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단장 죽이기는 핫도그 안에 있는 소시지와 같다.˝
무슨 내용인지 기억나지 않는 ‘노르웨이의 숲‘을 제외하고는 읽은 내용이 기억나는 유일한 소설 ‘1Q84‘.
그리고 그의 에세이 ‘소설가로서의 직업‘
이정도가 고작 내가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이다.
그런데 나는 하루키 선생의 작품에서 묘한 매력을 느낀다.
이것은 하루키가 한국에서 인기있는 일본작가이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그동안 텍스트로 뽑아 내지 못했던 그 매력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아키가와 마리에는 물 빠진 스트레이트 블루진에 흰색 컨버스운동화를 신은, (중략) 얇은 회색 요트파카 위에 벌목꾼이 입을 법한 두꺼운 체크무늬 셔츠를 걸쳤다.˝
˝아키가와 쇼코는 식탁에 함께 앉기에 이상적인 상대였다. 화제가 풍부하고 유머감각이 있으며 지적이며 사교성이 넘쳤다. 테이블 매너는 우아하면서도 젠체하는 구석이 없었다˝
‘인물에 대한 묘사‘가 아주~~ 디테일해서 마치 그림으로 보고 있는 듯한 실감이 느껴진다.
이점이 내가 생각하는 하루키 선생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어릴 때 먹었던 핫도그가 생각난다.
핫도그에서 가장 맛있는 핫도그 안의 소시지를 가장 나중에 먹기 위해서 소시지 주변을 둘러싼 빵을 먼저 먹는다.
그리고 나선 소시지만 남겨놓은 상태를 눈부신듯 실눈을 뜨고 바라보며 흐릿한 미소를 남긴다.
나에게 있어서 하루키 선생의 신간인 ‘기사단장 죽이기‘는 어릴때 제일 마지막으로 먹던 핫도그의 소시지같은 존재이다.
다 먹기가 아까워 아껴서 보고 싶다. 어디 휴양지 (휴가 갈때 재밌는 소설을 가져가는 불상사는 없길 바란다) 아니 정말로 심심한 장소에 가게 되었을 때 펼치면 모든 고통과 지루함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하루키 선생의 스토리가 있고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즐겨 나오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가 ‘벅스‘에서 흘러나오는 새벽이다.
책읽는 시간이 마냥 즐겁다. 그러니 읽자.
이제 곧 자야 하니 이제 종목을 바꿔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이 책을 붙잡고 있다는 건 곧 밤을 새겠다는 무모함을 드러낼 뿐이다.
펼치면 잠이 오는 수면제 역할을 하는 책들을 펼쳐놓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