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생각을 만드는 태도와 과정은 있다.‘

저자는 광고대행사의 카피라이터로 자신의 업무를 ‘생각을 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그런데 그저 그런 평범한 생각을 하면서 월급을 받진 않았을 것이다.
십 수년동안 ‘좋은 생각‘을 완성시키려고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웠으며 쓴 커피로 위장을 달랬을까. 담배연기 가득한 회의실에서 지난한 창작의 고통을 겪어왔을 그는 말한다.
‘(고통속에 완성된 좋은) 생각의 기쁨이 얼마나 황홀한지 아십니까‘ (이렇게 말했을 것 같지만 책에는 물론 이런 내용은 없다)
모를 일이다. 그는 스스로를 괴롭히면서 쾌감을 얻는 종류의 사람인지도. (이 역시도 나의 추측이다)

광고대행사의 입장에서 ‘좋은 생각‘이란 무엇일까?
좋은 생각이란 소비자의 마음을 설득시킬 수 있는 생각이겠다. (물론 그전에 광고주의 마음부터 설득해야겠지만.)
누군가를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생각의 흐름이 논리적이면서 동시에 창의적이어야 할 것이다.(그래서 광고주들이 쉽사리 설득되지 않는 것이다)

좋은 생각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 메뉴얼처럼 정해져 있지는 않다. 만약 그 메뉴얼이란 것이 있다면 ‘좋은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진부한 생각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좋은 생각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저자는 십수년의 카피라이터 경험을 통해 ‘평균적으로‘ 좋은 생각을 만들어 내는 ‘태도‘나 ‘과정‘은 있다고 한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십수년동안 ‘생각하는 일‘을 하며 습득한 좋은 생각을 만들어내는 노하우로 구성되어 있다.

‘진부한 방법이지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모두들 사용하는 거고, 모두들 사용하기 때문에 진부해지기도 하는거야.‘ (by 루퍼트 케셀링크)

저자 역시도 진부하지만 효과가 있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진행해간다.
(대개는 고전같은 유명한) 책 의 명문이나 (철학자,작가 같은 ) 유명인사의 인용문을 서술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곁들인다.
김치찌개가 왠만해서는 실패하지 않는 이유가 원재료인 김치자체가 이미 완성된 요리이기때문이듯이 저자가 택한 전략 또한 실패할 수 없는 일이다.
여기에서 승부는 저자의 개인적인 해석이 얼마나 독자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남기느냐에 달려있다.

나는 이책을 통해서 2016년도를 풍미했다는 ‘그레고리 포터‘와 ‘에스페란자 스팔딩‘라는 남녀 재주가수와 그들의 노래를 알게 되었다.
하루키 선생덕에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만 내내 듣다가 이 책을 통해 16년도의 재즈를 듣고 있는 것이다. 견문이 넓어진 것이다. 이렇게 나의 재료를 채워간다.

이 책에서 내가 얻은 가장 큰 것은 르네상스의 대표선수 ‘보티첼리‘의 작품인 ‘프리마베라‘에 대한 저자의 해석이다.
˝사랑의 시작은 ‘운명‘이 아니라 ‘상황‘이다˝
이렇게 사랑의 관점이라는 재료 하나가 채워진다. 열심히 채워가면 나도 평균적으로 좋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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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08-23 2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의 시작은 ‘운명‘이 아니라 ‘상황‘이다

이 말이 온전히 이해되네요..

자강 2017-08-24 09:58   좋아요 0 | URL
그쳐? 저도 깜짝 놀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