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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 - 사소한 것이 맘에 걸려 고생해온 정신과의사가 실제로 효과 본 확실한 습관들
니시와키 슌지 지음, 이은혜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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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예민하다고 생각을 별로 하고 살지 않았는데, 병원에서 스트레스가 많다 예민한 편이냐고 묻길래 내가 예민한가? 되돌아 보게 되었다. 오히려 둔감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는데....

그렇게 따지고 보니 또 예민한 것도 같았다. 까다롭게 굴 때도 있고, 작은 소리가 나도 신경이 쏠리며 층간소음에 취약하고, 영화를 볼 때도 별거 아닌 장면에 신경이 쓰이는 등 생각이 많고 남들의 반응을 자꾸 살피고....

 

이 책의 저자는 정신과 의사인데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고백한다.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환자들을 대하면서 정신과 의사로서의 경험과 지식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집필했다. 예민함은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법이란 따로 존재하지 않지만 완화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섬세함은 어쩔 수 없지만 스트레스를 줄임으로서 불안과 고통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생각의 습관들을 단련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데, 누구나 알다시피 습관으로 자리 잡으려면 지속적이고 의식적인 반복이 필요하다.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쓰는 나자신을 발견한다. 별것도 아닌 작은 것에 연연하고 짜증이 나고 신경을 쓰고...

저자는 그 것이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한다. 너무 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때 사람의 뇌는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하는데, 예민한 사람은 작은 것도 크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뭐가 중요한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실은 알고 있다. 신경이 쓰이는 것과 중요한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굳이 예민하지 않거나 조금만 예민한 사람들도 책에 나오는 습관들을 적용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일을 처리하고 생각의 전환을 통해서 인식을 바꾸는 방법들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어서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다를 수 있다. 그럴 때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이 들어있다. 이런 것까지 신경을 쓰나? 싶은 것들도 있는데, 저자가 상담을 하면서 많은 유형의 사람들을 접했고 본인도 민감한 편이기 때문에 잘 정리해놓은 것이 아닐까 싶다.

 

 

 

5가지 우선순위 메모, 완벽주의 버리기, 노출불안 대처법, 스몰스텝, 행복의 5단계 평가 등 소소하지만 꽤 유용할 것같은 팁이 들어있다. 작고 어렵지 않으며 실천할 수 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습관들을 소개하기 때문에 실행하는데 큰 부담도 없다.

다만 방법들은 모든 상황에 적용될 수는 없다. 자신에게 기대를 내려놓아야 할 때가 있고 자신감을 가져야 할 때가 있다. 그것을 잘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책에서 나오는 회색지대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모아니면 도식이 아닌, 검정아니면 흰색이 아닌, 회색지대에 주목하는 것이다. 윷으로 치면 개걸윷에도 주목을 하는 것이다.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분법적 사고 방식을 버리는 것만으로도 감정의 양 극단을 오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것 같다.

 

책이 두껍지만 금방 읽을 수 있다. 글자수를 보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페이지수를 늘리기 위해서인지 시처럼 행갈이를 많이 해놓았다. 이것은 장점으로 보자면 장점이요, 단점일 수도 있다. 270페이지 정도 되는 책인데 정말 금방 읽는다.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좋은 팁이 하나 있다. 독일의 심리학자 에밀 크레펠린의 '작동흥분이론'에 근거한 현상인데, 아무리 내키지 않는 일이라도 일단 손에 잡으면 도파민이 분비되어 의욕이 샘솟는다는 이론이다(184p)

 

시작하기를 어려워 하는 사람이 많다. 나 또한 할일을 자꾸 미루는 습관이 있다.

별거 아닌데도 자꾸 생각만 하고 시작하기를 주저하다가 일주일이고 이주일이고 늦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책을 읽을 때도 저녁에 읽을 때는 좋지만 나른한 오후나 식후에는 시작하기가 싫어 머뭇거리고 딴짓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뒤적거리다가 시간을 한참이나 보내고 만다. 그러나 일단 시작을 하면 또 의욕이 솟을 때가 있다. 그러나 그 시작하기가 참 힘이 든다. 별 생각없이 무작정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자가 제안하는 제한시간을 두는 작전은 참 유용할 것 같다. 10분안에 끝내기, 책을 펴놓기, 10분간 단순작업을 하다가 시작하기(책상 정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동을 거는 작전은 간단하면서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예민한 사람의 특성을 장점으로 활용하는 팁도 좋았다. 타인을 신경쓰는 마음은 배려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사람은 초점이 내부를 향하면 약해지고 외부를 향하면 강해진다. 당신도 이 법칙을 활용해보길 바란다.

