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폼 나는 명언 인문학이 뭐래? 3
햇살과나무꾼 지음, 오승민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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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 알면 폼 나는 명언에서는 알면 폼이 나는 명언이 담겨있다. 그 안에는 순간의 결정이 인생을 바꾸기도 했고 사람의 목숨이나 나라의 운명을 바꾸기도 했다. 역사의 파란만장한 한순간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절절한 꿈이 그 안에 있다. 읽으면서도 마음이 찡하기도 하고 후대에 이르기까지 명언으로 남은 이유를 알 수 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역적이 되느냐, 영웅이 되느냐 절체절명의 기로의 순간이었다. 루비콘 강을 건넌 카이사르 이겼기에 승자로 남았지만, 졌다면 처참한 죽음뿐이었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내 죽음을 알리지 마라.'라는 말 역시 유명하다. 나라와 백성을 구하기 위해서 목숨을 걸었고 명량에서 열 세 척의 배로 왜군의 배 133척을 물리치셨다. 그분들의 위대한 업적이나 정신을 우리가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간디처럼 비폭력 운동으로 인도를 강대국의 소굴에서부터 독립하기 위해 국민들의 정신을 고취시키고 앞으로 나아갔다. 모두가 함께 하는 민족 운동이 되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시민운동 정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명언이 과거에서 현재까지 살아있는 이유는 그 말이 가지는 힘 때문일 것이다. 명언에 담긴 시대적 정신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 인물들이 남긴 명언과 관련된 중요한 사건을 읽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역사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알면 좋은 명언들에 대해서 소개되어 있다. 소크라테스가 한 '너 자신을 알라,' 혹은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다. '사람은 날 때부터 평등하다.'미국 독립 선언문에 나오는 말이다. 노예제 폐지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과 힘든 시간들이 있었다. 미국 남부지역은 목화 산업을 대규모로 했기 때문에 싼값에 흑인들을 데려와 노예로 막 부려먹었다. 링컨이 남북전쟁에 승리함으로써 1865년 노예제도가 폐지되었다. 


김구 선생님의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 김구 선생님은 지금의 현실을 걱정하셨을 것이다. 민족이 반으로 나누어지고 강대국의 손에 좌지우지되는 것을 말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다. 소설을 읽듯이 역사적 인물들의 삶을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대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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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보이는 명화 인문학이 뭐래? 2
햇살과나무꾼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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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자신의 생각이 담겨있어야 그림이라고. 마티스의 그림을 보면 강렬한 색채와 녹색 계통의 색이 보는 이에게 덤벼들것처럼 느껴진다. 클래식 못지않게 명화도 어렵게만 느껴진다. 책에 나온 그림을 실제로 눈앞에서 본다면 어떨까 싶다. 그전에는 그림과 사물이 똑같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람들도 그러했을 것이다. 지금의 미술에 이르르기까지 어떤 역사의 시간이 흘러갔는지, 다양한 동서양을 넘나들어 화가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그들의 혼이 그림에 남아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궁금하다. 음악 못지않게 그림 역시 이미 우리에게 친숙해졌다. 


세잔의 사과는 유명하다. 세잔은 모델을 오랫동안 세워두기로 유명했다고 한다. 사과도 썩어서 말라비틀어질 때까지 놔두고 관찰했다고 한다. 보고 또 보고 얼마나 오랫동안 캔버스에 그것을 담기 위해 노력했을까. 볼라르의 초상화는 지금까지 미완성이라고 한다. 로댕의 조각상과 그에 가려진 천재 조각가 클로델의 비운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그녀가 남자였다면 이런 비운을 겪지 않아도 되었을까? 혹은 로댕을 만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홍도의 풍속화에는 백성들의 생활상이 그림에 그대로 나타나있다. 표정 하나하나 살아있어서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신윤복은 양반들과 기생들이 어울려 노는 모습이나 은밀한 남녀의 애정행각을 주로 그렸다. 신윤복의 그림 안에서의 사람들 표정 또한 예술이다. 행동 하나하나 어찌나 생생한지 모르겠다. 다양한 색채를 쓰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도 뛰어나다. 달리의 초현실주의 그림이 가져다주는 또 다른 세상으로의 상상의 여지들. 


