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캄과 메오 초승달문고 9
김송순 지음, 원혜영 그림 / 문학동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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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모캄과 메오는 떠돌이 고양이 메오와 외국인 노동자 모캄의 이야기입니다. 둘의 공통점은 떠돌고 있다는 점이고, 약자의 자리에서 상대에게 언제나 오해받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동화 속 메오(이 이름은 모캄이 지어줬습니다.)는 농장의 오리를 잡아먹는 고양이가 아닙니다. 오히려 농장의 오리를 지켜주려 못된 고양이들과 맞서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농장 주인에게 못된 고양이로 오해받고 쫓겨나게 됩니다. 외국인 노동자인 모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외모만으로도 편견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약자의 자리에 놓인 그들의 상황은 또한 못된 이들에게 차별과 착취의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동화는 고양이 메오의 시선으로 진행됩니다. 고양이의 눈에 비취는 농장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외국인 노동자들의 약점을 움켜쥐고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못된 사업주들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고양이의 눈에 비춰진 모습만이 아니라, 그런 못된 사업주들의 어린 자녀들(순수하고 맑은 시선을 잃지 않은 아이)에게 부모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말입니다.

 

나보다 약한 이들에겐 함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업주와 그가 쫓는 도둑고양이(동화 속에는 농장의 오리를 몰래 잡아먹는 도둑고양이들이 등장합니다.)는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본인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외국인 노동자에게 함부로 하는 불량 농장주의 모습은 고양이 메오의 눈에도 바람직하게 비춰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동화 속 농장주뿐일까요? 어쩌면, 수많은 길고양이 메오들의 눈에 한심하게 비춰질 이들이 우리 주변엔 얼마나 많을까요.

 

동화를 읽으며, 작은 시선에도 한심스럽지 않은 존재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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