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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얼굴에 혹할까 - 심리학과 뇌 과학이 포착한 얼굴의 강력한 힘
최훈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어릴때부터 부모로부터 혹은 학교에서 내면의 중요성을 배웠다.
얼굴 예뻐도 소용이 없다, 예로부터 얼굴이 고운 것보다 마음이 고와야 여자라고 했다 라는 등의 출처모를 격언?들이 많이 있고 훌륭한 성인들도 그런 것들을 강조한 바 있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겉모습을 본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마음은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 멘탈리스트처럼 마음을 꿰뚫어 볼 능력이 누구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젤 잘보이는 것은 얼굴이고 우리는 그 얼굴로 많은 것을 판단한다. 나쁜짓을 한착하고 예쁘게 생긴 사람에게는 관대하고, 우락부락 하게 생긴 아무것도 안한 남자에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40대 이후 사람의 얼굴에는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담겨있다는 출처를 모를 말도 있듯이 이게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기는 하나 보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겉모습만으로 그러한 선입견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리곤 마치 그것이 진실인양 마음대로 생각해버리게 된다는 거다. 이게 심하면 '어떤 사람이다' 라는 단정을 해버리고, 본인이 부인을 하거나 아닌 것이 밝혀져도 잘못된 신념을 좀처럼 버리지 않는다는 거다.

그런데 이게 또 언듯 맞을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물론 중요하게 생각할 것은 아니지만, 대략의 인상만으로 그 사람의 성격을 맞추는 실험의 적중률이 생각보다는 높다는 거다.
사람이 얼굴을 보고 상대를 판단하는 것은 얼굴이 제일 잘보여서만은 아니다. 생각해보면 인간이 언어를 체계적으로 구사한 것은 인간의 역사에 비해 오래되지 않았다. 비언어적인 요소들로 소통했던 기간이 더 긴것이다. 말을 못하는 동물들은 어떻게 서로 소통할까가 궁금한데, 개를 잘 살펴보고 있으면 그들끼리의 몸짓신호로 소통을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인간도 문자 발명이전에는 그림을 그려 소통을 했을 것이고, 언어 이전에는 바디랭귀지로 소통을 했을 것이다.
현대에도 이런 습성 들이 남아있어서 미드 '라이투미', '멘탈리스트' 의 주인공들은 그런 몸짓 신호들을 파악하여 거짓말을 알아낸다. 멘탈리스트의 모델은 영매 혹은 점쟁이, 비언어커뮤니케이션, 심리학자일 것이고 라이투미는 얼굴을 연구한 폴 에크먼 박사가 모델이다. 동물학자들은 동물의 몸짓신호를 연구해서 동물과 간단한 대화를 하거나 행동을 유도하기도 한다.
요즘 성형들을 많이 하는데, 코만 높이거나 눈을 쌍커풀 수술을 한다.
잘 되면 많이 예뻐지기도 하나 잘 되지 않으면 망친다. 사실 내가 아는 성형을 한 지인들의 대부분이 성형전의 얼굴이 더 낫다. 자세히 보면 어딘가 부자연스럽기 때문이다. 특히 코에 실리콘을 넣은 사람은 티가 많이 나는데, 뼈와 연골의 굴곡이 없고 자연스러운 얼굴선의 각도를 크게 벗어나는 형태를 하고 있으면 실리콘을 넣었을 가능성이 많다. 친한 친구가 수술을 한 이후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지금의 나는 코성형을 알아보는데 90%이상의 적중률을 가지고 있다. 나도 내가 왜 이렇게 잘 알아맞추는지 의아했는데, 책에 의하면 눈, 코, 입 등의 각각의 디테일 보다는 전반적 배열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이것은 인간의 전역적 처리능력인데, 눈코입의 세부 디테일을 지각하는 것이 아닌 전체적 배열 정보를 인식한다는 것이다. 같은 눈과 코를 가지고 있어도 배열이 다르면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는 것인데, 그래서 그런 전체적 배열에 많이 벗어나는 성형을 하는 사람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낮은 이마와 넓쩍한 얼굴에 코만 서양인처럼 세운다고 해서 서양인처럼 보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 뭐 이것은 게임 캐릭터의 얼굴을 커스텀하며 만들어 본 사람이면 어느 정도 수긍할 것이다.

얼굴을 이야기 할 때 역시 폴에크먼을 빼고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이다. 얼굴의 심리학이라는 책과 함께 미드 '라이투미'의 실제 모델인 폴에크먼 박사는 얼굴의 표정을 연구하고 얼굴로 감정을 읽어낼 수 있다는 이론으로 유명하다.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 때나 연기를 할 때 드러나는 얼굴 표정은 잘 숨길 수 없다고 한다. 연기를 잘 하고 그런 변화에 신경을 쓰고 한다면 속일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말은 속여도 얼굴표정은 마음대로 꾸미거나 할 수 없다.
자본주의 웃음과 진짜 웃음인 뒤센 웃음의 차이는 눈의 미세한 움직임이다. 뒤센 웃음을 웃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는 실험결과는 진심으로 긍정적인 웃음이 주는 효과를 나타낸다.

사람의 얼굴에 관한 심리학자의 에세이기 때문에 물론 과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쓰여졌을 것이기 때문에 책에서 하는 이야기들이 신뢰도 가고 흥미도 있었다. 특히 본문에 나오는 저자의 얼굴을 변형한 이미지들이 재미 있었다. 실제로도 유쾌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얼굴에 관해 나도모르게 일어나는 선입견은 선조의 진화적 본능이기도 하다. 언어 이전의 의사소통 수단이기도 하다. 현대에도 마찬가지로 그렇다. 우리가 '감사합니다' 라는 인사를 할 때 웃으면서 하는 것과 무표정, 인상을 쓰면서 하는 것은 천지 차이로 다가올 것이다. 목소리도 마찬가지지만 얼굴표정으로 그것이 확 다가오는 것이다.
이렇듯 얼굴에 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들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나니 얼굴만 보고 선입견을 덜 가지는데 도움이 될 것 같으면서도 얼굴에 나타나는 신호들을 잘 살쳐서 상대방을 어느 정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것 같다. 얼굴의 생김새가 호감을 주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미세한 표정은 어떻게 생긴 사람이든 상관없이 상대방에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양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 심리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