고흐는 37살의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미술품 매매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지만 살아생전에는 우울했고 가난했다. 고흐의 그림은 너무 유명하다. 

명화에서 렘브란트를 빼놓을 수 없다. 렘브란트는 단체 그림을 그릴 때 지금의 단체사진처럼 그리는 전통방식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미그르 연대를 그렸다.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단체 그림이라서 개인에게 돈을 받아야 하나보다. 인상주의의 대표주자 모네의 그림을 통해서 19세기 말 복잡해진 도시의 풍경을 살펴보았다. 다른 화가들도 자신만의 화풍으로 그려낸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그 시절 사람들은 교훈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면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전쟁의 참상을 그림으로 고발한 피카소의 게르니카는 유명하다. 처음에는 그림 자체가 무섭다고 느껴졌다. 그림의 참상을 알고 난 다음에는 에스파냐 내전의 참혹함을 처절하게 표현했다 싶다. 피카소는 다양한 표현 양식을 실험하면서 평생 2만 점 가량의 작품을 남겼다고 한다. 전쟁과 가난 때문에 힘들게 살다간 박수근의 그림에서는 그 시절의 사람들의 모습이 그림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단순하고, 다채롭지 않다." (박수근 편 186쪽)


시대에 따라서 그림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거장들이 시대의 제약이나 관념을 깨고 관찰하고 노력하며 그린 그림의 이야기를 따라서 여행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보는 아이들에게는 어떤 영감을 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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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들리는 클래식 인문학이 뭐래? 1
햇살과나무꾼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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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시대가 다양한 음악의 길을 열었지만 주로 악기는 노래 반주로만 사용되었고 바로크 시대부터는 악기가 음악의 중심이 되었다. 시대의 흐름이 변하면서 음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며 클래식의 변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협주곡, 모음곡, 소나타 같은 새로운 형식의 기악곡도 많이 작곡되었다. 악기에 대한 설명과 음악의 형식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어 쉽게 접할 수 있다. 바흐는 종교 음악은 예배를 위한 수단이 아닌 예술 그 자체로《마테 수난곡》만들었다. 고지식한 윗 사람들은 종교적 관례를 무시했다며 싫어했다. 현재 바흐는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지만 살아 생전에는 음악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바흐는 19세기부터 베토벤, 멘델스존, 브람스, 바그너 등 후대의 음악가들의 교과서가 되어주었다.


19세기 초까지는 고전주의 음악의 시대였다. 바로크 시대의 음악은 복잡하고 철학적이였다면 고전주의 음악은 소나타 형식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이였다. 이 당시에는 뛰어난 피아노 연주로 관객을 사로잡은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등이 대표적인 음악가이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35년의 짧은 생애에도 600여 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그를 주인공으로 했던 영화가 떠올랐다. 베토벤을 생각하면 청력을 잃어 점점 괴팍해져 가는 천재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로 기억된다. 제9번 교향곡의 강렬함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당시에만 해도 음악가들은 궁중작곡가이거나 귀족들의 후원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베토벤은 소속이 없어 말년에 꽤 힘든 생활을 했다고 한다. 


