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중문화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6월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제게 아무말도 해주지 않고 갑작스럽게 다가오더니, 저는 더위에 포위당해 버렸습니다. 어쩔 수 없죠. 전 매번 6월에 끌려댕기곤 합니다. 6월부터 시작해서 8월, 어쩌면 9월까지 전 더위에 꼼짝없이 당해서 애벌레처럼 꼬물꼬물 댕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 허물을 벗어 낼수 있을지. 으쌰으쌰 하면서 6월을 시작해 보렵니다.  

 

 첫번째는 그림, 어떻게 시작할까?

그림을 시작해 보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어느 곳에나 그림을 그리곤 했습니다. 어른들의 눈으로 보았을때는 그것이 웃기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 어린시절에는 벽지에도 흙에도 어디 곳에서나 무언가를 들고 자연스럽게 그리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구지 스케치북이랑 연필을 들지 않고서도요. 우리는 그런것을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리의 그런 자유로움을, 창의성을 빼앗겨 버린것 같아요. 만들기를 하고 그리기를 할때 그리는 것에 한계가 있고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닌데 코끼리는 이렇게 그려야 하고 병아리는 병아리 답게 그려야 했죠. 그런 제한되어진 틀을 깨버리고 나만의 생각을 표현해보고 싶습니다. 내 안의 숨겨진 나를 만나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림 이렇게도 한번 그려보죠?? 

  

 

  두번째는 우리악기, 우리음악 입니다.    

 

우리악기, 우리음악에 무관심하게 살아왔습니다. 우리의 소리에 귀 기울일지도 알아야 하고 우리의 것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집에도 가야금이 있지만, 전 할 줄은 몰라서 가끔 튕겨보기만 하는데 소리가 참 아름답습니다. 피아노는 어느 정도 쳐야 소리가 이쁘게 들리는데 가야금은 그냥 튕겨만 보아도 소리가 귀에 거슬리지 않습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인지도 모릅니다. 조상님들은 풍류를 즐기실 줄 알았는데 현대인은 풍류는 흥청망청쪽으로 좀 나쁘게 변질 되어 버린것 같아 아쉬움이 큽니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요. 우리악기, 우리음악이 사라지고만 있는 것 같아서 그 맥이 끊기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때인 것 같습니다. 그런 연유로 읽어 보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세번째는 희곡쓰기의 즐거움 입니다.  

  

 

무슨 책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 책을 읽으면서 저도 희곡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불쑥 든적이 있었습니다. 글을 잘 쓰지도 못하면서 내가 쓴 희곡을 무대에 올려보고 싶다는 그런 막연한 생각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희곡이 매력적이긴 합니다. 그 매력속으로 다시한번 빠져들고 싶어집니다. 
 
 

 

 

 

 

네번째는 춘우의 아름다운 우리나라 입니다.  

  

 대한민국 아름다운 곳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 입니다. 주말에 가족과의 나들이 계획을 세우곤 합니다. 막상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고 자칫 잘못 계획을 세우면 연휴가 망치기도 하고 어렵습니다. 카메라 들고 좋은 풍경과 추억을 담아 오면 정말 좋겠다 싶어요. 대한민국에 살면서 가보지 못한곳들이 많은데 이 책을 보면서 그곳에 가서 나만의 매력이 있는 사진을 담아 오고 싶습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은 곳보다는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곳을 찾는 재미가 새로울 꺼라 생각됩니다.  

 

 

다섯번째는 코코 샤넬 입니다.  

 

  

패션 책을 읽으면서 코코샤넬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예전에는 만화책으로도 한참 재미있게 읽었었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배우 못지 않게 아름다웠던 그녀의 미모. '패션은 사라지지만 스타일은 영원하다' 라는 그녀의 주옥같은 말. 화려하고 멋지게 살았을 것만 같은 그녀이지만 생각했던 것과 달리 그녀의 삶은 고독 그 자체였던 것 같습니다.

그녀의 패션과 일대기를 읽어 보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 쉬러 나가다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느낌은 스티븐 킹의 <죽음의 무도>를 읽어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표현이 꽤나 재미있다. 실랄하면서도 우스꽝스럽고 다분히 세련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이 책의 시대는 제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과 후, 그리고 제 2차 세계대전이 곧 발발할 시점에 있다. 전쟁이란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고통스러운일이다. 책에서처럼 전쟁도 무섭지만, 전쟁후의 일어날 일들이 더 두려운 것이다. 책속의 조지는 아담한 키에 자신의 발등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몸매에 틀니를 끼고 있는 중년으로 45세이다. 틀니를 끼었다는 말에 더 연로하신건 아닌가 생각했지만, 지금으로부터 몇십년 전에는 그럴수도 있을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런것이 별것인가? 처음에는 조지라는 중년의 심드렁하고 지루한 나날들에 대한 이야기가 지속될것만 같았다. 마누라한테 바가지 긁히고 아이들한테 치여서 그렇고 그런 남자가 되어버린 조지의 이야기를.