.......

생각의 초점이 외부, 타인을 향하면 자신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230p~231p

소소한 팁이 많은 책이다. 소소한 것만 있어서 실망할 수도 있지만 예민한 사람을 위한 책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예민한 사람은 소소한 것도 크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예민한 사람이 작고 소소한 문제들을 크게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한 팁이 중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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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쉽고 단순하게 나를 바꾸는 사람들의 비밀
벤저민 하디 지음, 김미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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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사람이 변하면 죽는다', '너 왜 그렇게 사람이 변했니?' 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주로 좋지 않은 상황이나 실망감을 보여주는 표현으로 쓰인다.

 

변화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말들이다.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 하고 낯설어 하고 힘들어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우리는 변화하고 있다. 그것이 스스로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서서히 변화되어서 그렇다.

지금 쓰고 있는 스마트폰이 당연하게 느껴지겠지만 20년전 우리가 삐삐를 쓸 때는 아무도 미래에 스마트폰을 쓸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으나 지금 기준으로 보면 그냥 당연한 것이며 그때로 갑자기 돌아간다면 아주 불편할 것이지만 그때는 불편한지도 몰랐다. 끓는 물에 넣은 개구리와 서서히 가열을 하는 개구리의 반응이 다르다는 말처럼 세상과 우리는 서서히 변화하고 있는데 인식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변하지 않는 것은 사람들의 관념일 것이다.

이 책은 성격이나 심리 테스트처럼 성격은 정해져있다는 이론을 거부하면서 시작한다. 나도 이 점에는 읽기 전 부터 동의하고 있었기 때문에 맞장구를 치면서 읽어나갈 수 있었다.


나에겐 성격 테스트에 관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

오래전에 만났던 연인은 열렬한 혈액형 신봉자였는데, 특정 혈액형의 프레임으로 나를 보았고 판단하며 자신이 맞는다는 것을 자꾸 확인하곤 했다. 내가 자신의 마음에 안드는 행동을 할 때마다 비난을 하며 무슨 혈액형이라서 그렇다는 둥 그럴줄 알았다 X형은 어쩔 수 없다며 내게 스트레스를 주었다.

혈액형 이론이 어떻게 보면 잘 맞는거 같기도 해서 나도 잠시나마 그 이론을 믿었던 것 같다. 네가지의 혈액형 분류에 내 성격과 들어맞는 점이 있었기 때문인데, 바넘효과라는 실험을 알게 된 후부터는 믿지 않게 되었다.

사람들에게 성격 테스트 문항을 작성하게 하고 결과는 그 문항에 의한 것이 아닌 무작위로 돌려서 뽑은 결과를 나눠주었더니 과반수의 사람이 그것이 자기 성격이라고 믿었다. 사람은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유형의 성격도 가지고 있을 수 있는데 그런 보편적인 생각을 자신의 고유의 성격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그 연인에게 알려주니 어떻게 반응 했을까?

 

변함없이 혈액형을 신봉하며 내 말을 무시하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솔직히 말하자면 그 관계에서 내가 아닌 연인이 우위에 있었기 때문에 자기말이 옳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자기보다 아래라고 생각하는 나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에, 내가 만든말이 아니라 할지라도 내가 틀렸던 것이다. 옳고 그르고는 상관이 없다. 사람은 감정적인 동물이기 때문이다. 믿고 싶은 것을 믿으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기 쉽다.

 

둘째는 자기가 틀렸다고 인정하면 자신의 자존감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셋째는 자신의 경험으로 그것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믿을 것이다. 4분의 1의 확률이지만 틀렸을 경우보다 맞았을 경우를 더 기억할 것이다.

넷째, 혈액형이 쉽기 때문이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간단한 문항을 외우고 남의 심리를 알아냈다는 쾌감을 느끼게 해주고 내가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잘 맞추는 능력을 가진사람처럼, 마치 전문가라도 되는 것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세상은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분류하여 단순화 일반화 시키고 싶어한다.

