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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선물 - 일상을 기적으로 만드는 99가지 이야기
스테파노스 크세나키스 지음, 문형렬 옮김 / 문학세계사 / 2021년 12월
평점 :
모든 것이 삶의 일부란다, 얘들아. 모든 것은 하나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하는 존재는 바로 우리 사람들뿐이란다.
16p중
미디어 광고계에서 고수익이 보장된 경력을 갖고 있었으나, 삶에 대한 사유를 위해 일을 그만두고 책을 출판한 이력을 가진 작가는 그리스에서 베스트셀러 작가에 올랐다. 될사람은 뭘 해도 된다는 듯이. 이건 그저 운이 좋다거나 한 것이 아니라 저자가 광고계에 몸을 담았기 때문에 홍보를 잘 했을 것이고, 그만큼 책의 내용이 그것을 뒷받침 했기 때문이라고 예상을 해보게 된다.
사실 이런 류의 감상적인 글들을 그다지 즐기지 않지만 '이 책은 일상을 기적으로 만드는 이야기' 라는 문구에 이끌렸다.
행복을 찾는데 우리는 가지지 못한 곳에서 찾는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라는 유명한 노래, 원래 김소월의 시인 것은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강변에 살고 싶은 아이의 마음은 희망같은 것이다. 강변에서의 삶은 아름다운 자연과 강과 함께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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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각자 강변이 있을 것이다. 그곳이 미국이나 뉴질랜드같은 나라일 수도 있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가진 다른 나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막상 살아보면 좋은 것은 잠시, 익숙해지고 나면 똑같다. 아이가 강변에 살고 싶은 마음은 실제로 살면서 생기는 불편함 때문에 식거나 다른 환상이 깨져서 다시 살던곳으로 가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그런 이상이 어느정도 필요하기도 하다. 어떤 이상적인 목표는 그것을 이루는데 몰입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이상이 너무 많다면 채워도 채워도 만족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행복은 일상에서, 내 가족에게서, 지겹도록 알고 지낸 주변과 환경에서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환경이 매우 가난하다면 벗어나는 것이 더 중요하고 행복을 현재에서 찾기 힘들 것이다. 이건 습관인지 벗어나도 만족할줄 모르고 더 나은 환경을 부러워 하고 쫓기만 할지도 모른다. 현대 사회에서 다같이 어려웠던 역사에서 보다 자살률이 높은 것은 이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 때문인 것이 크다고 한다.
빈 병을 창가에 놓고 바닥이 유리창과 수평을 이루게 하면, 햇빛이 빈 병 바닥을 통해 들어옵니다.
그리고 벌 한 마리를 병에 넣습니다. 벌은 '똑똑한 곤충' 입니다.......
벌은 불행하게도 모든 것에 대해 엄격하고 빠른 규칙을 가지고 있죠. 벌은 병의 출구가 빛을 향해 있다는 걸 알아요.....
그래서 그 벌은 계속해서 병의 밑바닥으로 향해 날기 때문에 결코 병을 빠져나오지 못해요. 조금 후엔 죽죠.....
이번에는 파리 한마리를 병속에 넣습니다.
파리는 '우둔한' 벌레죠. 파리는 규칙을 따르지 않아요.
파리는 자기가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죠.
그래서 그놈은 해답을 찹는 겁니다. 윙위대며 주위를 날죠. 위로 아래로 좌로 우로.
결국 파리는 병을 빠져나갈 길을 찾습니다...
91-92p중-
좋은 이야기들이 참 많지만, 벌과 파리 이야기가 참 와닿아서 소개해보았다.
내가 바로 이 벌처럼 살았던 것 같다.
해보지도 않고 머리로만 생각하고 계산해보고 행동하지 못했던 것이 얼마나 많던가. 헛똑똑이가 따로 없다.
이 책은 여러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매우 특별하거나 스릴이 넘치거나 자극을 주는 이야기는 없다.
그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이야기, 우리 주변에 이야기 등이지만 잔잔하고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을 찾는 것처럼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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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나온 많은 이야기들이 평범하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특별함을 느끼고 왜인지 모르게 감동을 준다. 특별한 자극이나 스릴, 반전이 없어도 그런 것들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이야기 속에 특정 종교와 신에 관한 관점이 많이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종교적인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 이야기에 나오는 것들은 그 종교를 주장하거나 회유하려는 것이 아닌 이야기 속에서 등장인물 개인의 신념을 보여주는 선에서 끝나기 때문에 그렇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생각해보면 이야기만 좋다면 종교적인 서적도 나쁘지 않다.
강요하지만 않으면 말이다. 어린시절부터 종교적이지 못했지만 성경 이야기를 꽤나 읽었고 탈무드를 읽었다. 성경을 직접 읽어본적도 있다. 물론 그 종교를 조금도 믿고 싶은 생각은 없다.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을 확신한다. 나는 무신론자이기 때문이다. 무신론자는 종교가 없는 것이 아니라 신이 없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 내가 종교인의 믿음을 믿지말라고 이야기 하지 않듯이 남이 종교를 권유하는 것도 싫어할 뿐이다. 특정 종교에 대한 거부감은 상당부분이 거기에서 기인한다. 국교를 믿는 국가에서 태어나지 않은게 얼마나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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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것은 사실 말이 쉽지 쉽지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노력을 해야할 지도 모른다.
말처럼 된다면 그저 '일상에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이 한마디만 하면 될것이지 긴 이야기를 쓸 필요도 읽을 필요도 없다.
그런 사례들을 여럿 접하고, 어쩌면 내 일상에서도 그런 것들을 찾을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을 자신에게 던져보는 것이다. 그 관점에 대한 감을 익히고 찾아보고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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