나는 많이 바뀌었고 부침을 겪었지만, 주로 오르막을 탄 사람이다. 그럴까 싶으실지 모르지만, 내 아버지는 지금의 나를 보게 된다면 꽤 자랑스러워  것이다. (55쪽) 그는 보통 이렇게 말하며 우리를 실소짓게 만든다. 조지는 1893년에 태어났다. 앞부분 에서 조지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나온다. 뭐 다들 그렇겠지만, 어린 시절에 '무언가를 죽이는데 일력을 삼아 전투적으로 죽인다'라는 표어를 달 정도로 잔악한 수준이다. 특히 남자아이들이 그 수준이 심한데 난 남자아이가 아니였지만 꽤나 만만치 않은 소녀였다. 나땜시 죽은 개구리(개구리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곤충들)를 생각하면 정말 마음 깊이 속죄하고 있다. 나의 어린시절에 '낚시'라는 놀이는 없었기에 '낚시'이야기가 좀 길게 나왔을때는 지루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저자의 역량이 충분히 그것을 넘길 만큼은 되었고 그 시절 '낚시'를 사랑했던 소년과 소녀들이 많았을 꺼라 나름 예상해 본다. 이 '낚시'의 추억은 조지라는 인물에게 매우 소중하고 아련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 평화로웠던 명화같은 느낌이니까. 전쟁이 시작된 후에 연못에 앉아 낚시라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주변의 풍경에 비오듯이 쏟아지는 폭탄이란.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916년 가을, 내가 부상당하기 직전이었다. (119쪽) 전쟁중의 심각한 상황속에서도 우스꽝스럽기 그지 없다. 조지는 이 해 말까지는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 포탄에 당하는 사람은 반드시 그것을 안다고 하는 부분에서 자지러질 수 밖에 없었다. "너 잡으러 간다, 너 임마, 너, 너 임마, 너 ......!" (160쪽) 죽을지도 모르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나올 수 있다니. 그일로 인해 운좋게 갈비뼈가 한개 나가주어서 영국으로 이송될 수 있었다. 전쟁속의 조지는 만화 심슨을 보는 기분이였다. 전쟁이라는 것 자체가 바보짓이고 원치않는 싸움을 하는 이들은 죽거나 어디가 망가지거나 정신은 상하고 육체는 살아남는다. 평범하지만, 나름 운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조지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꽤나 난감하다. 전쟁도 겪고 만만하게 뚱보 조지라는 놀림도 받고(뚱보가 된 것은 불과 몇해전 전 일이다.) 마누라한테 바가지도 긁혀가며 조지는 중년이 되어 버린것이다.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된다. 그런말 하면 뭐하나? 뭐라고 아무리 입 아프게 말해도 사람은 자기가 알아서 보고 마음대로 판단해버리기 일쑤인데, 나도 그런편이라 할말은 없다. 부인 몰래 그에게 생긴 17파운드, 그는 이돈으로 일탈을 꿈꿔본다.

자신이 살던 로어빈필드를 찾아가 보기로 한다. 첫사랑은 그냥 그대로 남겨두는게 좋다고 말했지. 조지가 살던 동네는 예전의 모습을 찾아 보기 매우 어렵게 되어 버렸다. 자신의 아버지가 성실하고 정직하게 일했던 그 곳, 자신이 태어났던 그 집은 사라져 버렸다. 살던 동네가 통째로 사라졌다고 해도 요즘 세상에 이상할 것도 없지만 그 당시에도 마찬가지였을 꺼라 짐작된다. 사람의 심장이 멈췄을때 죽은 것이라고 보지만 뇌가 멈출때도 그 사람은 죽은것과 마찬가지라는 조지의 말에 동감한다. 생각이 변할 수 없다는 것은 전쟁 못지 않게 두려운 일이다. 그런 사람과 아무리 다른 이야기를 해보았자, 이야기는 원점으로 돌아가고 만다. 답답할 일이다. 종종 죽어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심각하고 우울한 책이 되었을 수도 있었지만, 저자는 그것을 용납치 않는다. 조지가 생각하는 자신은 여전히 꽤 괜찮은 구석이 있으니까(남들이 뭐라 할지라도) 그런건 상관없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들의 생각을 훔치다 - 박경철 김창완 최범석 용이… 생각의 멘토 18인
동아일보 파워인터뷰팀 지음 / 글담출판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영화나 만화에서 다른 사람의 능력을 내 능력으로 흡수하는 능력자 이야기가 있는데 그 능력이 매우 탐났었다. 공간이동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능력도 좀 빨아주고 다양한 능력을 총 집합해서 가질 수 있으니까. 보통 사람이라면 다른 이의 능력을 마음대로 가지고 내뺄 수 없다. 훔칠 수 있는 거라곤 돈이나 귀중품이 전부고 그 댓가로 큰집에도 들어가야 한다.

