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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뇌과학 - 인간의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라지는가
리사 제노바 지음, 윤승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4월
평점 :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r/i/rimphoo/IMG_20220511_172623.jpg)
나는 암기를 잘 하지 못한다. 학창시절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숙제는 물론 도서관에 가본적도 교과서를 들여다본적도 없다. 지금은 후회를 하지만 그때는 아무도 목적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왜' 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나에게 중요한 가치였기 때문이다.
우리세대는 주로 선생님이 요약해주고 뽑아주는 범위 내에서 시험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대부분 그것들을 달달 외워서 공부를 하는 아이들이 많았고, 난 그것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성적은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전국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보는 모의고사를 보면 이상하게 등수가 20등이상 올랐다. 나는 암기를 전혀 하지 않고 문제를 풀었는데, 암기를 한 아이들은 외우지 않은 부분에서 나오면 잘 맞추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암기를 잘 하지 못하고 해본적도 거의 없는데, 일부러 외우는 것은 지금도 참 어렵다. 그렇지만 저절로 외워지는 것이나 겪은 이야기, 친구들사이 어릴 적 일화들을 기억하는 것은 나를 따라올 친구들이 없다. 지금도 20년 전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기도 한다. 물론 망각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겠지만.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r/i/rimphoo/temp/IMG_20220511_172635.jpg)
이 책은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사라지는 가에 대한 것을 주제로 하는 뇌과학 서적이다. 저자인 신경학박사인 리사 제노바는 소설가이기도 하다. 문학적인 능력 또한 풍부해서 이런 기억에 관한 뇌과학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풀고 있다. 저자가 쓴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스틸 앨리스라는 소설은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다고 한다.
인간은 중요하게 인지한 것들을 잘 기억한다. 내가 암기를 잘 하지 못했던 이유는 중요하게 인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하게 인지한 이야기들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25년 전에 즐겨 듣던 노래 가사도 거의 다 기억이 나는 것은 그때 음악을 참 좋아했기 때문인 것이다.
어릴때부터 건망증이 있었는데, 물건을 어디다 두었는지 기억을 잘 못하는 것이었다. 지금도 핸드폰을 어디다 뒀더라 하면서 한참 찾기도 한다. 이것 역시 인지력, 집중력의 문제이다. 어떤 행동을 무심코 하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다른 생각에 빠져있는 때가 참 많고 이게 버릇이 되기도 했다. 핸드폰을 어떤 장소에 둘 때 딴 생각을 하면서 두니까 기억을 못하는 것이다. 공부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했던 학생은 그만큼 암기가 잘 되었을 것이고, 하기 싫고 왜 해야 되는지 몰라서 조금이라도 하면 짜증이 나도 집중하지 못하는 나는 그만큼 암기를 못했던 것이다. 대신 내가 중요하게 생각 하고 들었던 대중가요의 가사는 20,30년이 지나도 기억이 난다. 이런 원리를 어릴적에 누군가 알려주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라고 생각해본다. 교사들이 왜 안가르쳐 준것일까? 그 이유는 교사들도 몰랐기 때문이리라 생각된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을 많이들 들어보았을 것이다. 반복하는 것이 기억이 잘 되는 것도 뇌의 구조 때문이다.
주의를 기울이고, 보고, 의미를 부여하고, 상상력을 동원하고, 공간을 활용하고, 나와 연관시키고(기존 지식들과의 연계), 극적으로 연출하고, 변화를 주고, 복습을 하고, 다양한 단서를 활용하고, 보조장치를 이용하고, 맥락의 중요성을 인지하면서 항상 신경을 쓰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고유명사를 일반화하는 등의 기억의 기술들도 이 책에서 잘 소개하고 있다. 특히 긍정적 태도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나처럼 공부가 하기 싫고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학생은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하고 반발심이 있기 때문에 공부를 잘하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공부에 재미를 붙이고, 동기부여를 확실히 하고, 목표를 잘 세운 학생은 잘 하게 되는 것이다.
학습을 해야 하는 사람이나 그런 학생을 둔 부모 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아주 도움이 될 것이다. 뒤늦게 공부를 하려고 학습법 책을 여러 권 읽어보았으나, 이렇게 근본적이고 과학적으로 기억에 관해서 이야기 하는 책은 아직 보지 못했다. 물론 이 책은 학습법 책이 아니지만, 그 이상으로 학습에 도움이 될거 같다는 이야기이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r/i/rimphoo/temp/IMG_20220511_172642.jpg)
[이 책은 네이버 문화충전 카페의 소개로 서적을 제공받고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