 

혈액형의 창시자 노미 마사히코는 일본의 심리학자도 아니고 방송국 PD였다. 전문가도 아닌 사람이 만든 이론을 많은 사람들이 믿었고 믿고 있으며, 아직까지 관련 책이 팔리고 있는 (번역판까지...) 실정이다. 그래서 나는 누가 혈액형을 물어보면 더이상 바넘효과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해봤자 자신의 믿음을 바꾸는 사람은 거의 없고 작은 타툼으로 까지 번지기 때문이다. 대신 거짓말로 혈액형을 말해준다. 그러고 나면 대부분은 내 가짜 혈액형의 성격이 나와 맞다고 '거봐 그럴 줄 알았어' 라고 말한다. 나중에 거짓말이라고 말해주면 그 사람은 약간 당황을 하거나 진짜 혈액형을 끝없이 물어본다. 또 거짓말을 하면 이번에도 '그래서 그랬구나 니가' 라고 말한다. 나는 속으로 웃으며 혈액형 이론이 엉터리임을 다시 확인할 뿐이다.

새로운 사람이 되려면 추구할 가치가 있는 새로운 목표가 있어야 한다. 목표는 새로운 자질과 기술을 개발하고 변혁적 경험을 선택하게 하는 이유다. 의미있는 목표 없이는 변화하려는 시도가 의미없으며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도 떨어진다. 그래서 결국에는 실패한다.

019p-

이 책은 한술 더 떠서 심리학자들이 만든 공신력 있는 테스트도 믿지 말라고 말한다. 사람은 어떤 것을 믿으면 정말 그렇게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런 테스트 때문에 좋은 쪽으로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고 유명한 검사는 MBTI인데, 이것을 만든 캐서린 브릭스와 이사벨 마이어스는 심리학이나 정신의학 또는 평가 분야에서 전문적 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그저 아내와 어머니로서 그런 경험을 발전시켰을 뿐이다. 게다가 그 검사는 이론의 가치를 결정하는 네가지 기준, 신뢰성, 타당성, 독립성, 포괄성을 충족시키지도 못한다. 그저 마케팅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뿐이다. 심지어 타고난 성격이 바뀌지 않는다고 믿는 학자들 까지 그 검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야 된다는데 동의한다고 한다.

성격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유연하고 변하기 쉬우며 상황에 따라 나오는 행동과 태도의 집합이다.

52p-

폴 그레이엄은 '자신에게 붙인 라벨이 많을 수록 더 멍청해진다' 라고 말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지를 규정하는 말들을 많이 하는 사람은 변화가 없고 자신이 규정한 대로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나쁜 행동일지라도, '나는 그런 사람' 이기 때문에 반드시 그 라벨에 따라 행동하지 않으면 큰일 나는 것처럼 군다. 행동의 주체가 되려면 이런 가짜 믿음들을 반드시 버릴 필요가 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으려면 내 스스로가 과거에서 기인한 사람이 아님을 공표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금의 습관들이나 행동들은 과거에 영향을 받았지만 새로운 습관으로 그것을 얼마든지 바꿔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만 비로소 변화의 초석이 만들어진다.

마약 중독자 아버지를 떠나 바쁜 어머니 밑에서 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대학을 중퇴하고 사촌에게 얹혀살던 저자가 심리학 박사학위를 따고 인기 블로거가 될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런 변화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인 것이다.

 

1장에서는 사람들이 이런 잘못된 믿음을 가짐으로서 얼마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고 있는지 여러가지 사례들로 확인시켜 준다. 긴 연구기간을 두고 조사를 했더니 과거의 성격과 현재의 성격은 거의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역사의 종말 환상'은 연령대와 상관없이 현재까지는 변화를 경험했으나 앞으로는 별 변화가 없을 거라고 믿는 현상을 말한다. 인간은 적응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서서히 변해가지만 그것을 깨닫기에는 너무 천천히 변한다.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요인은 목적이지 성격이 아니다. 목적을 바꿈으로서 성격이 극적으로 변한 책속의 등장인물 바네사가 그걸 잘 보여준다.