책 속에서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국민 배우 안성기씨, 가수 김창완씨, 재즈 보컬리스트 윤희정씨, 한경희씨 등 그분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한결같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영화속에서 안성기씨의 모습은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해주고 그속에서 안성기씨만의 매력이 살아난다. 천상 배우임이 확실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짧은 이야기속에는 인생의 오래된 경험과 내공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지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면 허사인것 같다. 쿵푸 팬더 영화처럼 두루마리를 손에 넣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것을 안다는 것이 어렵다. 그 비법이라는 것은 정말 한결처럼 꾸준하게 노력하고 자신이 나태해지지 않도록 채찍질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 일이 자꾸만 내일로 미루어 지는 나의 해이해진 정신상태를 똑바로 해야겠다. 내일이 내일이 되고 모레가 되고 오늘이 아니면 안되는 것처럼 살아야 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때에 좋은 생각이 마구 샘 솟는다고 한다. 하기 싫어서 하면 계속 터덕거리고 만다. 나는 그 기복이 매우 심하다. 차라리 싫으면 하지 않는게 나을정도로. <그들의 생각을 훔치다>라는 제목에서 뭔가를 바란다면 이 책은 밋밋할지도 모르겠다. 어떤면에서는 신문기사에서 스크랩한 기사 내용 같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국지: 명장 관우 - The Lost Bladesma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평일의 조조는 참 한가로웠다. 견자단님이 나온다는 소식에 귀를 딸랑 딸랑 거리면서 보게 된 <삼국지 : 명장관우>. 솔직히 견자단이란 배우와 관우는 좀 어울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선 풍채가 견자단님이 키가 큰 편이 아니셔서. 카리스마가 부족했다 랄까~ 관우와는 외모적인 부분에서 달랐다.

풍경이 아름답고 화면의 색이 이뻤다. 햇살이 따사로워 보이고 한적한 느낌까지. 꼭 우리나라에서 찍은 듯한 느낌도 들었다. 영화가 금방 내릴것 같아서 급한 마음에 보러갔는데 영화관도 고즈넉한 느낌이였다. 단 두사람만 영화를 보고 있었으니, 우리가 영화관 전세 냈어. ㅋㅋ

하비성 전투에서 관우는 조조에게 잡히지만 그 어떤 회유로도 조조의 사람이 되지 못한다. 유비의 소식을 듣고 관우는 돌아가고~ 조조는 관우를 그냥 가게 놔두라고 하지만 그리되지 못한다. 여러번의 죽을 고비를 겪게 된다. 거기에 관우가 사랑하는 여인까지 지켜야하는 힘든 상황.

'고뇌하는 관우'를 담아 낸듯 했다. 인간적인 관우의 모습이 보였다. 이 영화를 보고 난후 인기 없을 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괜찮았지만, 액션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큐도 아닌 뭐 그런 느낌이였다. 약간은 코믹한 부분도 있었고, 액션도 있었고,  관우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가 바탕에 잔잔하게 깔려있다. 이 이야기만으로 영화를 만들기는 쉽지 않았을 꺼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면에서는 적절한 느낌이다. 역시 액션은 견자단님이 최고!!!

조조의 회유에 관우는 마음이 흔들렸다. 관우는 전쟁을 바라지도 않았고 그 누구도 희생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였다. 조조는 관우의 마음을 충분히 흔들어 놓은 그 여인을 미끼로 삼아 흔들어 되고 백성을 위하는 마음으로 관우를 흔들어 놓았다. 이 영화에서 조조는 멋지게 나왔다. 거대한 야망이 엿보이면서도 상대방의 마음을 꿰뚫기도 하고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교묘하게 만들어갔다.  

이야기의 시작은 조조가 관우의 장례를 치러주면서 시작한다. 그러면서 20년전의 시간으로 거슬러 조조가 관우를 어떻게 해서든지 자기의 사람으로 만들어 볼라던 그 시절로 간다. 아마도 조조가 관우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유비와 의형제를 먼저 맺었기 때문에, 관우는 조조의 사람이 될 수 없을지라도. 그런 사람이였으니까 조조가 더 관우를 높이 샀으리라. 역시 모든지 타이밍이 중요해.

