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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 어른의 생존 공부법 - AI 시대·100세 시대 새로운 삶의 방식
노구치 유키오 지음, 홍성민 옮김 / 공명 / 2021년 4월
평점 :
거울 나라 앨리스를 읽어보면 주변 경치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거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면서도 끊김 없이 뛰어야 하는 체스판의 말이 나온다.
이 소설속의 이야기를 리밴 베이런 교수가 생물학에 응용을 하여 유명해졌는데, 가만히 있으면 퇴화가 된다는 이야기로 많이 쓰인다. 현상 유지라도 하려면 거울 나라의 체스 처럼 뛰어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열심히 일해서 월급을 타지만 현상 유지만 겨우 하는 우리네 모습과 닮아 있어서 쓴 웃음이 나온다.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기업에 취업을 하면 끝인 시대가 있었다. 그저 학연과 지연 혈연만 있으면 별 능력이 없어도 졸업장만으로도 기업에서 살아남아 정년을 보장받는 시대는 이미 진작에 끝난지 오래다. 아버지 세대의 그걸 보고 자란 탓인지 어떻게든 공무원을 하겠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에서 그런 개념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하는 시대이다.
사실 나는 그래서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다. 큰 욕심을 부리면서 엄청나게 열심히 일해서 큰 자리에 오르고 싶다는 욕구가 별로 없다. 그저 적당히 벌고 휴식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하는 삶이 좋다. 출세를 하기 위해서 더 부자가 되기위해서 직장에서 남들보다 조금 더 일을 하는 것보다는 적당히 뒤쳐지지 않게 하고 여가를 즐기는 것을 선호한다.
그저 일과는 다른 재미를 찾는 것이 좋아 공부를 하고 싶은데, 마음만 있지 실행이 되질 않는다. 공부라는 것이 할 때는 좋은데 다음날 다시 책상에 앉고 집중을 하게 되기 까지의 과정이 더 힘들다. 오랫동안 안하고 살아서 그런 것일까.
공부도 잘 되지 않아서 별로 남는게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독학을 더 잘할 수 있을까 싶어서 이 책도 읽게 된 것이다.
일단 이 책은 공부법을 소개하는 책이라기 보다는 독학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시작 할 것이며 어떻게 꾸준히 해 나갈지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시작하는 것, 이것을 나는 참 잘한다. 하지만 몇 번 하고 나면 꾸준히 하는 것이 잘 되질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의 6장에 나오는 독학을 지속 시키는 방법이 가장 와닿았다.

10 장의 챕터가 있지만 역사 속의 독학자들과 저자의 독학 경험담으로 공감을 하고, 독학을 지속시키는 법, 무엇을 배울지, 영어를 어떻게 독학을 할지에 대한 것을 알아보는 것이 이 책의 구성이자 핵심 가치일 것이다.
예전에는 서점에서 책을 사고 학원에 다니는 것으로 공부를 했다면 요즘은 직장인을 위한 학원도 물론 많지만 인터넷 강의가 잘 발달이 되어 있어서 어떤 공부를 할 것인지를 잘 정하기만 하면 자료는 많이 있다. 너무 많아서 무엇을 할지 모르겠어서 아무것도 못할 지경에 이르를 정도로 많다. 그럴 경우에도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얻고, 경험담이 담긴 이런 책을 참고 하면 되는 지라 마음이 없지 자료가 없어서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할 거다.
독학은 어렵다는 편견이 있다. 나만 해도 그런 편견이 있는데, 저자는 오히려 독학이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한다.
능동적인 학습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집중도 안되고 잘 기억이 안나지만 능동적 독학은 내가 원해서 하는 것이고 알거나 필요없는 부분은 거르고 필요한 부분만 할 수 있어서 효율적이라고 한다.
능동적이고 싶지만 시키는 공부만 하다 보니 능동적으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운동도 홈트레이닝 보다는 나가서 하는게 더 열심히 하게 된다.
독학도 그런 면이 있지만, 누굴 가르친다거나, 인강을 수강해서 돈을 쓰면 좀 동기가 부여될지 모른다. - 인강을 수강했다가 별로 듣지도 않고 날려버린 뼈아픈 경험이 생각난다 -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하면 조금씩 나아지겠지.