 

흑백논리에 갖혀있던 범죄자 안드레는 18살에 교도소에 수감 돼 16년이나 복역 후 출소했다. 그는 출옥 한지 16년 후에 하버드 대학교 선임 연구원이 되어있었다. 교도소에서 서열 1위가 되겠다는 목표를 버리고 성공으로 목표를 바꾸었기 때문에 성격이 변한 것이다. 성격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고 이야기 한다. 3장에서는 변화를 만드는 방법으로 트라우마를 조절하는 탁월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정체성과 잠재의식을 변화시키고 환경을 바꿔나가는 4~6장의 내용을 읽고 있으면 정말 설득력이 있고 나도 변화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이 성공했고 변화했기 때문에 당신도 변할 수 있다라는 것을 넘어서 그것을 과학으로 검증하고 증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이 믿음이 가고 설득력이 생기는 것 같다.


생명체는 끝없이 환경에 따라 진화해왔고 지금도 그러하다.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인류가 생존해 있다는 자체가 변화해왔다는 증거인데, 몇가지 유형에 따라 단정지어 버린다는게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한다. 과학은 기존의 학설이 잘못된 것이 증명이 되면 바로 최신의 데이터를 인정하게 되는게 그런 점은 다른 분야에서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학적 사고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 어느 인문학자의 이야기처럼.

 

사람은 원래 변하는 것이라는 것부터 인정하고 받아들인 후 이 책에 나오는 훌륭한 기법들을 삶에 적용시킨다면,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그저 몇 마디로 요약한 방법론을 그저 아는 것은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값진 이야기들은 대충 읽어서 감동을 받을 수 없다. 변화를 위한 좋은 방법 자체보다 왜 그게 맞는지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직접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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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팅 : 실전 마케팅 & 퍼스널브랜딩
오두환 지음 / 대한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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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읽을 때 하루 50페이지 씩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 습관이 있다.

금방 질려하고 다른 것을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런 나도 처음 50페이지를 읽기는 그리 어렵지는 않다. 앞에 표지와 목차와 서문 등을 지나고 나면 50페이지는 금방이니까.

그러다 재미가 있으면 100페이지 혹은 150페이지를 읽기도 하는데, 의외로 재미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책이 재미있는 경우가 있다.

이 책 오케팅이 그러한데, 4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첫날에 150 페이지를 읽고 나머지는 다음날과 다다음날에 다 읽을 수 있었다. 저자의 살아온 이야기가 은근히 재미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스토리와 책에도 마케팅 전략을 적용한 듯이 독자를 사로 잡은 것이다.

 

저자의 학창시절 아버지의 봉고차 판금 사업을 돕기 위해 했던 전략부터 수염발모제를 판매한 이야기, 교원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했던 이야기부터 대기업 신문사에 저스펙으로 합격하는 전략까지. 그의 스펙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다. 지방대 출신에 공부도 썩 잘하지 못했던 그는 그만의 마케팅 전략으로 어떤 고스펙을 가진 사람보다 더 큰 성과를 이루었다.

 

오케팅은 OK+Marketing를 합성한 말인데 책을 보기 전에는 저자 오두환의 오 인줄 알았다. O는 동그라미이기도 하기 때문에 끝없이 순환하고 도전한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뭐 그가 만든 합성어기 때문에 그 의미도 어느정도 있는 다의어일 것이다.

마켓 오 라는 과자 프로젝트가 생각나기도 하는 이름이다.

 

반지하 월세 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과정은 누구나 참조할 만하다. 매월 얼마를 벌고 쓰고 모으는지, 더 수익을 늘리기 위한 전략, 더 줄이기 위한 전략, 자산을 어떻게 운영할지 이런 패턴을 마련해 놓고 구체적인 전략을 주위 사람들에게 선포하기도 했다.

설득하고 도전하기를 좋아하고 기존의 것을 그대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 항상 의문을 갖고 호기심을 갖는 그의 성격은 어릴적부터 가진 기질적인 것도 있다. 그러나 누구나 꾸준히 습관을 들이다 보면 그것이 성격이 된다는 저자의 말처럼 후천적인 것도 클 것이다. 기질이 그렇지 못하니 포기를 한다면 달라질 수가 없고 그대로 삶을 유지할 것이다. 변화하려면 달라져야 하고 이루려면 달라야 한다.