생활에 충족하지 못한 탓에 집안의 반대가 있었는데 슈베르트 역시 그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슈베르트는 600여 곡의 가곡을 남긴 '가곡의 왕' 이다. 작곡가의 생애와 다양한 음악에 대한 설명이 클래식을 직접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한다. 아마도 들어보면 '아 이곡이구나.' 할 것이다. 짝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만든 벨르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의 탄생 배경에 대해서도 알게된다. 이처럼 19세기는 산업 혁명으로 인해 예전의 고전주의 보다는 자유로운 감정을 표현하는 '낭만주의'의 시대를 열게된다. 낭만주의 시대는 산업 혁명으로 인해 세상이 달라졌다. 음악은 귀족의 전유물이 아닌 시민들이 사랑하는 음악이 됨으로써 음악가들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생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슈트라우스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거센 반대에 부딪쳤지만 '내가 더 잘나가.' 로 더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다. 사랑을 위해서 슈만과 클라라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근대에 가까운 음악가들의 이야기도 아직 많이 남아있다. 바로크 시대에서 지금까지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클래식의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읽고 음악을 들어보면 내안에 잠자고 있던 낭만주의가 깨어날 듯 싶다.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읽었고 음악을 조금씩 알아간다. 이책은 인문학이 뭐래? 시리즈 중에서 첫번째 알면 들리는 클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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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써먹는 고사성어 인문학이 뭐래? 4
햇살과나무꾼 지음, 오승민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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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란 옛날에 있었던 일에서 만들어진 말을 뜻합니다. 곧 어떤 상황에서 생겨나 오랫동안 널리 쓰이면서 속담이나 격언처럼 굳어진 표현입니다.(머리말 중에서)에서) 고사성어에는 그 말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결초보은에 얽힌 사연을 읽으니 그 말뜻이 더욱 와닿았다. 결초보은(結草報恩)은 죽어서도 잊지 않고 은혜를 갚는다는 뜻이다. 


한자의 역사나 만들어진 원리에 대해서 알게되면 어렵지 않게 배울수 있다. 한문은 상형, 형성, 회의문자등 만들어지는 것에 따라서 뜻과 의미가 달라진다. 평소에 자주 쓰거나 듣는 말인데 들으면서 저 말이 무슨말인지 모르고 넘어간 던 적이 있을 것이다. 고사성어와 관련된 이야기도 읽으면서 그 유래나 뜻에 대해서 정확히 알아가는 기회가 되었다.  


원래 미봉책(彌縫策)이란 말은 당장의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한 해결책이라는 의미가 아니였다. 미봉책의 유래를 읽어보면 실은 필요한 부분을 완벽하게 보충해 빈틈없이 만드는 것을 말한다. 처음가 다르게 뜻이 시대에 따라서 변화되기도 한다. 수천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지혜를 고사성어에서 빌려올 수 있다. 그와 비슷하게 쓴 뜻이 있어서 바꿔가면서 말할 수도 있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은 작은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어 버린것을 뜻한다. 삶에 있어서 무엇을 주의하고 조심해야 하는지도 고사성어를 통해서 배울 수 있다. 와신상담은 뜻을 이루기 위해서 온갖 어려움과 괴로움을 참고 견딘다는 뜻이다. 춘추 시대 오나라 왕 부차와 월나라 왕 구천의 이야기다. 고사성어에는 재미있는 옛 이야기가 많다. 그것을 통해 역사의 지식뿐만 아니라 앞으로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나쁜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듯, 삶은 나쁨과 좋음으로 나누어지지 않는다. 살아가면서 어떤 상황에 부딪칠지 모른다. 그럴때면 고사성어를 통해서 배운 것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인문학은 과거의 역사를 배우고 알아가며 생각지 못하게 삶의 지혜를 배운다. 지식이 힘이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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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소장품 - 슈테판 츠바이크의 대표 소설집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2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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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의 대표 소설집으로 5개의 단편이 들어 있다. 아찔한 비밀에서는 아이의 시선을 통해서 심리적인 묘사를 잘 한 작품이었다. 상류층에 어머니와 아들은 남부러울 것 없이 살고 있지만 평온한 일상이 가져다주는 삶에 지루함이 있었다. 별일 없는 일상이 고마운 것이고 소중하지만 부족한 무언가가 있었다. 아이가 몸이 좋지 않아서 이곳에 한동안 휴식 겸 쉬러 오곤 했다. 총독부 관리인으로 지내는 남작은 따분하기 그지없는 이곳에서 목표물을 찾고 있었다. 충분히 매력적이고 자신이 미모를 잘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 기회도 잘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맘처럼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인 애드거는 처음에는 자신을 알아주는 남작이 몹시 좋았다. 그와 함께 할 수 있다면 흡사 짝사랑하는 소녀 같은 열정에 빠져있었다. 남작의 목표가 자신이 아닌 어머니라는 것을 알고서 소년은 돌변한다. 열정에 사로잡혀 있던 소년의 사랑은 분노로 바뀌면서 두 사람을 주시한다. 쫓고 쫓기는 흡사 추격전을 연상하게도 했지만 아이는 아직 두 사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애드거의 아이다운 솔직함과 지나친 집요함으로 두 사람을 지켜보고 결국 해내고야 만다. 이야기는 어떤 면에서는 몹시 극적으로 치닫기도 한다. 