그래서 6장의 지속에 대한 노하우가 중요했다.
독자마다 다를지 모르겠지만 이 책의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인리히 슐리만은 독학으로 여러 언어를 습득한 고고학자이다.
큰소리로 소리내어 많이 읽고 문장을 암기하고 간단한 번역과 작문을 꾸준히 하는 방법으로 18개 국어에 능통했다고 한다. 그때는 음성파일도 구하기 힘들었을텐데 참 대단한 노력이 아닐 수 없다.
특이한 방법이 하나 있는데, 남을 가르치는 방법이다. 가르치는 것은 누구나 할 수야 있지만 슐리만은 돈을 주고 가르쳤다고 한다. 러시아어를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주고 자기가 러시아어 낭독하는 것을 듣게 하는 식이다. 남을 가르치면 자신이 공부가 잘 된다는 이야기를 증명해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 링컨, 강철왕 카네기 등도 독학으로 지식을 쌓은 위인들이라고 한다.
독학을 한 사람들의 특징은 주관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남들이 아무리 안된다고 해도 끝까지 포기 하지 않았던 벨이나 라이트 형제 에디슨 등은 모두 독학으로 연구를 했고 주관이 뚜렷했다. 아무래도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오래 하다 보니 자기 공부에 대한 어떤 신념이 생기고, 확신이 생긴 것일 거다. 이것은 고집 같은 것과는 조금 다른 것으로 지식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되, 자신이 오랫동안 갈고 닦은 신념은 지킨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것을 구분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기 때문에 고집쟁이로 취급 당할지라도 올바른 신념을 굽히지 않는 것도 큰 성과의 핵심이 될 것이다.
저자도 독학으로 많은 성과를 이루었는데, 그 중에 특이한 것이 바로 '비트코인'이었다고 한다. 2013년에 이미 비트코인을 알아 봤는데, 그때의 분위기는 비트코인은 가짜, 허상이다 라는 것이었는데, 독학으로 알아본 결과 '진짜' 라는 판단을 했다고 한다.
대망의 6장은 목표를 명확히 하고, 위인들의 노하우를 참고하고,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으로 지속력을 늘리라고 한다. 공부는 정신활동이기 때문에 동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의욕이란 것도 정신에서 나오는 것일 게다.
생각을 해보면 봉건시대의 천민들은 하고 싶어도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우리 나라만 해도 사대부들이 그토록 사수하고자 한 것이 '문자' 이다. 이것은 특권이기 때문에 천민들과 차별을 두고 계속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던 것이다.
참으로 이기적이고 흉악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은 둘째치고,
여기서 우리가 배울 것은 '아는 것이 힘, 특권' 이라는 역사적 사실이다.
이제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공부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시고 언문으로 비하되어 왔으나 암암리에 한글이 500년 가까이 전해내려오고, 일제시대 나라의 큰 위기를 이겨낼 도구로서 한글사용이 큰 힘을 가지고 있었다.
오랜 세월동안 쌓이고 쌓여서 복잡해진 한자 보다 소리나는 데로 쓸 수 있는 과학적인 한글은 정말 자랑스러운 우리 글자이다.
BTS고 싸이고 이런건 그들만의 리그이지 연예계에 관심이 없는 나는 그런 소식을 들어도 나라의 영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제 영화 상을 받는 것도 개인, 스포츠나 가수도 개인의 영광이다.
물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것 때문에 한국이 세계에 알려지고 각종 부수적인 이득이 한국에 돌아온다는 것은 알지만, 개인의 일로 마치 모두의 영광인 것 마냥 한일 없이 밥숟갈만 얹는 것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모래알 처럼 작게 빛나더라도 내 자리를 빛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아무리 개인이 뛰어나도 다수의 힘은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건 그저 내 생각일 뿐이다. 앞으로는 개인의 성과 뿐만아니라 나라 전체의 위상을 뽐낼 수 있을 만한 일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란다. 한글처럼.
아무튼 진정한 한류이고 자랑해야 할 것은 우리의 한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공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교롭게도 일본인이 쓴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재미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