 

발상의 전환은 마케팅의 핵심이다. 물이 반잔이 있는 것을 반잔이나 남은 것과 반잔밖에 안 남은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처럼 저자는 이사가길 반대하는 가족들에게 집을 팔아야 하는 이유와 구매자에게 집을 사야 하는 이유를 설득하는 도구로 이런 '발상의 전환'을 이용했다. 발상의 전환은 마케팅 뿐만 아니라 삶의 태도에도 적용할 수 있다. 같은 현상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느냐 발전적인 방향으로 해석하느냐는 개인의 관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배운 점은 자신을 잘 파악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능력에 관한 것이다.

앞서 말한 발상의 전환에 해당되기도 한다. 암기를 싫어하고 잘하지 못하고, 금방 질려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성격은 언듯 보면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이다. 이것을 고치려고 억지로 암기를 하거나 하지 않고 자신만의 특성을 강점으로 살려 활용했다는 것이다. 단순하고 반복된 일을 싫어하는 습성은 다른 대안을 찾아 상사를 설득해 새로운 기회를 창조하는 것으로 변화 시켰고, 암기를 잘 하지 못하는 특성은 고정된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응용하고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는 특성의 개발로 변화시켰다. 부족한 스펙은 전략적 자기 어필로 이겨냈고, 금방 질려하는 특성은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졌다.

사실 이 책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었다.

자기 계발서는 이미 시장에 엄청나게 출간이 되어있고, 식상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로 결정한 것은 약간은 부담스럽기도 한 표지도 아니고 5%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문구도 아니다. 화려하지 않은 스펙으로 화려함을 창조해냈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그저 궁금해서였다.

결론은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고 배울 것도 많았다.

뻔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새로운 관점을 배울 수 있어서 또 좋았다. 각 장의 마지막에 오케팅 노트와 오케팅 열쇠라고 해서 그 장의 핵심을 정리해놓은 부분도 좋았다. 무엇보다 마케팅의 전문가 답게 크고 작은 마케팅 전략을 잘 세우고 수립한 부분이 제일 좋았다. 마케팅이라고 하면 무슨 판매나 홍보와 관련된 사람들만 필요하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월급쟁이든 사업가든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좋은 삶의 전략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목표를 세우는 것의 중요성도 배울 수 있었다 . 남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목표라 해도 자신이 세운 꼼꼼한 계획과 실천으로 이루어 내는 모습을 보고 나도 어떤 목표를 세울 때 구체적인 계획을 잘 세우고 이뤄나가는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그런 성취감에 중독된 것처럼 크고 작은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이루고 또 세워나갔다. 그 자체를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크게 두 단락으로 나뉘는 이 책은 1부가 2부의 개요, 3부가 4부의 개요를 설명하는 식이다. 4부에서는 손자병법을 떠올리게 하는 듯한 오케팅의 6편 16계 전략을 소개 하고 있다. 독자마다 하는 일이 당연히 다를 것인데, 어느 일이든 적용될만한 전략과 그에 따른 전술들을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유용하다. 마케팅 전략가 답게 책의 구성을 잘 짜놓은 것 같다. 2부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 함으로서 뒤에 나올 전략들에 대해 독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4부에는 꽤 체계적으로 오케팅의 활용법에 대해서 적어 놓았음을 알 수 있었다.

 

'대의' 에 관한 이야기와 식량을 잘 설정하는 것, 식량은 내가 이끌어갈 보물선의 꾸준하게 유지될 수 있는 장점, 발전시킬 장접, 일거리 사업영역 아이템 등을 말하는데, 네가지는 설정을 해놓아야 한다고 권한다. 주력 1에 보조 3혹은 주력 2에 보조 2정도로 설정을 권하는데, 일 뿐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것, 예를 들어 영어를 배운다거나 독서를 통해 어떤 지식을 얻을 것인지 계획을 세우는 데도 참고할 수 있을것 같다.

 

기대 이상으로 괜찮은 책이었다. 왠지 별로 인기가 없을거 같았지만 막상 받아보니 입소문을 타고 꽤 팔릴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추상적인 성공론이 아닌 직접 겪은 경험을 토대로 한 체계적인 15가지 계책은 상당히 유용해 보인다.

무엇보다 저자가 남들이 뭐라고 해도 자기의 소신을 추진 해나가는, 그냥 밀고만 나가는게 아니라 설득을 해가며 추진하는 그 추진력에 Respect 를 보낸다.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를 통해 책을 제공받은 뒤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받았다고 해서 과대 평가는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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