불안이라는 이야기에서는 남편 몰래 부인이 바람을 피운다. 그러다 부인은 애인 여자친구라는 사람에게 협박 당한다. 이 부부가 사는 세상도 풍요롭다. 풍요로워서 부인이 바람을 핀 것일까? 이야기를 읽다 보면 피아니스트인 애인이 매력적이긴 했지만 그렇게 사랑하는 것 같지 않다. 아마도 누군가는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고 욕할지도 모르겠다. 여자친구의 협박은 점점 심해져서 결국 집으로 쳐들어온다. 뭔가 무슨일이 벌어질 것 같아 가슴이 두근거린다.

평온한 일상과 무탈해 보이는 삶에서 사람들은 때론 일탈을 꿈꾼다. 쳇바퀴 돌듯 돌아가는 하루하루가 단조로워서 그런 것일까? 그런 생활을 저버린다면 순식간에 낭떠러지로 떨어질지도 모르는데, 그 순간의 짜릿함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 어쩌면 가보지 않았던 길이라 한번 둘러보고 싶은 것인지도. 불안에서는 그녀는 불안함에 사로잡혀잡혀  더 이상 서있을 힘조차 없게 만들어 버린다. 읽는 독자에게도 그런 불안을 불어 넣어 준다. 이상하게 그녀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모르는 여인의 편지는 그를 사랑하는 어떤 여인의 편지였다. 오랫동안 한 남자만을 바라보고 사랑했지만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을 줄 알았다는. 그녀는 그를 원망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미 그 편지에는 오랫동안 기나긴 여운이 묻어 있었다. 처음에는 그를 사랑한 스토커인 줄 알았다. 편지를 읽다 보면 그가 얼마나 무정한 사람인 줄 알게 된다. 그는 인기 있고 잘 나가는 작가다. 부자에 글도 잘 쓰고 흡사 저자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저자 또한 꽤나 바람둥이로 살았다고 하니, 어쩌면 자신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첫 편지에서는 아이가 죽었다로 시작한다. 아마도 이 문장을 읽는 사람들은 그와 그녀와 무슨 관계였기에, 혹은 그 아이가 그와 무슨 상관이기에라고 생각할 것이다. 좋아하고 사랑하고 깊은 관계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는 그저 바람처럼 살았다. 많은 여인들이 그를 스치듯 지나간 듯하다. 그 순간에는 사랑했을지도 그리고 그 다음이 없을 뿐이었다. 그녀는 그런 그가 몹시 좋았다고 하니 딱히 할 말은 없었다. 아이가 죽어 원통한 그녀의 심정과 그동안 그를 바라보던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편지에 담겨있었다. 그는 좀 불편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그러하듯이 그녀 또한 그를 찾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는 돈을 내줄 수 있을지언정 마음은 내줄 수 없는 사람이었다. 어떤 것에 잠시 진심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그의 무책임 또한 마음에 안 든다.  


사람들의 열정과 불안의 감정이 책속에 잘 녹아 있어서 빠져들게 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엿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읽는 독자의 마음을 흔들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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