싸움에서 자신의 형제를 죽여야만 하고 씁쓸한 기분이 계속된다. 영웅은 외로울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왠지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죽는 순간까지 전쟁터에서 싸우다가 가버린다. 이 영화를 보면서 진정 유비나 조조나 크게 다를바가 없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피를 보지 않고서 평화를 바란다는 것은 매우 무리인듯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씁쓸하다. 관우가 당하고만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뭔가 반전도 있었어야 하는데.... 액션도 인생도. 하긴 반전 바라다가 고꾸라지겠다. 순탄한 삶이 좋겠다. 이야기 자체가 그러니 어쩔수 없지.

조조의 한마디가 기억에 남는다. "내가 천하를 버릴지라도 천하가 나를 버리게 하지는 않겠다." 얼추 비슷한 느낌으로 말했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음의 미로 필립 K. 딕 걸작선 2
필립 K. 딕 지음, 김상훈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반에는 뭔가 신기하고 재미난 느낌으로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고 정신이 조금씩 산만해져 갔다. 현재의 정신상태가 약간 혼미한점도 문제가 되었던 것 같다. 며칠동안 정신이 비행기를 타고 제멋대로 여행을 갔다 온 기분이 든다. 이 책을 읽기 전의 상태가 그랬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읽어 내려갔는데 어쩌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더 무서운 일을 유발시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등장 인물인 세스 몰리는 약간 제멋대로인 것도 같았고 그의 부인은 신경질적으로 느껴졌다.

세스 몰리는 해양생물학자로 지금 일하는 곳이 지긋지긋 해져서  전근을 신청한다. 그는 이 기도를 '중재신'에게 보낸다. 신이 좀 한가한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찌하였든 이 책속에서는 신과 교류할 수 있는 '기도'가 있었다. 직접적으로 신을 끌어 들인 것은 아니였지만,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그의 기도는 이루어졌고 부인과 함께 노우저라는 것을 타고 간다. 부인의 짜증스러움이 남편 혼자서 전근가라고 하는 것처럼 느껴졌었는데 그녀도 함께 간다. 지금 그가 살고 있는 곳은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으로 보인다. 아마도 지구는 멸망해서 썩어 문드러졌을지도 모른다. 철저하게 인간에 의해서 말이다. 책의 저자가 쓴 글은 영화로 재탄생 되어서 인기가 식을 줄 몰랐다고 한다. 그중에서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눈에 들어 온다. 책속에서 냉소적이며 현실적이며 비판적인 느낌의 실랄함이 조금씩 웃음을 주기도 했다.

전근간 곳은 델멕-O라는 곳이였다. 그곳에는 세스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미리 와 있었다. 여기 모여서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벌레처럼 건물이 축소되어 사람들을 감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이곳에서는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런 재미난 상상력은 어디로 부터 오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모인 사람들은 의사, 언어학자, 신학자, 토양전문가, 컴퓨터 전문가, 사회학자, 경제학자 등 이런 부류들이 모이면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질정도 였다. 책속의 단어('행성간서방연합' , '중재신' , '건물' , '현신' , '현시' , '형상 파괴자' , '지상을 걷는 자' )들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해갔다. 이런 단어들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저자의 시리즈를 몇권 더 읽어보면 적응이 되어 안정적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이 죽어 나간다. 하나 둘씩, 그러다가 서로가 죽이게 되고, 정당방위가 되고, 무언가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아리 송송하다. 서로를 의심하고 상대방에게 총구를 겨누게 될지도. 우리들의 정부가 한 짓이다. 우리는 죽음의 미로에 갇힌 실험용 쥐나 마찬가지다. 궁극의 적과 함께 미로에 갇힌 채 한 마리씩 죽어가는 설치류 무리인 것이다. 단 한 마리도 남지 않을 때까지. (155쪽) 이 말이 섬뜩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우리도 미로에 갇혀있는 쥐처럼 느껴져서.  설사 그럴지도 라도. 그들이 도착한 곳은 친숙하고 익숙한 곳이였다. 현재에 위태로움을 느끼고 있어서 그런지 이 책속의 모습이 왠지 책 내용만은 아닐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묘한 분위기의 그 '건물'이라는 것은 시커먼 것을 토해내고 있었다. 결말이 아쉽긴 했다. 아마도 그 시절엔 혹성탈출 만큼이나 엽기적이고 신선한 충격을 주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내가 생각했었던 결말이 아니라서 아쉬웠는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일상을 탈출하고 싶어하는 강한 욕망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소소한 재미를 주는 일상의 고마움을 잠시 잊어 버리는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