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 해는 다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김영랑님 **



월요일 아침 따뜻한 커피한잔이 뿜어내는 원두향기에 취해

그윽한 향기를 떠올리다 생각난 시다..

모란꿏은 가까이 본적은 없지만, 아니 그리 신경쓰고 보질 않아서

하지만 김영랑 시인이 그려낸 모란은

너무나 아름답고 처연하다.

그 마지막 향기..

떨어져 누운 그 마지막 꽃잎마저 사라져 향기를 감추고...

또 다시 모란이 피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너무나 절절하다.

하나의 사랑을 보내고,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 마냥..

나의 삶이 모란은 언제쯤 피어나련지..

꽃잎을 품은 봉오리가 간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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