  

그분들의 아픈 가슴을 살며시 어루만져줄 동화가 바로 안녕, 명자입니다. 아니, 동화는 여전히 그분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기보다는 도리어 그 아픔을 살며시 드러낼 뿐입니다. 하지만, 그분들의 아픔을 알고, 함께 아파하는 독자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분들의 아픔은 녹아내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화는 사할린에서 살며 지금도 고향을 그리워할 교포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있다 여겨집니다.

 

동화를 읽고 사할린에 대해 검색을 해보며, 이런저런 내용을 찾아 읽다보니, 마침 올해(2018) “사할린 한인 추모관이 개관을 했더라고요. 사할린으로 여행을 계획할 땐, 이곳을 꼭 일정에 넣어 방문함으로 강제 징용되어 고향을 그리워하다 그곳에서 세상을 떠난 분들을 추모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물론, 안녕, 명자를 함께 읽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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