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포도

 

유년시절 나의 집 앞마당에 포도나무가 그늘을

드리우면 평상위로 노랫소리가 들리곤 했다.

포도열매가 익어가는 소리

포돗잎이 속삭이는 소리,

포도나무 사이로 숨박꼭질 하듯

숨어드는 햇살과 구름의 이야기 소리,

밤이면 포도나무 사이로 반짝이던

별빛들이 노랫소리로 가득차 있었다.


아빠는 그렇게 어린 딸들의 입에

포도를 넣어주고,

아빠는 그렇게 어린 딸들의 눈에

하늘을 넣어주고,

아빠는 그렇게 어린 딸들의 마음에

아빠의 그리움을 심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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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약수(上善若水)

 

                  ** 노자 **


 

물은 항상 낮은 곳으로 흐르고

자신의 몸을 더렵혀

남을 깨끗하게 하지만

이를 자랑하는 법이 없다.

물은 만물에, 그리고 모두가 싫어하는 낮은 곳을 향해

날마다 자기를 낮추며 흐른다.

바위를 만나면 물을 나누어 비켜가고

산이 가로 막으면 멀리 돌아서 간다.


 

진실로 훌륭한 인물은 사납지 않으며

진실로 잘 싸우는 사람은 화내지 않으며

진실로 강한 사람은 상대와 싸우지 않으며

진실로 남을 잘 부리는 사람은 남 밑에 머문다....


                    [청춘을 뒤흔든 한 줄의 공감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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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 해는 다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김영랑님 **



월요일 아침 따뜻한 커피한잔이 뿜어내는 원두향기에 취해

그윽한 향기를 떠올리다 생각난 시다..

모란꿏은 가까이 본적은 없지만, 아니 그리 신경쓰고 보질 않아서

하지만 김영랑 시인이 그려낸 모란은

너무나 아름답고 처연하다.

그 마지막 향기..

떨어져 누운 그 마지막 꽃잎마저 사라져 향기를 감추고...

또 다시 모란이 피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너무나 절절하다.

하나의 사랑을 보내고,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 마냥..

나의 삶이 모란은 언제쯤 피어나련지..

꽃잎을 품은 봉오리가 간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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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수타니타파 中에서 **


어쩜 지금의 내게 필요한 말인지도..

얽혀 설켜 살아가는 것이 삶이라지만

때로는 혼자 고립된 것 같은 외로움과 고독을 느끼고,

때로는 살벌한 양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잔뜩 몸을 움츠리고,

때로는 남을 실날하게 비판하며,

때로는 내 자신에게 실망하고, 스스로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며,

때로는 마냥 아이처럼 주저앉아 펑펑 울고 싶으니...

그저 담담하게 무소의 뿔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 좋으련만..

오늘도 남들에게 들키지 않으려

위장한 무소의 뿔을 무기삼아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우리의 삶 속에

잠깐의 여유를 찾아보고 싶다.

좀 더 솔직해지자...

페르소나를 벗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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口是傷人斧요 言是割舌刀니

閉口深藏舌이면 安身處處牢니라.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요, 말은 혀를 베는 칼이니,

입을 막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이 어느 곳에 있으나 편안할 것이다.


                    *** 명심보감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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